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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 동안 골동품 수집, 미술관 만들어 싶어[이 사람이 사는 법] 도솔갤러리 정일균 관장
박경숙 기자  |  pks@agora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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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호] 승인 2017.08.21  13:3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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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천만이 한 눈에 들어오는 도솔갤러리

순천만 입구에 도솔갤러리 카페와 펜션이 있다. 도솔갤러리 카페는 도의 ㄷ과 솔의 ㅅ 모양의 건물로 정일균 관장의 삶이 묻어 있다. 

정 관장은 도솔산 아래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의 추억이 가득한 도솔산을 품고 살고자 도솔을 호로 쓰고, 건물에도 그 기억을 담았다. 

도솔갤러리는 순천만이 한 눈에 들어오는 풍광도 아름답지만 건물도 작품이다. 그가 조각한 작품들이 돌과 나무와 꽃으로 장식한 건물 곳곳의 분위기를 적절하게 연출한다. 모든 작품에는 황금비율이 있다. 오랜 시간 선조들이 사용한 물건을 찾아다니며 저절로 몸에 익혔다.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미술이라는 것이 다 종합된 것이라 저절로 배웠다. 그것은 돈 가지고 배울 수 없는 자신만의 노하우가 되었다.

   
▲ 건물을 지을 때, 암반이 많이 나와 그곳에 연못을 만들었다.

자연스럽게 공간을 연구하고 공부한 덕에 자연 그대로를 활용할 줄 알았다. 건물을 지을 당시 땅을 파니 암반이 많이 나와 그곳에 연못을 만들었다. 들어서는 입구의 계단도 맨 앞은 유난히 넓다. 사람들은 첫 발걸음에서 넓으면 다음 계단도 넓다고 착각을 해서 계단을 오를 때 안정감을 찾는다는 것이다. 도솔갤러리 작품 하나하나에는 삶과 예술과 과학이 들어있다.

도솔갤러리 정일균 관장은 집 안에 있는 보물들을 한없이 가져와 보여주었다. 강남악부, 노비문서, 승평지, 낙안향교 자료, 조선 호남지, 사서삼경, 60년 전 순천의 시장 모습을 담은 사진 필름, 황씨단방, 매천야록, 매천 황현 친필, 누군가 매천 선생에게 보내준 책도 있다. 해방된 해 나온 호남신문, 소녀 잡지 창간호까지~ 마치 박물관에 온 것 같았다. 
 

   
▲ 충무사 기와집에서 나온 기와. 나중에 고증이 필요할 수 있어 보관중.

지난 45년 동안 어렵게 찾고 구한 물건이지만, 학생들에게 교육이 될 만한 곳에는 아낌없이 기증했다. 목적은 버려지는 전통을 후세대에 온전하게 전하고자 함이다. 가난한 시절 배고픈 이웃들에게 나누던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자연스럽게 익힌 습관이다.

옛 물건을 살 수 있으면 어디라도 찾아갔다. 평생 모아 기증하는 재미로 살았다. 1994년에 광주 민속박물관에 158점, 1995년 독립기념관에 소작권증, 조선소작인 상조회 취지, 독립신문, 대한청년단 사진, 조선총독부 편찬 교과서를 기증했다. KBS 방송국에도 기증하고, 순천시에는 농민전쟁 했던 순천시 자료를 기증했다. 허수아비 축제에는 전통 옷을 기증했다. 
 

   
▲ 평생 모은 고품을 광주 민속박물관, 독립기념관, KBS 방송국, 낙안 민속촌, 허수아비 축제 등에 기증했다.

대한민국에 조금이라도 자료가 될 것 같으면 아낌없이 기증했다. 모두 마음에서 우러나와 한 일이었다. 물건을 기증할 때 그동안 애써 수집한 보람이 있었다. 독립기념관과 KBS 방송국에서는 목록과 함께 준 감사패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고문서를 기증하여 문화유산 가꾸기 사업을 추진하도록 도왔다고 방성용 전 시장에게 받은 감사패도 보인다. 고품들을 팔라고 권하는 사람도 많은데, 팔아서 무슨 의미가 있겠나 싶어 기왕이면 의미있는 곳에 기증하려고 한다. 

우리 지역에 큰 민속박물관이라도 들어오면 선조들이 사용했던 물건을 내놓고 싶은 심정으로 보관하고 있다. 제자리에서 사람들에게 기억을 되살리는 도구가 되면 좋겠는데, 아직 있어야 할 곳을 찾지 못해 아쉽다.

어릴 때부터 조각에 매료돼 오래도록 해 오면서도 작품을 출품 한 적은 없다. 한국화전, 국전까지 비리가 많아 돈 주면 특선한다는 소문을 듣고서다. 그래도 고품들을 찾아다니며 공부한 덕에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준 일은 많다.  우리나라 아름다운 집으로 소개된 화수목 마을 집도 그가 동선을 잡고 정원 꾸미는 일을 도왔다. 그는 집을 지으려고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땅을 사면 보통 2~3년 관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비가 들이치는 곳은 지붕 눈썹을 길게 빼고, 정원은 나중에 자연을 이용해서 지어야 한다는 것이다.

도솔갤러리 카페 문을 연지 10년이 되었다. 10년 동안 120여명의 작가들이 전시했다. 미술관이 하고 싶어서 지었기에 1년 365일 전시회가 이어진다. 

유명한 작가가 아니라도 신청하는 순서대로 전시회를 진행했다. 이런 전시 기회를 통해 성장의 발판이 되는 거라 청년작가들도 유명한 작가들과 동등하게 대접했다. 

순천 청년작가, 문인화, 동양화, 서양화 등 카다로그를 직접 제작해서 순천지역 작가들 전시회를 진행했다. 올 1년 전시계획도 꽉 찼다. 전시회는 지금도 전기료만 받고 하는 실정이다. 

도솔갤러리가 순천만을 찾는 이유
문재인 대통령도 방문

 

   
▲ 2013년 문재인 대통령도 지인 전시회를 보러 도솔갤러리를 방문했다.

도솔갤러리는 늦게까지 작품을 볼 수 있고, 전시회를 통해 용기를 얻어 분발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다. 이곳에 게스트하우스를 만들었으면 돈은 벌었겠지만, 사회에 보탬이 되고 싶어서 문화공간을 만들었다. 덕분에 도솔갤러리 자체가 순천만을 찾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전시회에 손숙 전 장관과 문재인 대통령도 방문한 적이 있다.

미술관을 1관, 2관, 3관까지 만들려고 했는데, 돈이 없어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한 것이 한이지만 그 꿈은 아직도 여전하다. 미술관에 대한 꿈은 순천만 곳곳에도 펼쳐진다. 순천만에 연밭을 만들면 좋겠다는 것이다. 연잎, 연뿌리를 다 사용하니 일자리 창출도 되고, 여름에 연꽃을 보러 찾는 사람들이 많아져 돈을 적게 들이고도 찾아오는 관광지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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