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근홍
순천복성고 국어교사
찬연히 육신을 불태우던 마지막 잎새들이 가지 끝에서 파르르 떨고 있다. 그냥 가는 것이 아닐게다. 신춘을 맞이하기 위한 기대이며 의지일세라. 역사도 사람들의 소망과 의지를 안고 순환하면서 변화한다. 뿌린 씨만큼 수확하며, 저지른 악업만큼 대가를 받으면서 흘러간다. 시차와 편차가 있을진정 자연의 법칙은 인간사의 운명으로 적용된다. 역사는 그렇게 엄정하다.
 

사실마저 해석에 따라 변질되는 세상

나치의 파쇼통치에 복무한 괴멜스는 “거짓도 반복하면 진실이 된다.”고 하였다. 아마 우리도 해방이후부터 이 망령으로부터 벗어난 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아니, 더 나아가 우리의 통치세력은 사실마저 정반대로 왜곡시켜 버리는 신공을 발휘하고 있다. 진보당이 종북정당으로 낙인 찍혀 해산의 위기에 놓여 있고, 재미동포 신은미 교수가 “마음 문을 열고 정을 나누면 그것이 통일”이라 발언하여 역시 종북으로 몰리고 있다. 사실로서가 아니라 보수언론과 법조계의 해석에 의해서다. 종북몰이는 우리 정부에게 만병통치약인가 보다,.최기재부장관이 ‘정규직 과잉보호론’이라는 해석에 의해서 ‘정규직의 비정규직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니까 결론은 그렇다. 정치권력에 비판적이면 종북세력이며, 상용근로자는 과보호되는 특혜자라는 것이다. 정치권력은 노동자들을 알바화하며, 국민생활을 하향평준화하려 하고 있다. 그래야 먹고살기에 급급해 노예처럼 꼼짝 못한다. 이들은 자신들의 영원한 강림을 위해 조작한 환상 판타지 영상물을 이땅에 연출하고 있다. 이들에게 9개의 손가락은 염두에도 없나 보다.

 
막장드라마가 일상화되고 있다

• 남양공업에서 “전라도 ×.”라는 채용공고를 내었다. • 모 복지원에서 장애인 아이들을 개집에 가두었고 치매 노인 등은 쇠사슬로 발목을 채워버렸다. • 모독을 견디지 못한 아파트 경비원이 자살하자 아파트주민들에 의해 경비원 78명이 전원 해고 위험에 처했다. • 지하경제활성화라는 명분으로 폐지 수거하는 70만 명 노인들의 수당을 월 평균 28만 원에서 20만 원 초반으로 20~30% 줄였다. • 종합소득세 과세 기준이 년 4천만 원에서 2천만 원 이상으로 바뀌었다. • 방사성 폐기물로 만든 시멘트로 주택이 포장되고 있다. • 대기업의 전기료는 원가 이하이면서 가정용 전기료에는 30배에 달하는 누진세가 적용되고 있다. • 5억대 아파트를 가진 40대 가장이 겨우 억대의 빚을 지고 처자식을 살해하고 자신은 자살미수에 그쳤다.
- 막장공화국!
 

국민의 위기를 가진자의 기회로 삼지마라

한국 가계의 가처분 소득에 대한 “원리금 상환액” 비율은 무려 21.5%로 최근까지 거품에 끓고 있던 미국(9.9%), 스페인(15.2%)의 수치를 크게 웃돈다. 더군다나 가구소득 하위 20%는 가처분소득의 70%를 빚 갚는데 탕진하고 있다. 20대는 취업대란의 늪에 빠져 있다. 이 문턱에서 낙오되면 자신의 무능이라 의식하며 절망하거나 기성세대를 원망한다. 지극히 개인주의화 되어 사회와 세계를 보는 안목이 결여되어 있다. 사망자 중, 20대의 자살률은 51.2%이고 30대는 35.7%에 이른다. 사회전반이 방사능에 짙게 오염되어 불모의 땅으로 변해가고 있다. 재물과 권세를 저승에서조차 누려보고자 하는 탐욕과 정책 때문이 아니겠는가? 

 해결방법은 없는 것은 아니다. 소득에 따라 세율을 정하며, 북방경제를 활성화하면 아직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 여력이 있다. 극복할 수 있는 위기는 위기가 아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정부당국은 서민과 중산층의 위기를 재벌과 가진자를 위한 기회로 삼으려 한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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