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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의 용 세 마리
양동식  |  bushma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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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호] 승인 2018.03.08  15: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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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동식
    경희한의원 원장

작년 여름에 여수로 피서를 갔다. 잠자리가 바뀌어서 그런지 쉽게 잠이 들지 않았다. 그 덕분에 커튼을 걷고 휘황찬란한 밤바다를 실컷 구경했다. 아침에 일어나 시계를 보았더니 문자판 유리에 습기가 잔뜩 끼어있었다. 아직 바다 근처에도 가지 않았는데 무슨 일일까. 가만히 생각하니 그곳은 아름다울여麗, 물수水의 여수 즉 ‘물의 도시’가 아니겠는가! 휴가를 마치고 순천으로 돌아 왔더니 시계 유리에 맺혔던 습기가 저절로 없어졌다. 그것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적인 자연현상의 단면을 보여준 작은 사건이었다.

광양제철소에 근무하는 친구의 안내로 난생처음 무시무시한 용광로를 구경하게 되었다. 쇳물이 흘러나오더니 이내 굳어서 사찰의 들보보다 큰 쇳덩이가 되었다. 쇳덩이가 저절로 왔다 갔다 하면서 점점 얇아지더니 이윽고 둥근 코일로 감겼다. 그것은 신비한 마술을 보는듯 했다. 이곳의 땅 이름이 빛광光, 볕양陽이니 그것은 분명히 태양太陽이다. 오호라 그렇다면 여기는 ‘불의 도시’로구나.

희랍의 철학자 탈레스는 우주의 신비를 사색하다가 ‘만물의 근원은 물이다’라고 중얼거리다가 그만 웅덩이에 빠지고 말았다

20세기에 와서 소련의 생화학자 오파린은 <생명의 기원>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맨 처음 원시 바다에서 ‘코아세르베이트’가 생성되었고 이것이 생명체로 진화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웅덩이에 빠지기는커녕 노벨상을 받았다.

그런데 여수 및 광양과 함께 이웃한 순천은 도대체 무엇인가? 그냥 순할순順, 하늘천天이란 말인가? 동양 철학에 의하면 ‘천일생수天一生水’라고 했다. 하늘이 맨 처음에 물을 만들어 내었다는 것이다. 옳지. 비는 하늘에서 내리지 않는가! 그리고 빗물이 모여 바다를 이룬다.

불덩어리인 태양이 아무리 위용을 부릴지라도 그것은 순천 하늘 아래에 있다. 또한, 광양에서 만들어진 뜨거운 쇳덩어리를 식히려면 바닷물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생산된 코일은 바다에 뜨는 배에 싣고 세계 시장으로 퍼져 나간다.

그렇다면 순천은 무엇을 하는 도시인지 알아보아야 하겠다. 순천은 여수와 광양을 세계로 이어주는 교통의 중심지다. 순천에서 기차를 타면 서울, 광주, 부산, 여수 등으로 어디든지 갈 수 있다. 또한, 순천에는 우수한 교육기관이 많다. 국립순천대학교, 청암대학교, 제일대학교가 있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동부 6군의 수재가 모인다는 순천사범학교가 있었다. 여수와 광양과 순천의 중학교에서 수재들만 모여들어 입학했다. 그리고 교육 평준화 이전에는 순천고등학교로 전국 최고의 인재들이 다투어 찾아왔다.

순천은 문화적인 면에서도 다른 도시의 추종을 불허한다. 조현범이 1784년에 『강남악부』를 펴내었다. 이 책은 순천 지방의 숨은 사적을 시詩로 쓴 것으로 순천의 자랑이 아닐 수 없다. 어디 그뿐인가? 허의녕, 서정춘, 허형만 시인을 비롯하여 김승옥, 조정래, 서정인 등의 소설가를 배출한 고장이다. 그렇다. 순천은 ‘글의 도시’다.

여수, 광양, 순천은 청룡, 황룡, 흑룡으로 비유할 수 있는 세 마리의 용이 서로 다투지 않고, 동반 성장하는 형제의 도시다. 전남 동부권의 여수, 광양, 순천은 그 어떠한 정치 및 행정적인 강행이나 지역이기주의가 아닌 각각의 기능과 역량으로 공존해야 할 것이다.

오는 6월의 지방 자치단체장 및 의회 의원의 선거에서는 이러한 지역 특성을 잘 살려 나가는 역량을 갖춘 인물을 뽑아야 할 것이다. 세 마리의 용이라 부르는 ‘물의 도시’, ‘불의 도시’, ‘글의 도시’ 여수 순천 광양이여 서로 손잡고 영원무궁토록 발전할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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