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이 집에! - 최신 영화 ‘택시운전사’ 촬영지

곧 개봉되는 영화 ‘택시 운전사’가 장안의 화제다. 영화배우 송강호 씨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영화 택시 운전사는 5.18을 다룬 영화라기보다 ‘인간의 도리’를 다룬 영화라고 소개했다. 그가 인간의 도리를 다룬 영화라고 말하며 제시한 장면은 “내가 손님을 두고 왔어.” 라는 영화 속 대사다.

촛불들의 열망으로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고, 좋은 사회에 대한 열망이 높아지는 시절, 다시 ‘인간의 도리’를 생각할 시대가 아닐까 생각하며 성동세차장을 소개한다. 성동세차장은 30년 동안 사용한 오래된 공구와 오래된 간판과 오래된 시설 덕분에 별 다른 세팅도 없이 영화 속의 한 장면이 되었다. 그 집에서 영화 같은 일상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몇이나 있을까?
 

▲ ‘성동세차장’을 배경으로 찍은 영화 ‘택시운전사’ 송강호

김정만 씨는 해방된 다음, 1946년에 한국으로 왔다. 그의 나이 세 살 되던 해였다. 모두가 먹고살 것이 궁하던 시절, 어머니는 콩나물 장사를 했다. 매일 콩나물을 길러 겨우 밥은 먹고 살 수 있었다. 일본에서 온 귀환 동포 중에는 어머니를 보고 콩나물 장사를 해서, 입에 풀칠을 한 사람도 있었다. 아버지는 공부를 좀 시키려고 했지만, 그는 공부하는 것보다 기술을 배우는 것이 더 좋았다. 
 

▲ 엔진 소리만 들어도 차의 어느 부분에 문제가 발생했는지 알아챈다는 김정만 사장

열두 살 때부터 자동차 고치는 기술을 배웠다. 어렸지만 발이 넓은 아버지 덕에 집 부근에 있는 중앙공업사에서 자동차에 대한 모든 것을 배웠다. 기술이 손에 익어질 때 즈음 군대에 갔다. 기술이 있으니 군대에서도 비교적 편히 지낼 수 있었다. 기술이 익어, 제대를 하고는 순천 교통에 들어갔다. 마이크로버스(일명 빨간차)가 열대 정도 있을 때, 엔진실에서 근무했다. 공부할 기회가 있었지만, 지금 생각해도 공부를 하는 것보다 기술 배운 것이 나았다. 첫 월급은 3만원이었다. 당시로서는 많은 금액이었고 괜찮은 직업이었다. 덕분에 아내도 잘 만났다. 순천교통 사장의 큰 아들과 동창이라서 특별히 잘 해주기도 했다. 사장은 “착실 항께 제발 오래 있으라”고 부탁해서 25년이나 근무했다. 24살에 결혼해서 올해까지 차량수리와 정비 계통으로 일한지는 60년 세월이다.

그가 회사에서 나온 이유는 노사분쟁 때문이었다. 지금도 당시의 분쟁을 생각하면 얼마나 갈등이 심했는지 “조금만 월급을 올려주었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운 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당시 회사를 그만두고 성동 세차장을 시작한 일은 그의 일생에 아주 잘한 일이었다.

“빵 하면 차가 들어오고, 웅~ 하면 또 들어왔어.”
순천 교통 공장장이 세차장 한다고 하니, 전부 성동세차장을 찾아오는 것 같았다. 세차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차를 점검받기 위함이었다. 그는 엔진 소리만 들어도 차의 어느 부분에 문제가 있는지 알아챘다. 성동세차장을 찾는 손님은 점점 많아졌다. 직원 다섯 명 하루 종일 부지런히 일을 해야 할 정도였다. 학교 버스도 많이 들어왔다. 현재 세차장으로 쓰고 있는 건물은 20여 평인데, 그 앞쪽 더 넓은 장소까지 세차장으로 사용했다. 30년 넘게 함께 일하며 곁눈질로 배운 아내도 기술자가 되었다. 시키지 않아도 미션을 내리고, 자동차 부속 이름을 다 알고 챙긴다. 결혼한 지 50년이 되었지만 평생을 성실하게 살아온 남편에 대한 고마움은 순간순간 포착된다. “성심성의껏 하고, 싸게 하고, 요 동네에서 성실하고 착한께 이러고 살제” 아내  위맹례 씨(70세)의 말이다.

남편이 “내가 미련해서 공부를 안했어.”라고 말하자,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내는 남편의 능력을 추켜올리는 일을 놓치지 않는다. “근디 왜 그리 기계는 잘 고쳐?”

워낙 세차장이 잘 되니 아들도 방학 때마다 돕다가 기술자가 됐다. 다른 일을 하는 것보다는 나을 거라는 판단으로 가업을 이었다. 동네에서 돈 잘 번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그러나 좋은 시절은 평생 이어지지 않았다. 지금은 한 명 인건비도 안 나올 정도다. 이곳을 30년 넘게 운영해 온 김정만 씨를 동네 사람들은 어떻게 말할까? 아내의 말처럼 성심성의껏 일하는 그를 사람들은 “세상에 그렇게 착한 사람은 없을 거다.”고 말했다.

성동세차장은 성동초등학교 부근 동외동 강변도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사람들도, 차들도 많이 다녔다. 빵 소리만 나면 세차할 버스랑 자가용이 즐비했다. 지금은 주차장 마다 구비된 세차 시설이 있고, 동외동은 오가는 사람도 없다. 당연히 세차장을 찾는 이가 드물고, 하루 종일 지키고 앉아 있어도 세차하러 오는 차는 몇 대 없다. 그래도 여전히 먼 길을 찾아 온 손님이 고마울 따름이다. 닦고 또 닦으며 엔진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고, 조언하는 일도 잊지 않는다.  성동세차장: 061-753-5149

 

8월 개봉 예정 ‘택시 운전사’
영화배우 송강호 씨가 성동세차장에서 찍은 영화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만섭(송강호)’이 통금 전에 광주를 다녀오면 큰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향하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택시운전사’에는 독일의 명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이 함께 했으며 배우 유해진이 만섭과 피터를 돕는광주의 택시운전사 ‘황기사’로 출연했다. 8월 개봉 박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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