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그리 사랑하지 않았나 봅니다.서슬 푸른 날 당신은 온화한 미소로 텔레비전을 채웠습니다. 엄마 잃은 내색도 않고 대통령 아빠 옆에 있을 때, 당신은 웃고 있었지요. 아빠를 잃고도 우는 모습은 보지 못했습니다. 그 후 웃음 뒤 언뜻 보이는 야릇한 눈매를 기억합니다.당신이 대학 선배였지만 잊혀진 얼굴이었기에 생각 한번 못했습니다. 더구나 당신의 의붓오빠가
나이 반백을 넘기니 심심찮게 죽음을 맞이한다. 부모세대의 자연사와 친구들의 병사는 죽음이 나의 지근거리에 있음을 실감케 한다. 일상은 관조할 수 있으나, 질병이나 죽음은 두렵고 생소하다. 낯선 두려움은 건강정보라는 미끼에 혹하기 쉽게 하고, 근심을 일상화한다. ‘무엇을 먹으면 어디에 좋다’, ‘이 연구로 이게 밝혀졌다’ 등의 정보나 지식은 곧바로 소비에 다
1. 자기연민에 잘 빠지며 술로써 이를 해결하려 한다.2. 혼자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3. 술 마신 다음 날 해장술을 마신다.4. 취기가 오르면 술을 계속 마시고 싶은 생각이 지배적이다.5. 술을 마시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면 거의 참을 수 없다.6. 최근 취중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7.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에 술이 해로웠다고 느낀다.8. 술로
바람이 분다. 구름을 비집고 내민 하늘 구멍에서 바람이 내려온다. 마른 나뭇가지에 바람이 친다. 바람은 단풍잎을 헹가래 치듯 밀어 올린다. 단풍잎의 비상은 땅으로 내리기 위한 준비운동이다.비가 내린다. 단풍잎 비가 내려온다. 바람을 쫓아 단풍잎은 땅을 쳤다 오른다. 이리저리 흩날리며 정처 없이 헤맨다. 아니다. 의도가 있다. 단풍잎은 달리는 차 뒤꽁무니를
내 친구 병우는 시쳇말로 엄친아였다. 빵빵한 집안과 수려한 외모에 1등을 도맡아 한 녀석에게는 모자란 게 없었다. 중년이 된 후에도 친구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해서 술자리를 마다치 않았다. 저번에 보니 코끝이 불그레하고 얼굴이 푸석했다. 매일 술 생각이 나고, 하루라도 거르면 찜찜해서 결국 자기 전에 술 한 잔을 들이켜야 잠이 온단다.병우에게는 병식이 없다무슨
1. 세수할 땐 받침대 위에 한쪽 다리를 올리거나 샤워로 세수, 세발한다.2. 양말, 스타킹, 바지는 앉아서 신고 입으며 보온 되는 속옷을 입는다.3. 오래 서거나 걷는 것, 오래 차를 타는 것은 피한다.4. 서 있을 땐 양다리에 같은 힘을 주고, 오래 서 있을 땐 턱진 데 한쪽 발을 올린다.5. 앉은 자세에서 설 때는 한쪽 다리를 세우고 천천히 일어선다.
어둑한 밤에 그분이 불쑥 내밀었을 때는 알지 못했다. 모양이 볼품없는 데다 여기저기 상처까지 나 있었다. 그리고 멀뚱하게 컸다. 지금까지 보아오던 것들보다 크면서도 한쪽이 뭉툭하게 튀어나왔다.그래서 나에게 준지도 모른다. 처치 곤란한 물건은 자기 품에서 떠나보내기 쉽다. 설령 그럴 마음이 없었을지라도, 꼭 자기 품에 간직하고자 작정하지 않았다는 것은 틀림없
이제 그만 쉬고 싶어 퇴직한 50대였다. 지난 여름 헬스장에서 땀을 흘리며 체력을 단련했고, 운동을 좋아해서 밖에 나가 열심히 땀을 흘렸다. 젊어서부터 귀에서 매미울음이 들렸고 청력도 약했다. 지난해부터 몸 관리를 한다고 보약도 먹었고, 어지럼증이 심하면 이비인후과에 가서 치료를 받았다. 그런데 찬바람이 불자 힘이 빠지고 머리가 무겁고 조이듯 아파왔다. 빙
최순실은 이제 사회정치적 생명이 끊어지려 한다. 박근혜 대통령의 명줄이 어떨지는 좀 더 두고 봐야겠다. 하루가 다르게 상황은 변할 것이다. 박통은 계속 꼬리를 자르려 할 것이고 다음에는 수족을 자르고 끝내는 몸통을 바쳐서라도 생명은 유지하려 할 것이다. 이제 곧 꼬리를 자르며 눈물을 흘리면서 사죄의 넋두리를 읊을 것이다. 상대가 배 째라며 버틸 때보다, 고
순천소식지, 예전엔 참 말도 많았다. ‘시장’ 홍보지인가, ‘시정’ 홍보지인가를 따지기도 했다. 선거법에 저촉되느냐 아니냐로 선관위의 심판을 받기도 했다. 시의회에서는 예산을 주느냐 마느냐로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고, 한때는 소식지 발간이 중단된 적도 있었다. 결국 시의회 소식을 게재하기로 합의하고 이런저런 말들이 잠잠해졌다. 순천 소식지가 이제 새롭게 변화
지자체가 발행하는 소식지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지자체 행정 홍보인가? 지자체장 치적 자랑인가? 광장신문 기획위원회는 바람직한 소식지 상을 알아내기 위해 타 지자체 사례를 통해 순천시 소식지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타 지자체 사례로는 경기도 의왕시, 전라북도 진안군, 전라남도 구례군 소식지를 선정하였으며 소식지 조례와 예산에 근거하여 비교하
그와 나는 별개이지만우리니까 같이 길을 걷는다.누구나 우리가 되는 그 곳엔반드시 길이 있었더랬다.순천만 뚝방 이슬이 내려앉은 곡선길을서걱서걱 걷는다.세상 시름을 잠시 벗어나는 호사가그 길에 있어그의 어깨를 토닥여 주길 간절히 소망한다.여명이 그려내는 하늘 그림이 변화무쌍하다.시인조차 되지 못하는 무력함이 감사할 따름이다.내 안에 차곡히 쌓여가는 자연의 에너
환자가 복용하는 약품의 부작용을 사전에 점검하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사의 활용은 미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약품을 처방 · 조제할 때 부적절한 약물을 미리 점검하는 시스템인 DUR(Drug Utilization Review; 의약품처방조제지원서비스)은 2010년 12월부터 시행하였다. 그러나 아직까지 DUR의 경고를 무시하고 임신부에게 처
아침 출근길에 만난 작은 애완견은 궁금한 게 참 많나보다. 땅에 코를 붙이고 킁킁거린다. 나무 밑동에 대고 냄새를 맡는다. 개의 냄새 수용세포는 약 2억 ~ 30억 개로 인간의 그것보다 40 ~ 600배 가량 많다. 개는 10 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서도 냄새에 반응한다. 동물의 후각에 비해 인간의 후각은 자연과 분리되면서 점차 퇴화했다. 하지만, 인간의
이미 여고생이었다. 어릴 때부터 야뇨증이 있었고, 지금까지 수련회 등 단체 활동을 전혀 못 했다. 민감한 성격에 마른 체형이고, 손발에 땀도 많았다. 생리가 불순하고, 패드를 할 정도는 아니지만 냉도 있다. 종합병원에서 꾸준히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기도 하였고, 좋다는 식품도 빼놓지 않고 먹었다. 하지만 여전했다. 마음마저 위축되고 동생을 대하는 것도 싫고
어제저녁 친구를 만났습니다.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자기 안에서도 모르게 해야 편타는군요.사람은 보상받기를 원하지요.그런데 대개 자기 마음에 찰 만큼 보상이 오지 않습니다.마음에 상처는 한 일 때문이 아니라그 뒤의 대가에 따라 생기는 경우가 더 많나 봅니다.자기 마음도 앞뒤가 다르니 힘들게 되죠.나의 행동 앞뒤가 서로 모르게 하기.전 힘들겠네요
요즘 병원에서는 칵테일 주사 요법이 유행이다. 피로회복이나 체력증진에 ‘마늘주사’, 미백효과와 피로회복에는 ‘신데렐라주사’, 피부가 백옥 같아진다는 ‘백옥주사’, 학원가에서 유행인 똑똑해진다는 ‘브레인 주사’ 등 각종 ‘○○주사’가 성행이다. 이들은 수액, 비타민, 영양제 등 여러 성분을 섞어 쓴다고 해서 ‘칵테일 주사’로 불린다.이런 주사들은 식약처의 허
하늘이 열렸다는 개천절. 다시 하늘이 새롭게 열리기를 빌며 하얀 저고리를 입고, 고 백남기 어르신의 분향소에 간다. 대통령이 선거 때 약속했던 쌀값 인상을 요구하며, 헌법에 자유롭게 하라는 시위를 했다. 멀쩡하게 걸어가던 고인은 이름도 살인적인 ‘물대포’를 맞고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직접 분사 금지’라는 경찰 내부지침마저 어긴 살인적 진압이었다. 경찰의
중년 이후 뼈가 약해지는 것은 자연스럽다. 단지 뼈만 약해지는 것이 아니다. 시력이나 청력도, 근육이나 관절도 약해진다. 몸만 약해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마저 약해진다. 젊었을 때에 비해 몸과 마음 모두 약해지는 것은 물이 아래로 흐르듯 자연스러운 현상이다.우리의 관심은 늙지 않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내는 것이다. 마음먹은 대로 몸을 움직이지
‘친환경 상생센터’에서 순천의 정을 나누자친환경 농산물은 ‘상품’ 아닌 ‘선물’ 이다친환경 농산물은 돈 주고 사 먹는 단순한 먹을거리가 아니다. 흔히 생각하듯, 비싸긴 하나 ‘안전하고 좋은’ 식재료, 그것만은 아니다. 친환경 농산물의 진정한 가치는 건강이나 안전을 넘어서, 우리의 아들딸을 위한 소중한 약속에 닿아있다. 우리의 후손에게 살아있는 땅과 깨끗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