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이용덕 순천교육지원청 교육장

오는 8월 말에 이용덕 전라남도 순천교육지원청 교육장이 퇴임한다. 1980년 3월 진도용등초등학교에서 교직을 시작한 지 42년 만이다. 이 교육장은 항상 엄마의 마음으로, ‘엄마같이 상대방을 사랑하고 배려하고 이해해 주는 따뜻한 마음, 엄마 리더십’을 강조했다.

제33대 순천교육지원청 이용덕 교육장이 2년 동안 일선 학교를 지원해 온 기록을 보여주며 ‘굉장히 뿌듯하다’는 소회를 밝혔다.
제33대 순천교육지원청 이용덕 교육장이 2년 동안 일선 학교를 지원해 온 기록을 보여주며 ‘굉장히 뿌듯하다’는 소회를 밝혔다.

2020년 순천교육장 취임 후 가장 관심을 둔 일은 노후 학교 화장실 개선이었다. 순천에는 20년 이상 된 학교가 매우 많다. ‘화장실이 낙후되어 용변을 보지 못하고 참는다’는 말을 듣고, 그는 부임하자마자 화장실을 학교별로 연도별로 정리를 했다. ‘푸세식’에서 앉아 볼일을 보면 다리가 아프다. 오래된 좌식 화장실은 냄새가 너무 많이 난다. 타일 등 낡은 화장실은 청소를 해도 지저분하다. 깨끗한 아파트 화장실에 익숙한 여학생들이 소변을 참으니 병에 걸렸다.

그런데 화장실 공사가 복잡하여 학교에서 보수 공사 신청을 안 했다. 이런 사정을 알았던 이 교육장은 일선 학교 하나하나에 직접 얘기했다. “해봐. 해 보자. 학교 만들자. 다른 사람들은 관심 없는데 교육장 있을 때 하자”며 다그쳤다. 그렇게 순천 내 화장실을 거의 다 고쳤다. 2년 동안 화장실 수리에 들어간 돈만 해도 백억 원이 넘었다.

이 교육장은 초임 후 14년간 진도군의 도서벽지 초등학교를 전전했다. 남편도 그때 만났고, 잊지 못할 학생도 그때 만났다. 그곳은 태풍이 오거나 바람 세게 불면 매우 추웠다. “추워서 7월까지도 우리가 오리털 파카를 입었어요. 7월에 그 옷을 입고 읍내 나오면 사람들이 우리를 이상한 사람으로” 보았단다.

그때 한 학생을 만났다. 얼굴은 시커멓고 손에 때가 끼어 지저분했다. 이름 석 자도 못 썼던 아이였다. 그런데 광주교대생이 되어 나타났다. 이 교육장이 물었다. “공부를 아주 잘한다고 이야기를 들었는데, 왜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고 싶냐? 다른 일을 할 수 있었을 텐데.” 학생은 답했다. “그때 너무 어렸을 때 선생님 마음이 따뜻하고 다 받아주는 게 좋아서 꼭 선생님처럼 되고 싶었습니다”고. ‘순전히 선생님 때문에, 선생님 후배가 되고 싶어서 광주교대에 갔다’는 말에 그는 가슴이 뭉클했다. 수원에서 근무하는 박병수 선생님이다. 잊지 못한다.

 

경청올레 현장, 이 교육장은 ‘현장에 답이 있다’는 신념으로 1년에 103개 관내 학교를 찾아가서 요구사항을 듣고 바로 개선하도록 애썼다.
경청올레 현장, 이 교육장은 ‘현장에 답이 있다’는 신념으로 1년에 103개 관내 학교를 찾아가서 요구사항을 듣고 바로 개선하도록 애썼다.

순천시 관내에는 사립유치원을 제외하면 85개 학교가 있다. 병설 유치원까지 셈하면 103개다. 이 교육장은 1년에 한 번 이상 찾아간다는 목표를 세웠고, 잘 지켰다. 다른 누구보다 학교 현장과 소통을 많이 했다고 자신한다. 올레길을 걸어가듯 현장에 간다.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지시하지 않고 현장의 요구사항을 들으려 했다. 그래서 이름도 ‘경청올레’라고 지었다.

경청올레를 다녀오면 그 뒷날 바로 간부 회의를 한다. “어떤 예산이 얼마나 들고,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가? 없는가? 지금 바로 봉사해야 하는가? 안 해야 하는가? 뭘 도와줘야 하는가?”를 묻고 바로바로 결정해서 그 결과를 바로 공문으로 보냈다.

취임 후부터 “책상에 앉아만 있으면 안 된다. 현장에 답이 있다. 현장을 어떻게 하든지 도와줘야 한다.”고 외쳤다. 그 결과 학교의 많은 부분이 개선되었다. 2년을 돌아보면서 그는 ‘굉장히 뿌듯하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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