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상생센터’에서 순천의 정을 나누자

친환경 농산물은 ‘상품’ 아닌 ‘선물’ 이다
친환경 농산물은 돈 주고 사 먹는 단순한 먹을거리가 아니다. 흔히 생각하듯, 비싸긴 하나 ‘안전하고 좋은’ 식재료, 그것만은 아니다. 친환경 농산물의 진정한 가치는 건강이나 안전을 넘어서, 우리의 아들딸을 위한 소중한 약속에 닿아있다. 우리의 후손에게 살아있는 땅과 깨끗한 공기와 오염되지 않은 물을 물려주기 위한 최소한의 양심이 친환경농산물에 담겨있는 것이다.

친환경 농산물은 끝없이 베푸는 자연, 땅과 물을 살리려는 농부, 도시의 윤리적 소비자를 서로서로 끈끈하게 맺어준다. 친환경 농산물의 생산과 소비는 미래세대를 위해 소중한 약속을 실천하는 작은 양심이다. 친환경 농산물은 곧, 또 하나의 상품이 아니라 생명, 그 자체이자 생명체를 성장시키고 보존하는 하늘과 땅의 ‘선물’이다.

그러나 지금의 친환경농산물은 구태의연한 ‘상품’에 불과하다. 일부 친환경 농산물 판매 업체에서는 일반 관행 농산물과 가공식품의 비중이 현저하게 높고, 판매 이외에 자연환경과 생산 농부에 대한 배려가 미흡하며, 사회 구조적 이슈에 대한 접근이 전무한 곳도 있다. 누가 어떻게 생산하였는지는 묻지 말고 ‘친환경이니 좋다’라는 허망한 이미지만을 소비하게 한다.

이제 친환경농산물 본연의 가치를 회복할 수 있는 유통체계의 건설이 필요하다. 생산과 소비 모든 부분을 연결하고, 농부와 소비자를 서로 믿고 함께 웃을 수 있는 직접 만남 방식, ‘얼굴 있는 거래’를 확대해야 한다.

‘친환경 상생센터’를 건립하자
순천은 도농 통합 도시다. 농촌과 도시가 서로 붙어 상생할 수 있다. 순천에서 친환경농산물 유통 사업은 ‘사람 살리는 공동체 사업’에 안성맞춤이다. 분리되어 흩어져 있는 순천사람을 묶는 이 사업은 ‘(가칭) 친환경 상생센터’의 건립으로부터 시작할 수 있다. ‘친환경 상생센터’는 순천의 때 묻지 않은 자연과 하늘의 뜻을 따르고자 애쓰는 농민과 사람 좋기로 이름난 순천 도시민을 연결할 수 있다. ‘친환경 상생센터’를 통해 친환경농산물이라는 ‘선물’이 오가는 손길을 맺어준다.

여기서부터 순천 공동체는 새롭게 만들어질 수 있다.

‘친환경 상생센터’에서는 첫째, 시청 내 여러 곳으로 분산된 순천 내의 친환경 농산물 생산 농가에 대한 지원 사업을 통합 관리한다.

둘째, 농협, 축협, 원협 등으로 분리되어 있는 친환경농산물 유통센터의 역할을 담당한다.

셋째, 교육 홍보사업이다. 특히, 시청과 교육청의 협력으로 학생들의 농촌체험을 기획, 실행한다. 자유학기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노작교육의 모범을 창출한다.

넷째, 순천 로컬푸드 사업은 여타 시의 유통 구조 개선의 일환이 아니라, 순천시 공동체를 일구는 사업으로 나아가도록 지원한다.

다섯째, 여러 곳에서 진행 중인 친환경농산물 직거래 사업을 지원한다. 이외에도 친환경농산물을 매개로 한 사람 사이의 아름다운 교류를 만드는 사업이 포함될 수 있다.

순천 사람의 연결이 목적이어야
친환경 농산물의 힘은 본원적 생존 수단인 먹을거리의 나눔에 기초한다. 친환경 농산물을 먹는 것은 하늘의 태양과 땅의 무수한 생명, 그리고 농부의 땀 모두를 먹는 것이다. 친환경 농산물의 유통 목적은 판매와 소비의 증진이 아니다. 친환경 농산물을 통해 순천 사람을 서로 이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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