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에는 순천만이 있다. 마을 주민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많은 방문객이 우리 마을을 다녀간다. 대부분의 생각이 있는 분들은 ‘얼마나 불편 하냐’며 위로한다. 간혹 어떤 이들은 ‘마을에 많은 방문객이 있으니 좋은 점도 있지 않느냐’ 고도 한다. 어디든 사람의 손길이 닿으면 필연적으로 오염과 파괴가 따른다. 우리 마을 역시도 예외는 아니다. 미니멈으로 하루
며칠 전, 순천언론협동조합(이하 언협) 송년 모임이 문화의 거리, 어느 갤러리에서 있었다. 그곳에 자주 들락거리지 않아 거기에서 문화의 난장이 어떻게 벌어지는 지 잘 모른다. 문화를 즐기며 걷고 노니는 이들이 어느 연령대, 어떤 부류인지도 제대로 알지 못한다. 드물게 가보면 청소년과 청년들이 기꺼이 나다니는 곳은 아닌 것 같았다. 마침, 언협 모임이 저녁에
자연의 이치는 참으로 정교하다. ‘인간의 모름은 자연현상의 시작과 끝이요, 인간의 앎은 그 과정의 일부이다. 앎은 모름에 기반을 둔 대비된 인식일 뿐이다. 인간은 자연현상을 대할 때 항상 겸허해야한다.’ 이 생각은 필자가 자만하고 실수하고 욕심 부렸을 때 스스로를 반성하고 새롭게 출발하게 했던 화두 중 일부이다. 인간을 이롭게 할 거라는 확신을 바탕에 깔고
겨울의 시작은 아무래도 첫 눈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눈이란 공기 중의 수증기가 아주 작은 핵을 중심으로 얼음 결정을 이루어 지상에 떨어져 내리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내리는 도중에 녹아 물방울로 되면 비가 된다. 눈의 결정은 판 모양, 각기둥 모양, 바늘 모양 등 여러 가지 결정형을 나타내나, 대체로 육각형을 이룬 것이 많다. 모양은 결정을 이룰 때의
독자님들은 “세월호 문제”의 핵심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이런 질문을 문제의 정의(定義, definition)에 관한 문제라고 합니다. 문제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해야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KBS는 세월호 문제를 “배가 침몰한 것”이라고 정의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KBS는 침몰할 정도로 오래된 배를 운영했던 유병언만 처벌하면 된다고 생각하
찬연히 육신을 불태우던 마지막 잎새들이 가지 끝에서 파르르 떨고 있다. 그냥 가는 것이 아닐게다. 신춘을 맞이하기 위한 기대이며 의지일세라. 역사도 사람들의 소망과 의지를 안고 순환하면서 변화한다. 뿌린 씨만큼 수확하며, 저지른 악업만큼 대가를 받으면서 흘러간다. 시차와 편차가 있을진정 자연의 법칙은 인간사의 운명으로 적용된다. 역사는 그렇게 엄정하다. 사
우리지역 작가 김승옥의 작품 ‘무진기행’ 서두부에 기후변화를 연상시키는 대목이 있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오면 밤사이 진주해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삥 둘러싸고 있는 것이었다.” 이 대목은 적어도 나에겐 섬뜩한 느낌으로 기후변화를 연상시킨다. 낙안, 월등, 구례 등지로 아침 일찍 이동하는 날엔 이런 안개를 자주 만난다. 11~12월, 2
해마다 봄이 되면 모든 잎은 새로운 잎이요 모든 풀도 새로운 풀이다. 사람도 밤낮없이 늘 태어나지만 태어나는 사람마다 늘 새로운 사람이다. 주기는 다르지만 세상의 모든 생명들은 죽기 전까지 이처럼 우주자연의 순환성 속에 늘 새롭게 태어나 존재하다가 죽는다. 사실 모든 생명들은 죽기 전까지 다 새로운 존재들이다. 90세의 노인이라고 해서 사정이 달라질 것은
전 정권의 4자방( 4대강, 자원외교, 방산비리)으로 나라가 시끄럽다. 나누리과정 예산, 담뱃세 인상, 공무원연금 개정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국가 재정의 건전한 확보와 운영에 관련되어 있다. 국가운영에 있어서 적절한 재정확보는 기본이고, 재정확보의 방법에는 세수가 기본이다.양극화가 심화되고, 비정규직이 800만에 육박하고, 청년실업이 증가하고
4대강사업, 자원외교, 방위사업비리를 줄여 사자방이라 부른다. 이 사업에 쏟아 부은 국민의 혈세가 줄줄이 새 나갔음이 이번 국정감사에서 밝혀졌다. ▲ 환경파괴사업 ▲ 자원외교 예산관리의 부실집행 ▲ 방위사업의 정체성 훼손 등을 들여다보고 피 같은 세금이 불요불급하게 쓰였는지 국정조사로 밝혀내 국민의 신뢰를 얻는 국회로 거듭나야 한다. 특히 4대강사업은 현재
저는 ‘인간적’이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인간적이다, 사람답다는 말은 대체로 인간이 이기적 본성을 지니고 있지만 어떤 사람이 그것을 넘어선 모습을 보일 때 쓰는 말 같습니다. 자기 욕심을 덜 챙기고, 남을 이해하고 인정을 베풀며,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용서할 때 인간적이라고 합니다. 근엄하고 엄격한 지체 높은 사람이 소탈하고 서민적인 모습을 보일 때도 쓰지요
“순천에서 인물자랑 하지 말라”는 말을 하는데, 정작 순천의 인물로 누구를 들 수 있을까? 순천시청 누리집에서 순천의 인물로 꼽고 있는 57명의 인물 중 교과서에 수록될 정도의 지명도를 갖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중앙시장 입구에 3․1 만세 운동을 시도했던 박항래 의사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금당 공원에는 백강 조경한 선생의 추모 조형물이 있
최근에 어떤 젊은 사람과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예산 도둑질과 세월호 사고의 진실이 안 밝혀지는 문제를 들면서 “이러다가 정말 나라가 망하는 게 아닌지 걱정입니다.”라고 제가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젊은 사람이 이렇게 말하더군요. “요즘 젊은 사람들 먹고 살기 바빠서 그런 거 관심 없어요. 망해봤자 이보다 더 나쁘겠어요? 차라리 망
사람은 생각을 하고 언어를 사용하며, 도구를 만들어 쓰고 사회를 이루어 사는 동물이다. 그에 반해 인간(人間)은 사람의 사이, 즉 인간사회를 일컫는 단어다. 즉, 사람은 생물학적 의미와 기능적, 본능적인 의미가 강한 반면 인간은 사람사이의 관계성에 중심을 둔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애니메이션 ‘강철의 연금술사’의 주인공인 에드워드 엘릭은 보통 사람의 화학적
순천대 박물관에서 지난 14일 의미 있는 학술행사가 열렸다. ‘호남, 길을 열자’라는 행사였다. 호남의 역량 있는 연구자들과 우리의 사회적 문제를 총체적으로 고민하고 길을 열기 위해 노력해 온 원로 활동가와 지역차별에 대항하는 시민운동을 이끄는 사람들이 참여하여 진단과 대안까지 제시하여 큰 울림을 남겼다.이 행사가 기획되고 있을 때부터 내심 반가웠다. 왜냐
중국에 이어 뉴질랜드와의 FTA도 타결되었다. 이로써 OECD 34개 회원국 중 한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는 일본, 멕시코, 이스라엘 3개국 뿐이다. 한국은 소위 ‘FTA 우등국’이 되었지만 정작 우등국의 국민들은 FTA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는 동시다발적인 FTA 추진 전략으로 ‘경제영토’가 세계 국내총생산(GDP) 기준 73.45%까지
세계는 지금 초 단위로 변하고 있다. 지난 수천 년 간 인류 문명과 역사가 결집한 정보량이 지식정보 사회에 진입한 요즈음의 1일 생산량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급격한 변화의 시대를 살고 있다. 세계 경쟁이라는 엄청난 물결에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시대의 흐름’을 잘 파악하고, 미래사회에 대한 과학적인 예측을 통해 자녀 교육을 해야 할 시점이다. 변화하
만추길, 편지 한 통 쓰고 싶다. 국화향 그윽하고 어쩌고 저쩌고…, 가 아니라 사과의 편지를 써야겠다.오늘은 가을의 의미 같은 것은 접어두고 무조건 이 나라 미래를 이끌어갈 아이들에게 사과 편지를 보낸다.대한민국 아이들아, 미안하다.‘세월호’ 침몰 사고 때 미안하다고 몇 번이고 가슴
지난주 금요일 세월호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세월호 참사 206일, 국회본청 앞 농성 119일, 광화문광장 농성 117일 만의 일이다. 이제 진상규명에 온 힘을 쏟을 때다. 끝이 아니라 이제야 시작이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청와대와 행정부의 책임을 제쳐놓더라도, 보상금과 희생자 추모사업을 포기하더라도 결코 양보할 수 없는 것은 진상 규명이다. 진상 규명
존재란 그 자체로 현란하게 아름답다. 이 세상에 형상과 성질을 달리한 어떠한 존재도 아름답기는 매한가지다. 파란 가을 하늘에 무수한 구름들이 생겨나고 사그라지는 모습처럼 그렇게 순간의 형상으로 존재하다 사라지는 애처로움 속에서도 더러는 각인된 기억의 방울들이 있다. 그래서 이 가을에 슬픔을 머금고 순천만을 반추해 본다. 1996년 12월 말쯤이던가? 『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