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은 순천의 자랑이다. 순천시 대대마을에 살며 순천만을 30년 넘게 지켜본 이가 있다. 그는 순천만을 사진에 담아 세상에 알린 서근석 선장(62)이다. 그의 진솔한 얘기를 연재한다. - 편집자 주

서근석 선장은 20대 객지생활을 하고 대대마을로 돌아온 이후 30년 넘게 매일매일 순천만을 지켜보며 살고 있다. ⓒ순천광장신문
서근석 선장은 20대 객지생활을 하고 대대마을로 돌아온 이후 30년 넘게 매일매일 순천만을 지켜보며 살고 있다. ⓒ순천광장신문

순천만의 변화를 보며 드는 생각을 묻자 서 선장은 무거워졌다. 그는 차분하게 말했다.

"시대의 흐름은 따라가야겠지만, 순천만이 우리나라 자연 생태 관광의 롤모델이 됐잖아요. 그 못지않게 지역 주민들도 같이 업그레이드됐으면 좋았을 텐데··· 행정만 성과 위주로 앞서가다 보니까 지역 주민들은 외부 사람들에 밀려서 위화감이라든가, 뭐 그런 것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여기는 바다와 인접해있기 때문에 어업과 농업을 병행했던 곳이거든요. 옛날 어민들은 관행적으로 허가 없이 누구나 다 고기 잡고 그랬던 것들이 순천만이 개발되고 난 후부터 허가업으로 많이 바뀌었잖아요.

시대가 변하고 순천만이 개발되다 보니까 그런 규제와 행위 제한 같은 것들이 많이 따릅니다. 습지보호지역으로 묶이는 바람에, 대대 쪽은 연안 습지와 내륙 습지가 같이 있는 동네거든요. 지금 앞쪽으로는 바다고 이 들 쪽으로 동천까지 지금 내륙 습지로 지정돼서 이곳이 행위 제한을 굉장히 많이 받는 곳이에요.

최근에는 이 앞 들도 시에서 다 매입하고 있거든요. 옛날 습지 복원을 한다는 명분으로 매입을 하는 것 같은데 아쉬운 것은 주민들에게 설명도 없이 이렇게 땅을 매입을 한다는 게 참 변해도 너무나 많이 변해가고 있구나 생각합니다.

과거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할 적에 주민들 논란이 굉장히 많았었어요. 하지만 우리가 명분 있게 반대를 해야지 무작정 반대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이 지역 주민들이 시에 협조해서 이런 건물도 들어서고 농토도 내주고 또 갯벌도 관광자원으로 내주고, 지역 주민들 희생이 엄청나게 많이 따랐죠. 공청회하고 그럴 적 약속들이 많이 안 지켜진 것 같아요.

또 시장 몇 사람 거치면서, 시장에 따라서 행정이 달라지니까, 초창기 시장들이 이행하던 공약을 차기 시장은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지역 주민들을 억압하기도 했었고. 되새기고 싶지 않은 그런 일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순천만이 개발될 무렵에는 많은 시민단체들이 개입을 해서 자신들이 마치 최초로 순천만 흑두루미를 발견하고 자신들만이 순천만 갈대를 지켜냈던 것처럼 했었는데 지금은 관심 밖입니다. 지역 주민으로서 지켜보면 완전 관심 밖이에요.

순천만 생태계가 그대로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고 늘 엄청나게 변화하고 있거든요. 순천만 특징은 동그란 갈대밭, 빨간 칠면초 밭인데, 칠면초가 작년에 전멸해버렸잖아요. 90%가 싹 사라지고 다 죽어버렸어요. 옛날 같으면 사회단체들이 모니터링도 하고 뭐도 해서 왜 죽었는지 알아볼 것인데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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