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이른 시간인 아침 8시. 순천에서 차를 타고 대략 1시간 정도는 가야하는 구례 종합버스터미널에는 ‘이순신장군 백의종군길 구례-순천 구간 걷기’를 주제로 ‘순천을 걷다’ 2차 활동에 참여할, ‘순천에 미치고, 걷기에 미친’ 사람들이 모였다. 굳이 ‘미친’이라는 과격한 단어를 쓸 수밖에 없는 것은 이날 걸을 예상 거리가 무려 32km이며, 당일 상당한 수준의 비가 예보되어 있었기 때문이다.옛말에 ‘若汝不狂 終不及之’(약여불광 종불급지)라는 말이 있다. 직역을 하면 ‘만약 당신이 미치지 않으면, 결국에는
문용휴씨는 순천출신으로 전남도청 여수 광양 순천시청에서 근무하고 2020년 순천시 문화국장으로 정년퇴임했다. 당뇨합병증 지인의 사망을 접하고 올바른 식사법과 몸에 맞는 운동방법을 탐구, 2년만에 당뇨약을 끊었다.2021년부터 연향동에서 휘트니스 관장으로 인생 2막을 일궈가고 있다. 저서로는 『건강한 100세 인생, 문 국장 따라하기』, 2020년이 있다.필자는 10년 이상을 당뇨환자인줄도 모르고 알레르기, 어지러움증, 발기부전 등 온갖 합병증을 겪었다. 과감하게 식단개선, 근력운동, 숙면 등 3요소를 1년 정도 꾸준히 실천하여 약을
최두례 회장을 만나다.항상 밝은 모습이다. 최두례 회장이 짜증내거나 화내는 모습은 보기 힘들다. 직함이 많다 보니 일정도 많고 바빠서 힘들 법도 한데 늘 여유가 있다.최두례 회장이 지난 12일 순천원도심상인연합회 회장이라는 새로운 직함을 추가했다. 순천 원도심 활성화 이야기는 하루 이틀 이야기가 아니다. 사람이 없는 한산한 거리와 굳게 닫혀 있는 상가, 현재 원도심 거리 풍경이다. 어려운 시기에 힘든 직책을 맡은 최 회장을 만나기 위해 그녀가 운영하는 ‘애플망고’를 방문했다.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찾는 원도심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이
순천을 걷다 첫번째 길아침 9시 10분 전쯤, 출발 장소인 남문터 광장에 도착했다. 아주 가는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어서 ‘순천을 걷다.’라는 주제로 ‘순천 걷기 활동’을 시작한 첫 번째 날인 오늘은 몇 명이나 참여할지 염려가 되었지만 9시가 가까이 되자 회원들이 하나둘씩 나타나더니 모두 10명이 모였다. 모두 순천을 공부하고 순천을 사랑하는 열정이 대단한 분들이다. 이번 걷기의 길라잡이 역할을 맡기로 한 나는 태블릿 PC를 이용하여 1872년, 조선 고종 때 작성된 순천지방도를 보여주며 당일 걷고자 하는 ‘조선육군, 순천왜성 출정
전남동부지역사회연구소(이하 동 사연)에서 순천 걷기 참가자를 모집 한다. 걷기모임은 순천 지역을 23개 코스로 나눠서 월 1회 진행한다. ‘한얼답사회’모임에서 지역의 답사 문화를 이끌어온 엄주일씨가 길라잡 이를 맡는다. 한얼답사회는 95년부터 10년 가까이 순천 여수 광양으로 때 론 전라북도를 다니며 향토사를 연구 해왔다. 길라잡이를 맡은 엄주일선생은 효 천고등학교에서 명예퇴직하고 효천 고등학교 40년사를 집필하고 있다. 그동안 지역사에 대한 강의와 답사 의 경험을 살려 걷기모임으로 주변의 마을 이야기, 마을 이름의 유래 등 지 역
한상준 작가가 신작 『민규는 타다를 탈 수 있을까?』를 출간했다. 지난 2019년 11월부터 22년 4월까지 26회차에 걸쳐 연재한 글을 단행본으로 묶어 냈다. 작품에는 매회 미니 픽션의 형식으로 다른 지면에 연재한 몇 편을 추가해서 총 33편에 글이 들어있다. 작품에 들어있는 삽화는 여수 화양중에서 함께 근무했던 후배의 작품이다.자동화시스템을 통해 굳건해지는 자본 권력의 막강한 힘을 과시하고 있다. 일자리가 박탈되면서 불평등은 심화되는 현실을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다. 이러한 위기 현상을 민첩하게 담아낼 수 있는 장르로 미니픽션을
12일 소천했다. 향년 96세로 유족으로 는 부인과 정동원, 정동열, 정동주, 정동 기, 정동오, 정미량 자녀가 있다. 정옹은 순천언론협동조합 정미량이사의 부친이 다. - 편집자주정찬일옹은 남달랐다. 부인을 향한 애틋함은 감동적이기까지하다. 죽기 전까지 한 침대에 한 이불 덮고 자는 것을 고집했다. 생전에 자신은 한 번도 안 간 여행이지만 부인만큼은 세상 유람 다 시켜주었다. 운동삼아 마을회관에 놀러갔다 오라며 평소에도 살뜰히 부인을 보살폈다. 그러는 그가 부인을 혼자 남겨두고 다시는 못 올 그 먼 길을 떠나려 할 때 마음이 어떠했
광수생각에 가면 엄마 생각이 앞선다. 광수씨 엄마가 텃밭에 심은 상추나 고추, 고구마 줄기같은 다양한 푸성귀가 이 집 밥상에 오롯이 다 올라와 있다.조곡동 행정복지센터 옆에 있다. 철도 운동장이 바로 앞이니 술 한잔 걸치고 팍팍한 오늘 하루, 당신이 호기롭게 소리 한번 지르고 싶다면, 언제든 가능하고 전혀 주변 신경 쓸 일이 없다. 요즈음은 하지감자를 넣은 닭도리탕이 별미다. 물론 제철 음식이 주메뉴이지만, 해물 같은 주문 음식도 미리 부탁하면 가능하다.우리 조합원 김광수는 친화력을 부르는 특별한 무뚝뚝함이 장기다. 뭔 앞뒤 안 맞
장천동 광주은행 옆 길로 들어서면 순천에서 꽤 오래된 동백장 여관 옆에 작가의 작업실이 있다. 그림으로 보는 순천 역사 화보 집을 소개받고 지역사에 이토록 진지하고 깊은 관심을 가진 화가가 궁금해졌다. 멋진 풍모에 특히 저음의 목소리가 매력적인 김만옥 화백을 만나 작품의 배경과 근황을 나누었다.- 편집자 주순천의 역사를 그림으로 그려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내가 순천에서 쉽지 않은 형편에서도 어려움을 딛고, 60여 년간 쉬지 않고 작업을 해 왔어요.그러다 언제부턴가 완성도 높은 좋은 작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
입이 딱 벌어졌다. 작은 텃밭에 소일거리 정도려니 했다. 그러나 이런 기대가 무색할 정도로 천 평이 넘는 수세미밭이 눈앞에 펼쳐졌다.한 달 전에 힘들게 심은 800여 개의 수세미 모종이 거의 다 죽어버려서 모두 망연자실했다고 한다.농사 초보들의 실패를 만회할 양으로, 다시 심은 어린싹들은 다행히 뿌리를 내리고 넝쿨을 감아올리는 중이었다. 오늘의 농사꾼으로 자원한 동부지역사회연구소(이하 동사연) 회원들은 6월의 뙤약 볕에서 지지대에 끈을 매달고 넝쿨을 연결하느라 허리 필 틈이 없었다.낙안에서도 외진 산중으로, 이 밭에 눈독을 들인 것
순천기적의도서관이 20돌을 맞았다. 설립 당시 찾아왔던 아이들은 모두 성인이 되어 자녀의 손을 잡고 도서관에 온다. 한세대동안 순천에서 살고 있는 많은 아이들과 기적의도서관이 함께했다는 의미다.김승현 도서관장은 “기적의도서관이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은 어린이를 최우선에 둔 건립 취지를 살리기 위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고 소회를 밝혔다.어린이 도서관이라는 취지에 맞게 어린이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간이 꾸며져 있다. 1층 바닥은 온돌마루를 깔아 어디든 앉거나 누워서 책을 볼 수 있다. 또한 여러 특색이 있는 공간들을
“사실 환경운동은 눈에 보이는 활동이 아니잖아요. 자연스럽게 시민들이 동참할 수 있는 방법으로 풀어내야 한다고 생각해요.”순천YMCA 1층에 위치한 노플라스틱 카페 주인장 임이경씨는 많은 시민들이 기후위기와 환경문제 해결에 동참하기 위해서는 캠페인이 운동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렇게 임씨는 사람 누구나 하는 소비활동에 주목했다. 소비문화를 친환경적으로 바꿈으로써 환경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노플라스틱 카페는 2018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순천시는 당면한 환경문제가 있었는데 바로
순천결혼이주여성나눔봉사단 대표이자 결혼이주여성단체 ‘글로벌맘’ 대표 신명순 씨는 결혼이주여성으로서 ‘다문화’를 홍보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신 대표는 2017년 중국 상하이에서 순천 승주로 이주했다.신 대표는 2020년부터 순천가족센터에서 다문화가정 관련 활동을 시작했다.“그때 시에서 다문화가정을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한 것이 반찬 만들기 이런 것이었다. 하지만 사회 전반에서 시선과 인식이 바뀌어야지 그렇지않으면 외국인 며느리가 한국 음식을 아무리 잘해도 그 집에서 받는 대우는 똑같다. 남편, 시어머니 등 가족들 생각이 먼저 바뀌
나도 모르게 신이 나서 묻고 있었다. 임종석 낙안화목양조장 공장장은 지금 술을 옮겨야 하니 이따 오후에 이야기하자고 했다. 낙안읍성막걸리는 6살 아들이 “엄마가 좋아하니 사야 해”라며 알아서 수레에 담을 정도니 취재에 들뜨지 않을 수가 없었다. “발효실마다 CCTV를 달아서 휴대전화로 보고 있거든요. 우리가 원하는 온도에 딱 오르면 술이 (다음 발효실 혹은 숙성실로) 이동을 해야 합니다. 이게 미생물이 하는 일이라서 일정한 시간에 안 나오고 새벽에도 (집에서 공장으로) 내려가고, 밤에도 내려가고. 어떨 때는 밤새도록 잠을 못 잔다고
“마을아카이브의 이유는 딱 그 지점에 있다고 본다. 한 인간이 자기 존재의 확인, 치유, 성숙의 계기 등을 맞이하는 도구로서 구술이 행해져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인터뷰로 상대가 삶의 어떤 전환을 맞는다면 굳이 기록하지 않아도, 충분하다.”사랑어린학교 관옥나무도서관이 ‘마을기록관’으로서 개인과 마을의 역사를 기록하고 보존하는 마을아카이브를 실현하고 있다. 지난 2021년 11월에는 마을아카이브 첫 결과물 『살맛 나네요』가 발행됐다. 도서관은 지난해에도 두 삶의 이야기를 채록했고 이를 정리하여 올해 6월 책으로 펴낼 계획이다.마을아카이
배추 90%, 시금치 80% 등 기록적으로 물가가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착한 가격으로 집 밥을 제공하는 임귀자(73세) 사장님을 만났다. 임 사장님은 순천중앙병원 후문 골목에서 10년째 ‘엄마밥상’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 메뉴는 ‘백반 들깨우거지국’으로 가격은 육천 원이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국수류가 오천 원, 수제비는 육천 원이다. 물가가 계속 오르는데 다른 식당에 비해 가격이 싸지 않냐는 질문에 임 사장님은 “좀 덜 받는 대신, 많이 팔면 돼요. 여기 반찬은 다 제가 만들어요. 바쁠 때는 손님들이 알아서 더 가져다 드셔요”라
오는 8월 말에 이용덕 전라남도 순천교육지원청 교육장이 퇴임한다. 1980년 3월 진도용등초등학교에서 교직을 시작한 지 42년 만이다. 이 교육장은 항상 엄마의 마음으로, ‘엄마같이 상대방을 사랑하고 배려하고 이해해 주는 따뜻한 마음, 엄마 리더십’을 강조했다.2020년 순천교육장 취임 후 가장 관심을 둔 일은 노후 학교 화장실 개선이었다. 순천에는 20년 이상 된 학교가 매우 많다. ‘화장실이 낙후되어 용변을 보지 못하고 참는다’는 말을 듣고, 그는 부임하자마자 화장실을 학교별로 연도별로 정리를 했다. ‘푸세식’에서 앉아 볼일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내년에 다시 열린다. 처음 열린 게 2013년이었으니 딱 10년 만이다. 당시 조경팀장으로 나무를 담당하였던 이천식 정원시설부장을 만났다. 이름을 풀어보면 오얏 리, 일천 천, 심을 식이기에 ‘오얏나무 천 그루를 심을 운명이었다’는 그는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의 성공 개최를 위해 분주했다. 지난 4월에 순천만국가정원 조성 당시의 나무 이야기를 묶어 [나무는 내 운명]이라는 책을 냈다. - 편집자 주이천식 부장은 ‘사람한테 귀천이 없듯이 나무에게도 귀천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사람 마음은 울퉁불
순천지역 출신으로 한국 스포츠계에 큰 족적을 남긴 서정권(1912~1984)은 일제강점기 복서 영웅이였다. 열여덟 살이던 1930년 일본 아마추어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고, 이후 27전 전승으로 전 일본을 석권했다. 권투 시합 대전료를 고향 순천으로 보내 1935년에 건립한 한옥이 원가곡3길 38번지에 위치한 소천재(紹泉齋)다. KBS에서는 영상 한국사 114편 ‘식민지 권투선수 서정권, 세상을 놀라게 하다’를 방영하고 “서정권은 두 주먹으로 세계에 우뚝 선 한국 스포츠의 위대한 역사였다”라고 소개했다. - 편집자 주4월 24일 서정권
순천만은 순천의 자랑이다. 순천시 대대마을에 살며 순천만을 30년 넘게 지켜본 이가 있다. 그는 순천만을 사진에 담아 세상에 알린 서근석 선장(62)이다. 그의 진솔한 얘기를 연재한다. - 편집자 주순천만의 변화를 보며 드는 생각을 묻자 서 선장은 무거워졌다. 그는 차분하게 말했다."시대의 흐름은 따라가야겠지만, 순천만이 우리나라 자연 생태 관광의 롤모델이 됐잖아요. 그 못지않게 지역 주민들도 같이 업그레이드됐으면 좋았을 텐데··· 행정만 성과 위주로 앞서가다 보니까 지역 주민들은 외부 사람들에 밀려서 위화감이라든가, 뭐 그런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