우리나라 최초의 카메라는 1952년에 만들어졌다. 그 카메라는 서울이 아니고 순천에서 만들어졌다. 까만 보자기를 둘러쓰고 찰칵 하던 바로 그 사진기. 조립 정도가 아니라 전 제품 공정을 순천에서 했다. 필름을 넣어서 인화한 확대기, 절단기도 직접 만들었다. 안소니도 직접 만들었다. 현재 연자로 9에 위치한 랜드로바 자리가 바로 동남사진기공업사(이후 동남사)
푹 자고 일어난 둘째 날 아침, 식사 후 바로 붓다 포인트로 이동했다. 시내에서 고개를 돌리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높은 곳에 붓다포인트가 있다. 높이 51미터 정도의 장대한 부처님이다. 쓸쓸하고 힘겨울 때에 고개 돌려 붓다포인트를 보면 위로가 될 만한 위치에 부처님이 있었다. 언제라도 부처님의 자비를 구할 수 있고, 때로는 인간의 위대함을 다시 기억할만
순천만 입구에 도솔갤러리 카페와 펜션이 있다. 도솔갤러리 카페는 도의 ㄷ과 솔의 ㅅ 모양의 건물로 정일균 관장의 삶이 묻어 있다. 정 관장은 도솔산 아래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의 추억이 가득한 도솔산을 품고 살고자 도솔을 호로 쓰고, 건물에도 그 기억을 담았다. 도솔갤러리는 순천만이 한 눈에 들어오는 풍광도 아름답지만 건물도 작품이다. 그가 조각한 작품들이
‘방향은 공익’ ‘방법은 합의’8월 10일(목) 저녁 7시, 순천YMCA 3층 회의실에서 2018년 선거정책 토론회가 있었다. 지방선거를 대비해 시민들 속에서 정책이 나올 수 있게 하자며 진행한 첫 모임이었다.첫 모임을 어떻게 진행할지 고민하는 와중에 먼저 현재 정치인들의 공약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최근 논란이 되는 봉화산 출렁다리 문제를 구체적으로 들여
어느 날 페이스북에서 약간 친해지고 싶은 친구가 “부탄이 어떻게 지구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가 됐는지 궁금하다. 가볼까?” 제안했다.부탄도 가보고 싶었지만, 일본에 살고 있는 젊은 벗을 다시 한 번 만나고 싶었다. 깊이 생각해 볼 겨를도 없이 즉시 “저요~!” 손을 들었고, 손 든 사람들끼리 바로 카톡방을 만들었다.들어가 보니 대부분 모르는 사람이었다. 일상
2012년 12월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 박근혜의 당선은 순천시민들 중에서도 많은 사람을 절망시키기에 충분했다. 5년 동안 굴속에 들어가 있고 싶다거나 이민을 가고 싶다고 했다. 그 절망의 무게는 뭔가 다른 숨 쉴 통로를 만들어야 했다.당시 순천은 10년 넘도록 운영한 지역신문이 문을 닫았고, 사람들은 동네 돌아가는 사정을 몰라 답답했다. 평소 있던 것이
조직이 잘되는 비결은정확한 역할분담과 서로에 대한 존중올해로 71주년을 맞이한 순천YWCA에는 50년, 60년 동안 변함없이 봉사해온 분들이 많다. 자신의 재능, 물질, 시간을 온전히 들인 순수 자원봉사로 이들은 '봉사자'라기 보다는 '자원 지도력'이라 명한다. 실무지도력, 자원지도력이라는 두개의 톱니바퀴로 짧게는 20년, 길게
땅을 일구고 싶은 본능을 지닌 사람이 많다. 그렇다고 땅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일구지 못하는 현실이 고달프다. 가끔은 그런 생각도 든다. 세상 모든 것이 하느님이 주신 선물이니 내 것 처럼 가꾸면 된다. 그러나 생각뿐이다. 땅 위에 굴러다니는 쓰레기를 보면 눈살이 찌푸려질 뿐이다. 그 쓰레기를 치우는 일은 내가 할 일은 아니었다. 그 구역을 청소할 사람이
지난 7월 17일, 18일 양일간 사랑어린배움터 중학생들과 함께 협동조합 캠프를 진행했다. 놀이, 게임, 마인드맵, 토론, 성찰 등 다양한 기법을 활용해 사회적경제를 안내했다. 협동조합으로 안정적인 생태계를 구축한 나라들은 협동조합을 잘 할 수 있는 문화가 있다.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협동조합으로 기업하는 일이 우리나라처럼 맨땅에 헤딩하는 일이 아니다. 교
지난 7월 17~18일 협동조합을 공부했다. 처음 협동조합을 공부했을 때, 왜 공부하는지 이해가 안됐다. 그런데 배우고 나서는 생각이 달라졌다. 협동조합 안에는 삶의 철학이 담겨있었고. 혼자만이 아니라 협력하면 더욱 쉽게 해결할 수 있고, 무엇보다 협동을 하면서 서로 신뢰가 생긴다는 점이 뜻 깊었다.협동조합을 배우며 여러 놀이를 했는데, 그 놀이들도 하나하
며칠 전 월등 복숭아 농가가 우박 피해로 시름겨워 한다는 이야기가 순천언론협동조합 밴드에 올라왔다. 최근 구성한 현장취재팀이 일요일(2일) 오전 현장을 찾았다.피해 현장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동네마다 차이가 있었지만 신월마을, 우평마을 등은 태안사 쪽에서 바람이 내려오면서 우박이 집중적으로 쏟아져 특히 피해가 많았다. 5월 31일 우박 맞은 날은 지금 생각
“이것이 가을바람이여.”체조를 하던 이정완 씨가 바람을 느끼며 한마디 하자, 사람들은 이내 곧 가을이 온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한 낮 더위를 이겨낼 힘을 얻는다.조례동 왕조 초등학교 옆 송정공원에서 매일 아침 자연의 변화와 함께하는 체조 모임이 있다. 벌써 9년째, 매일 하고 있다. 설날과 추석날 2일만 쉰다. 이 모임에 다녀간 사람들은 100여명, 매일 3
곧 개봉되는 영화 ‘택시 운전사’가 장안의 화제다. 영화배우 송강호 씨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영화 택시 운전사는 5.18을 다룬 영화라기보다 ‘인간의 도리’를 다룬 영화라고 소개했다. 그가 인간의 도리를 다룬 영화라고 말하며 제시한 장면은 “내가 손님을 두고 왔어.” 라는 영화 속 대사다.촛불들의 열망으로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고, 좋은 사회에 대한 열망
지난 6월 1일, 순천시 주암면 문성마을이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전남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주관한 ‘웰빙 관광 및 농어촌 융합관광 상품’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남도 진미 옻나무 숙성 된장 체험’ 프로그램으로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을 받았다.남도 진미 ‘옻 된장’은 발효 전통식품인 된장과 치유 효과가 뛰어난 옻나무의 융합 상품이다. 마을에서 대대로 전수되어 온, ‘
대한민국이 정상을 회복해 가는 풍경 중 하나는 시민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과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방은 아직 변화의 조짐이 안 보인다. 어쩌면 지방은 대한민국보다 더 바꾸기 어려운지도 모른다. 우리가 사는 순천에서도 ‘정상적인’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한다는 열망이 높지만, 그 일은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지난 6월 2일 순천시교육
“믿는 무리가 한 마음과 한 뜻이 되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자기 재물을 조금이라도 자기 것이라 하는 이가 하나도 없더라.”창립 2주년을 맞이한 하늘빛교회에서 묵상한 사도행전 4장 32절 말씀이다.교회 운영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창립 2주년 예배는 ‘마을과 공동체를 꿈꾸는 교회’를 주제로 진행했다. 교회가 지역과 더 가까워지는 공동체를 꿈꾸는 자리였다.
지난 5월 24일(수) 해룡면 계당마을 박승호 영농회장 집에 아림킨더 어린이집 어린이 60여명과 교사들이 참여해 우렁이 넣기 체험행사를 진행했다. 해룡면 양정길 면장, 친환경작목반 정채온 회장도 함께했다.이날 행사를 준비한 순천농협 해룡지점(지점장 김미영)에서는 자라는 어린이들이 먹는 밥을 짓는 쌀이 어떻게 재배되고 생산되는지 직접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이게 나라냐? 천국이지.”“나라를 만들라고 했는데, 천국을 만들었어.”뉴스만 봐도 하하 호호 웃음이 끊이지 않는 날들이다.정권이 바뀌고 한 달도 안 되었지만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을 보며 저마다 희망에 부풀어 있다.그러나 우리가 사는 곳곳에는 아직도 여전히 불의, 불공정, 불평이 공존한다. 희망을 정치지도자들에게만 맡겨서 장밋빛 미래가 보장되지
“여보! 당신을 잃고서야 세상을 다 얻었다는 사실을, 당신을 잃고서야 비로소 알게 됐구려.” 송기득 교수가 63년을 함께 살다 세상을 떠난 아내 정순애 님에게 쓴 편지 100통을 모아 책으로 엮었다. 한 통 한 통의 편지에는 하루 동안의 삶을 통한 성찰과 철학이 담겨있다. 몇 년 전 2012년 2월부터 2015년 5월까
“첫 음은 좀 강하게 해 주셔야 합니다.”평균 연령 70세의 호산나 찬양대는 지휘자의 요청에 따라 음정, 박자를 맞춰보려고 애를 쓴다. 그러나 마음뿐이다. 부르고 나서야 눈치로 잘 못한지를 알아채는 사람들에게 찬양대 지휘자인 한재근 장로는 뭔가 한마디 말을 하려다가 이내 방법을 바꾼다.“네. 참 잘하셨습니다.”사람들은 흔쾌한 칭찬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