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임종석 낙안화목양조장 공장장

나도 모르게 신이 나서 묻고 있었다. 임종석 낙안화목양조장 공장장은 지금 술을 옮겨야 하니 이따 오후에 이야기하자고 했다. 낙안읍성막걸리는 6살 아들이 “엄마가 좋아하니 사야 해”라며 알아서 수레에 담을 정도니 취재에 들뜨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임종석 씨는 올해로 6년째 낙안화목양조장 공장장을 맡고 있다. 부산에서 건축업을 하다 8년 전 낙안 화목마을에 귀촌했다. ⓒ순천광장신문
임종석 씨는 올해로 6년째 낙안화목양조장 공장장을 맡고 있다. 부산에서 건축업을 하다 8년 전 낙안 화목마을에 귀촌했다. ⓒ순천광장신문

“발효실마다 CCTV를 달아서 휴대전화로 보고 있거든요. 우리가 원하는 온도에 딱 오르면 술이 (다음 발효실 혹은 숙성실로) 이동을 해야 합니다. 이게 미생물이 하는 일이라서 일정한 시간에 안 나오고 새벽에도 (집에서 공장으로) 내려가고, 밤에도 내려가고. 어떨 때는 밤새도록 잠을 못 잔다고 보는 거지. 왜냐하면 술 온도가 내려가야 하니까. 날씨가 따뜻하면 (온도 변화 속도가 빨라서) 그냥 공장에서 잡니다.”

임종석 공장장은 부산에서 건축업을 하다가 건강이 좋지 않아 8년 전에 순천 낙안 화목마을에 귀촌했다. 태어난 곳은 전남 나주이지만 5살에 부산으로 이사가 고향에 관한 기억은 거의 없다.

공장장을 맡은 것은 올해로 6년째다. 공장장과 화목마을 이장, 귀촌인, 농업인 등 동갑내기 네 사람이 뭉쳐 2017년 마을기업으로 양조장을 세웠다. 임 공장장은 “동갑끼리 마을 이름대로 화목하게 시작해서 고생을 참 많이 했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건강 때문에 술을 못 한다. 술 만드는 것은 더욱 몰랐다. 양조장을 만들기로 도원결의하고 나서 관련 교육을 찾아다니고 책과 인터넷 등으로 부지런히 공부했다.

그는 “요즘에는 술 레시피를 다 공개하더라고요, 옛날에는 쉬쉬했는데”라고 말하며 제시된 제조법을 따라 해 보고 양조장 상황에 적용도 시켜본다고 했다. 이렇게 하나하나 만들어 보고 공부한 내용을 정리해 누구든지 읽고 따라서 술을 빚을 수 있는 책을 만들 계획이다.

부단한 노력 덕분으로 업계에서 빨리 성장하는 중이라 평가받는다고 한다.

제일 어려운 점은 술에 감미료를 안 넣고 입국, 효소 등을 첨가하지 않으니 발효 산미가 있어서 단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까지는 사로잡지 못하는 점이다. 그래도 양조장 식구들은 '자연스러운 술'을 빚자고 결심했다.

임 공장장은 술을 만드는 데 중요한 자질은 마음가짐이라고 강조했다. “마음이 좀 느긋하고 잘 기다려야 합니다. 조금만 조급증을 가지면 술을 못 만드는 거지. 그래서 누구든지 후계자가 오면 그것부터 가르칩니다.”

낙안화목양조장은 밤에도 불이 환하다. 미생물은 한시도 쉬지 않고 술을 익히고 있기 때문이다.
낙안화목양조장은 밤에도 불이 환하다. 미생물은 한시도 쉬지 않고 술을 익히고 있기 때문이다.

술 만드는 일이 제일 어렵고 다음 어려운 것은 일할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올해 70세인 양조장 식구들이 화목마을에서는 젊은 축이다. 마을에서 나이가 제일 적은 사람은 66세란다.

그는 “한번은 청년일자리사업으로 온 청년이 와서 술도 배우고 홍보도 하고 이랬는데 지원이 딱 일 년만 되고 연장이 안 되니까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저희들이 많이 벌어서 고용하는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아쉬움을 털어놨다.

화목양조장은 현재 누룩회사에서 나오는 우리밀누룩을 사용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자체 누룩을 개발하고자 한다.  또 현재 덧술을 한 번 한 이양주인 술을 오양주 등으로 고급화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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