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가 벚꽃에게, 벚꽃이 진달래에게. 꽃들도 권력을 이어준다. 동천을 분홍 꽃으로 화사하게 수놓았던 벚나무는 이제 초록 이파리들을 가득 달았다.그 북쪽 한 켠에서 세 번 째로 개장한 기적의 놀이터는 아이들을 기다린다. ‘시가모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노는 놀이터란다. 초등학생이 지은 이름이다.녹음처럼 푸른 청춘들은 문화의 거리 장안창작마당에 둥지를 얻어
여수시, 여천시, 여천군 3여가 도농행정구역통합으로 하나가 된 지 20년이 흘렀다. 아직 주민투표제도가 없던 시기 전국최초 주민발의에 의한 주민투표로 통합되었던 것이 의미가 매우 깊다.3여통합의 근본취지와 동력은 지역경쟁력을 높여 보다 살기 좋은 지역을 만들자는 주민요구와 합의였다. 그리고 그 힘이 여수세계박람회유치와 성공적 개최, 해양관광도시로서의 인프라
13세기 지금의 터키 지역에 나스레딘 호자라는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그가 당나귀를 잃어버려 울면서 하루 종일 찾으러 다니다가 갑자기 팔을 올리고 기도를 드리기 시작했다. “신이시여. 참으로 감사드리옵나이다.” 이 모습을 본 어떤 사람이 물었다. “당나귀를 찾다 말고 웬 감사요?” 그러자 호자가 대답했다. “내가 그 당나귀 위에 올라타고 있지 않았다는 사
학술지는 학계를 대표하는 성과가 발표되는 자리라는 점에서 국가 학문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바로미터이다. 따라서 세계학계에서는 학자들이 학회 회장보다 학술지 편집위원장을 더 명예롭고 중요한 자리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한국은 해방 후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학술지는 세계 주요
동천에는 벚꽃이 피었다.예년보다 며칠 일찍 피어난 벚꽃은 자신을 주제로 예정된 축제가 열리기도 전에 절정을 지나고 있다. 다른 해 보다도 유난히 추웠던 겨울은 어느새 벽장 속으로 들어가 버린 두꺼운 외투와 함께 기억 저편으로 사라졌다. 한낮의 기온은 때때로 초여름을 방불케 하기도 한다.이런 계절의 변화만큼 정치권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지방선거일이 어느
올해는 제주 4·3사건이 나고 이에 대한 진압을 명령받은 당시 국방경비대 14연대가 제주출동을 거부하고 여순사건을 일으킨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리고 이 사건 와중에 남북한에서 단독정부가 수립되어 남북한이 각기 정부수립 70주년을 맞이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 우리 위대한 민주의식을 가진 대한민국 국민은 70년 동안 온갖 질곡과 억압을 뚫고 단기간에 경
지난 2월 이사를 했다. 옛날 집을 사서 재건축했는데, 대지가 생각보다 넓었다. 그 동안 방치됐던 마당과 텃밭을 정원으로 손질해야 하는 일이 닥쳤다. 마을 가운데 있는 집이어서 남들에게도 볼품 있게 가꾸어야 할 과제가 생겼다. 우선 정원에 대한 밑그림이 필요했다.주택 조경 전문가를 찾았다. 가까운 조경 사업자들은 정원 구성에 대한 코치를 할 생각은 없고 주
지난 3월 20∼21일 사이,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그날은 마침 멀리서 벗이 찾아와 산속 움막에 머물게 되었지요. 아침을 맞아 소나무 숲과 장독대까지, 볼 수 있는 거리 안의 온누리가 허옇게 눈으로 덮인 풍광은 그야말로 황홀경이었습니다. 아침나절 내내, 장독 뚜껑에 소담스레 쌓이는 눈이 참 눈부시다는 새삼스런 느낌과 막 피려는 능수매화의 움을 움츠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났다.그러나 우려했던 것과 달리 남·북간의 평화분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강화되는 양상이다.남한 예술단이 북한으로 답방할 준비를 하고 있다. 31일에 방북해 공연한다는 소식이다. 스웨덴에서는 북한과 미국 사이에 간접협상도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들이 들려오고, 청와대 참모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미·중·러·일을 방문하며 한반도 긴장을 완
지난 2016년 지역민들로 구성된 집행위원회가 ‘낙원유람’이라는 주제로 정원 박람회장 서문 전시장에서 국제전시를 했다. 바로 순천만국제자연환경미술제다. 26개국 57개 팀이 참여해 ‘생태문화도시’에서 함께 ‘낙원’을 찾았었다. 당시 남도 문화 허브 탄생에 대한 꿈을 꾸었다.그러나 현실은 집행부의 현대미술에 대한 이해 부족과 국제적 예술계 흐름에 대비한 경쟁
옛날부터 어른들이 자주하시는 말씀 중에 세상에는 3대 거짓말이 있다고 한다. 장사꾼이 밑지고 판다는 말, 처녀가 시집 안 간다는 말, 노인이 죽고 싶다는 말이다. 사실은 많이 남기고 팔고 싶은 것을 숨기는 것이고 시집가고 싶은 마음을 숨기고 싶은 것, 더 오래 살고 싶은 마음을 숨기는 거라는 걸 우리는 잘 알고 있다.하지만 때때로 이런 말들이 거짓말이 아닌
갑작스러운 뉴스에 깜짝 놀랐다. 마을회관에서 할머니들과 점심을 먹는데 티비에서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한과 미국간에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동안 꾸준히 지속되던 양국 간의 대결 양상들-북한의 연이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시험, 이에 대응한 미국의 전쟁 위협과 경제 제재 조치, 양국 지도자들이 상대를 향해 쏟아낸 저급하고도 날선 언어들 속
3월 2일은 기초의회와 시장 출마자들의 예비후보자 등록일이었다. 봄과 함께 찾아온 본격적인 선거철이다. 때에 맞춰 출마예정자들은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가는 중이다.그로부터 3일이 지난 3월5일에는 김종철 대통령 개헌자문특위 부위원장이 순천에 왔다. 그가 있는 서울에서 보면 땅 끝이나 다름없는 순천이다. 그 먼 곳을 달려온 것은 개헌과 관련한 간담회를 갖기
작년 여름에 여수로 피서를 갔다. 잠자리가 바뀌어서 그런지 쉽게 잠이 들지 않았다. 그 덕분에 커튼을 걷고 휘황찬란한 밤바다를 실컷 구경했다. 아침에 일어나 시계를 보았더니 문자판 유리에 습기가 잔뜩 끼어있었다. 아직 바다 근처에도 가지 않았는데 무슨 일일까. 가만히 생각하니 그곳은 아름다울여麗, 물수水의 여수 즉 ‘물의 도시’가 아니겠는가! 휴가를 마치고
선거 때 후보자가 유권자에게 자신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아마도 방송 및 언론 보도, 선거 공보, 여론조사, 인맥과 모임을 통한 인적 네트워크, SNS 정도일 듯하다. 따라서 유권자가 언급한 방법에 소외되어 있거나 스스로 접촉을 단절시킨 경우라면 후보자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전무하다고 볼 수 있다.앞에서 언급한 방법 중에 공약이 주가 되는
해솟는 백두산은 내 조국입니다 / 한나산도 독도도 내 조국입니다 / 백두와 한나가 서로 손을 잡으면 / 삼천리가 하나되는 통일이여라 / 아 통일, 통일, 통일이여라(후략, 세계일보) - 평창에서 울려 퍼진 통일노래 (‘백두와 한나를 내 조국’)- 미국이 북한과 평화를 나누지 못하는 이유현재 미국의 경제구조는 금융이 70
지난달 언론협동조합 총회 안내 문자를 받고 광장신문과 지역 언론에 대한 생각을 해보았다. 언론협동조합 가입 권유를 받아들였고 광장신문의 독자가 된지 벌써 5년이 되었다.하지만 솔직히 고백하면 일 년에 몇 차례는 우편으로 배달된 신문의 띠지조차 풀어보지 않은 무관심한 독자이기도 하였다.이랬던 내가 광장신문 독자모임을 꾸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