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환경운동은 눈에 보이는 활동이 아니잖아요. 자연스럽게 시민들이 동참할 수 있는 방법으로 풀어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순천YMCA 1층에 위치한 노플라스틱 카페 주인장 임이경씨는 많은 시민들이 기후위기와 환경문제 해결에 동참하기 위해서는 캠페인이 운동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렇게 임씨는 사람 누구나 하는 소비활동에 주목했다. 소비문화를 친환경적으로 바꿈으로써 환경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노플라스틱 카페는 2018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순천시는 당면한 환경문제가 있었는데 바로 쓰레기문제였다. 순천시자원순환센터가 운영을 중단하면서 순천시의 쓰레기 대란 문제가 현실로 다가왔던 것이다.

이에 많은 시민들이 모여 쓰레기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했는데 그 속에서 나온 ‘일회용쓰레기 배출 없이 가게를 운영할 수 없을까?’라는 물음에서 시작된 것이 노플라스틱 카페다. 카페는 요식업 중에서 가장 일회용품이 많이 쓰이는 곳 중 하나다. 카페와 빵집에서 일해왔던 임씨는 평소에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던터라 이러한 현실에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재활용이 잘 이루어질거라 생각하고 사용했는데 공부하다보니 우리가 버리는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거의 재활용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어요. 그런 상황에서 순천 내에 일회용품 없는 카페를 운영해보자는 목소리들이 나왔고 제가 총대를 메고 해보기로 했어요. 제가 원하는 일이기도 했고요.”

노플라스틱 카페는 일회용 플라스틱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게다가 개인 텀블러를 가져오면 1,000원을 할인해줘 저렴한 가격으로 음료를 먹을 수 있다. 카페 한 쪽 벽에는 공유 텀블러들이 놓여져 있어 개인 컵을 가지고 오지 않아도 테이크아웃으로 즐길 수 있다.

현재는 제로웨이스트 샵도 운영한다. 일회용 빨대를 사용하지 않다보니 스테인리스 빨대를 내놓았는데 이용해본 손님들의 구매 의사가 빗발쳤던 것이다.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상품을 진열‧판매하다보니 제로웨이스트 샵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더불어 다양한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손님들과 함께 우유팩, 아이스팩을 모아 재활용회사로 보내는 활동을 한다. 또한 순천YMCA와 함께 병뚜껑을 모아 치약짜개, 키링 등 업사이클 제품을 만드는 플라스틱 대장간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노플라스틱 카페의 목적은 노플라스틱 카페가 없어지는 것”이라는 역설적인 말로 일회용 플라스틱을 쓰지 않는 카페가 당연한 문화가 되길 바라는 임이경씨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그의 철학에 빗대어 보면 노플라스틱 카페가 갈 길은 아직도 첩첩산중이다. 그러나 사회가 친환경적으로 변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틀림없다. 이 변화를 지역 내에서 주도해나갈 노플라스틱 카페의 앞으로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