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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잘 아는 3대 거짓말
형근혜  |  hyounga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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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호] 승인 2018.03.22  11:4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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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근혜
더드림실버타운 대표

옛날부터 어른들이 자주하시는 말씀 중에 세상에는 3대 거짓말이 있다고 한다. 장사꾼이 밑지고 판다는 말, 처녀가 시집 안 간다는 말, 노인이 죽고 싶다는 말이다. 사실은 많이 남기고 팔고 싶은 것을 숨기는 것이고 시집가고 싶은 마음을 숨기고 싶은 것, 더 오래 살고 싶은 마음을 숨기는 거라는 걸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때때로 이런 말들이 거짓말이 아닌 줄 착각하고 대할 때가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얼마 전 입소상담을 하러 80대 노모와 아들이 찾아왔다. 어머니가 자꾸 아프다는 말을 하자 “어머니는 옛날 같으면 벌써 무덤 속에 있을 나이요. 이제 가셔도 호상이요. 이렇게 건강함서 뭘 그래 쌌소. 60도 안된 나도 맨날 약으로 살구마” 하신다.

노년기를 대비해서 모아놓은 재산도 없고 연금도 없는데 인지가 멀쩡한 80노모는 요양병원은 이래서 싫고 요양원은 저래서 싫고, 양로원은 또 이런 것 때문에 못 있겠다며 억대의 보증금을 내고 월 200만 원을 내야 하는 실버타운에 들어가고 싶다고 하신단다. 그런 어머니를 설득하느라 진땀을 빼는 아들을 보니 어머니 마음이 내눈에는 훤히 보인다.

“아무리 좋은 곳이 있어도 다 싫다. 나는 시설에 가지 않고 너랑 살고 싶단 말이다.” 어머니는 이 말씀을 하고 계신 것이다. 하지만 아들은 알면서 그러는 것인지 모르고 그러는 것인지 계속 어머니를 설득하느라 여념이 없다. “아이고 늙으믄 죽어야재 내가 뭔 영화를 보것다고 여직껏 산가 모르겄다. 오늘이라도 콱 떨어져 죽어뿔란다. 농약 좀 사갖고 오니라. 아이고…” 급기야는 두 분 다 얼굴이 벌게지고 곧 싸움이라도 날 듯한 상황이 벌어진다.

아직 본인이 생각하기에는 건강하고 치매도 전혀 없는데 자신을 시설로 보내려는 아들이 원망스러운 어르신의 마음이 보인다. 제때 밥 안 챙겨 줘도 좋고 용돈 많이 안 줘도 좋으니 한집에서 그냥 살고 싶다는 마음이 보인다. 시설에서 아무리 좋은 식사, 프로그램, 건강관리를 해 주어도 나는 너희 곁에 있고 싶다는 그 마음이 보여 안타깝고 또 안타깝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상황을 보아하니 어머니를 모실 형편이 되지 않는다. 다시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가시는 모자를 보면서 아들의 입장과 어머니의 입장을 모두 생각해 본다.

노년기를 보낼만한 경제적 대비를 해놓지 못했는데 몸은 아직 건강해서 장기요양 등급은 안 나오고 자녀들이 모실만한 형편은 되지 않는데 기초생활 수급자를 신청할 수도 없는 노인들은 오히려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치매라도 있으면 치매진단을 받고 요양시설에 입소할 수도 있지만 너무도 인지가 멀쩡해 이도저도 어려우면 자녀들에게 자칫 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노인들은 자신의 부모들을 모두 집에서 모시고 장례를 치렀던 세대들이다. 전쟁 속에서 살아남았고 어려움 가운데서 자녀들 키우며 모진 세월을 견뎌 내신 분들이지만 이제 세상은 변했고 많이 배운 자녀들은 부모님을 모실 상황이 되지 않는다. 억울하실 것이다. 부모는 열 자식을 키우지만 열 자식은 한부모를 못 모신다는 말처럼 배우자를 잃고 혼자된 노인은 이제 기댈 곳이 없다. 대부분의 입소자들은 자녀들에게 등 떠밀려 원하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시설에 오고 적응하는데 힘들어하다가 서서히 시설에 있는 것이 자녀들 눈치 보지 않고 훨씬 편하다고 받아들이신다.

그러나 이제는 스스로 노년을 보낼만한 곳을 먼저 알아보고 준비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 혼자 밥을 해서 먹고 화장실을 다니고 일상적인 신변처리가 가능하다면 혼자 살아도 큰 문제가 없겠지만 스스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느끼면 적극적으로 시설을 방분해보고 자신의 특성과 잘 맞는 시설을 알아보아야 한다. 시설마다 특성이 다 다르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시설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맘에 없는 죽고 싶단 말로 본심을 숨기기보다는 현실을 빨리 받아들이고 길을 찾아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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