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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문화 산업, 행복한 공간 가꾸기
박두규  |  webmaster@agora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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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호] 승인 2018.04.05  13: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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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두규
    국립청소년
    우주센터 원장

지난 2월 이사를 했다. 옛날 집을 사서 재건축했는데, 대지가 생각보다 넓었다. 그 동안 방치됐던 마당과 텃밭을 정원으로 손질해야 하는 일이 닥쳤다. 마을 가운데 있는 집이어서 남들에게도 볼품 있게 가꾸어야 할 과제가 생겼다. 우선 정원에 대한 밑그림이 필요했다.

주택 조경 전문가를 찾았다. 가까운 조경 사업자들은 정원 구성에 대한 코치를 할 생각은 없고 주인이 정해주면 시행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대규모 주택단지나 도시 계획을 하면서 정원을 설계하는 사람들에게는 너무 사소한 일이었다. 그런데, 올해 순천대학교에 정원문화산업학과가 신설되었고, 평생교육원에 ‘아름다운 정원 만들기’ 과정이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

반가웠다. 아름다운 정원 만들기 과정에는 아내가 등록을 하고 3월부터 수강 중이다. 신설된 정원문화산업화과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조경학은 그동안 대규모 토목공사와 건축에 종속되었다는 느낌이 크다. 고속도로, 주택단지, 공공기관, 공원, 도시 계획을 할 때에 조경이 따른다고 인식할 뿐, 일반 주택을 가진 사람들이 조경 전문가를 가까이 하기는 어려웠다.

이러한 조경에 대한 내용이 달라질 때가 된 듯하다. 2015년부터 개인 주택의 매매가 아파트 거래보다 많아졌다는 것은 생활방식에서 아파트를 벗어나려 한다는 것이 아닐까. 또한 주택 정원도 옥상정원, 실내정원으로 개념을 넓히고 있다. 생활 현장에서 문화와 여가 공간을 원하는 사람들의 욕구에 맞추어 다양한 정원 디자인이 요구되는 것이다.

우리 지역은 정원 문화의 전통을 끼고, 정원이 산업으로 성장하는 현장을 가지고 있다. 순천 송광사와 선암사, 담양 소쇄원과 명옥헌, 구례 운조루와 남원 광한루원과 장성 필암서원 같은 전통 조경 문화를 끼고 산다. 순천만국가정원, 광양의 느랭이골자연휴양림, 고흥의 죽암농장 숲정원 등은 정원이 산업으로 나아가는 현장이다. 이러한 때에 정원문화산업학과가 새로운 정원 양식을 펼쳐갈 일꾼을 길러줄 것으로 기대한다.

문명이 발달할수록 인간은 더욱 견고한 건물을 만들겠지만 곧 그 눈은 아름다운 정원으로 뻗어나갈 수밖에 없다. 정원을 가꾸고 만드는 일은 인간이 할 수 있는 위대한 마지막 완성이 될 것이다. 일찍이 프랜시스 베이컨이 한 말이다. 자연의 경이로운 힘과 우리 손으로 뭔가를 창조하는 데서 오는 것처럼 강렬한 만족감은 없으며, 우리 것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 작은 정원은 예쁜 꽃과 함께 쉴 수 있는 편안한 공간 이상의 무엇을 제공한다.

미국 시카고의 저소득층 공공주택 단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똑같이 아파트 생활을 하더라도 녹지 근처의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황량한 지역에 있는 아파트 주민들보다 주의력 테스트에서 더 좋은 성과를 보이고 인생의 큰 문제에 더 잘 대처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뉴욕이 건강한 도시인 것은 거의 모든 주민이 자기 집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공원이 있기 때문이다.

치유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는 생각은 수천 년 전부터 있어왔다. 정신과 신체의 연관성을 이해하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물리적 장소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며, 감정을 불편하게 하는 장소는 병을 키울 수 있다고 가정할 수 있다. 고층아파트 바깥에 나무 몇 그루와 풀밭이 조금만 있어도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고, 실내에 상자텃밭이나 화분을 가꾸는 것도 정서 함양에 도움이 된다. 그래서 필자가 순천YMCA에서 근무할 때, 아파트에서 상자 텃밭 가꾸기를 하고 도심의 빈 땅은 텃밭으로 활용했었다.

앞으로 정원문화가 주택으로 퍼져 나가고, 정원을 가꾸는 사람들의 행복한 이야기가 많이 나올 것이다. 우리 집에도 시나브로 정원이 가꿔질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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