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우
순천민들레하나한의원
원장

내 친구 병우는 시쳇말로 엄친아였다. 빵빵한 집안과 수려한 외모에 1등을 도맡아 한 녀석에게는 모자란 게 없었다. 중년이 된 후에도 친구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해서 술자리를 마다치 않았다. 저번에 보니 코끝이 불그레하고 얼굴이 푸석했다. 매일 술 생각이 나고, 하루라도 거르면 찜찜해서 결국 자기 전에 술 한 잔을 들이켜야 잠이 온단다.

병우에게는 병식이 없다

무슨 문제든 해결의 첫 단계는 그것이 문제임을 아는 것이다. 음주문제도 그렇다. 술에 대한 태도에 따라 음주문제의 해결 과정이 다르다. 충남의대 김종성교수는『알코올 환자의 병식에 대한 임상적 접근』이라는 논문에서 5개의 신념체계를 제시했다.

 

일반적으로 환자의 병식(병에 대한 인식)이란 ‘상황의 진정한 원인과 의미를 이해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한다. 즉 환자의 병식이란 문제 상황에 대한 객관적 이해와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 및 추진력으로 구성된다. 어떠한 중독이라도 병식이 있는 환자는 치료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병식이 없는 환자는 절대로 치료할 수 없다.

질병 치료의 첫걸음, 병식

대부분 정신질환자의 특징은 병식이 없다는 것이다. ‘나는 병이 없다.’거나 ‘병이 있지만, 주위 환경이나 가족 때문이다.’라는 인식은 치료가 매우 어렵다. 알코올중독이든 정신병이든 병식의 발달 수준에 따라 치료의 효과 차이가 매우 크다.

중요한 것은 환자가 아니다. 환자를 치료하고자 하는 사람이 어떤 대응을 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병식이 없는 경우에는 환자를 위해서라도 적극적이고 강력한 치료가 요구된다. 내 친구 병우에게는 병식이 없다. 병식이 없는 병우를 계속 방치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그래서 치료자가 중요하다. 강력한 처치가 시급하다.

순천민들레하나한의원 원장 이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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