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광장신문은 6.1 지방선거가 물고 뜯는 아수라 선거판이 아니라 '아! 그렇구나, 이 후보는 이런 생각이구나'라고 인정하고 알아가는 민주주의의 배움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후보에게 설문지를 배포하였다. 후보의 답변을 읽어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미소를 짓게 된다. 유권자의 알 권리를 위해 노력한 후보에게 박수를 보낸다. - 편집자 주

김재진

1977년 출생
진보당 소속
순천시 마선거구 시의원 예비후보
(전) 순천시노동상담소 소장
(현) 전국보건의료노동조합 광주전남본부 조직국장

 

진보당 소속 김재진 순천시 마선거구 시의원 예비후보
진보당 소속 김재진 순천시 마선거구 시의원 예비후보

1. 후보님의 출마 이유는 무엇인가요? 또한 언제부터 그런 생각을 품으셨나요?

기득권 정치를 깨고 싶어서 출마했습니다. 취업을 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고, 어렵게 취업한 일터가 비정규직이어서 차별과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평생 뼈 빠지게 일을 해도 자기 집 한 채 갖기 어려운 세상입니다. 사람들의 아우성이 천지를 울리고 있는데 거대정당 정치인들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듯 자기 이권에만 눈멀어 있습니다. 기가 막힌 노릇입니다.

저는 스무살 학생운동을 시작으로 30ㆍ40대에는 노동운동을 했습니다. 지난 26년 동안 3번의 구속을 감수하면서 기득권과 맞서 싸워왔습니다. ‘기득권을 깨고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저의 소신을 정치를 통해 현실로 만들기 위해 출마했습니다.

2. 당선 후 가장 중점적으로 실천할 1호 공약은 무엇인가요?

순천시가 고용하고 있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비정규직 문제는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입니다.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것은 노동자 개인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에 나쁜 영향을 끼칩니다. 개인에게는 빈곤과 좌절감을 주고, 지역 경제 측면에서는 소비를 위축시켜 자영업에도 악영향을 줍니다. 나쁜 일자리를 공공기관이 주도해서 양산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옳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경제 정책으로도 현명하지 못한 선택입니다.

순천은 인근 광양 여수와 비교할 때 좋은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제조업과 건설업이 활발한 두 지역에 반해 순천은 이렇다 할 산업기반이 부족합니다. 순천시는 산하 기관과 시설에 비정규직을 없애고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러한 정책은 특히 청년과 경력단절 여성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3. 의회 내 비공개 간담회에 대한 생각을 밝혀주세요.

솔직히 말하면 저는 초선 도전자이기 때문에 의회에 어떤 비공개 간담회가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것이 공개와 투명성의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면 단호히 반대하고 개선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4. 기후위기 시대에 대응한 지방 의회의 최우선 실행 대책은 무엇인가요?

총체적 위기입니다. 국제적, 국가적 대안 마련이 시급합니다. 기술적 대안보다 철학의 전환이 우선되어야 할 문제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경쟁의 탈피, 생산과 소비의 균형을 이루는 전 지구적 전환이 필요합니다. 지방 행정의 측면에서 보면 ‘쓰레기 재처리 시설 도입’, ‘재생에너지 저변 확대’, ‘전기차 보급과 인프라 구축’ 등 탄소 배출 감소를 위한 여러 기술적 대안들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와 더불어 기후위기와 관련한 전 시민 교육시스템을 구축하고 실행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철학의 전환을 가져오지 않고 기술적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시가 생태환경교육 프로그램을 유관단체와 함께 만들어서 이를 초, 중, 고 학생들과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순천시 생태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조례』가 현실화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시민과 함께 지속가능한 생태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5. 직전 시•도의회에 대해 계승할 점과 바꿔야 할 점을 한가지씩만 얘기해주세요.

2020년 시·도의회에서 농민수당 조례가 제정되었습니다. 비록 금액은 많지 않지만 의미는 적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농업은 국가 기간산업임에도 불구하고 농업의 주체인 농민들은 비 국민 취급을 받아왔습니다. 농민수당 조례 제정을 통해 미약하나마 농업에 대한 국가적 책임, 농민의 사회적 기여에 대한 보상이 이루지기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진보당이라는 소수정당이 주민발의로 시작하였지만 결과적으로 의회의 동의로 조례가 제정되었다는 점에서 이러한 좋은 선례는 계승되어야 할 일입니다.

바꿔야 할 점은, 의회의 고유 기능인 집행부 견제기능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합니다. 뇌물수수, 중도사퇴, 개발 특혜 의혹 등 순천시장들의 연이은 비행으로 순천은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시장의 비행이 한 번 있었다면 개인의 문제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이런 일이 반복된다는 것은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민주당 소속 의원이 자신의 공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당 시장을 비판하고 견제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민주당 1색의 의회는 비판과 견제가 어려운 구조입니다. 결국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부패 할 수 밖에 없다’는 말이 현실로 증명된 것이지요. 의회 구성을 다양하게 바꿔야 합니다. 중대선거구제 논의가 이루어진 배경도 거기에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선거구 획정 논의에서 중대선거구제가 도입되지 못한 것은 아쉬움이 큽니다.

6. 순천이 당면한 과제들 중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에 관한 해결 방안도 말씀해주세요.

민생문제 해결입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일자리 문제이고, 비정규직 문제입니다. 앞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이 문제는 자영업자들의 수입과도 연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강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경제지표들이 대단히 우려스럽습니다.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금리도 오르고 있습니다. 가계대출이라는 외줄에 의지하고 있는 많은 시민들의 삶이 위기에 처한 상황입니다. 물론 중앙 정부차원에서 근본적 해법이 나와야 하지만, 지방정부라고 손놓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순천시 주도로 비정규직을 없애고 고용이 안정된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또한 사회복지망을 촘촘하고 튼튼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경제위기가 오면 노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은 더 큰 타격을 받게 됩니다. 지역공동체를 튼실하게 만들어서 위기를 슬기롭게 넘어야 합니다.

7. 지역 언론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지역 언론이 활성화 되어야 진정한 풀뿌리 정치가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시민들의 목소리가 공론의 장에서 활발하게 토론되고 제기될 수 있어야 민의가 정치에 반영되고, 정치가 기득권의 이권추구 수단으로 변질되지 않는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그러나 우리 지역의 상황은 많이 아쉽습니다. 그동안 몇몇 뜻 있는 지역 언론인들이 제대로 된 언론을 만들기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그분들의 희생과 헌신에도 불구하고 지역 언론 환경은 척박하기만 합니다. 언론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정작 언론을 키우기 위한 노력은 없습니다.

시민의 목소리에 담아내고,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건강한 언론 환경을 하루빨리 만들어야 합니다. 1당 독점 기득권 정당은 건강한 지역 언론의 성장을 바라지 않는 것 같습니다. 기득권을 공격하는 언론이 달갑지 않겠지요. 김재진과 진보당은 지역에 건강한 언론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꼭 찾겠습니다. 그것은 분명코 순천 정치발전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8. 후보님을 동식물 중 하나로 비유한다면 무엇인가요? 그 이유는?

당산나무가 되고 싶은 어린 느티나무입니다. 오뉴월 따가운 햇볕을 맞으며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느티나무 그늘 아래 잠시라도 쉬어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직은 그늘이 너무 작아서··· 미안합니다^^

9. 오늘 아침에는 몇 시에 일어나셨나요? 매일 이 시간에 일어나시나요?

4시에 일어났습니다. 교대근무 1근 출근하시는 분들께 인사드리기 위해 4시에 일어나서 5시까지 출근하는 노동자 시민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10. 최근 한 달 동안 가장 맛있게 드신 음식은 무엇인가요?

3월 달에 농촌 봉사활동을 다녀왔습니다. 농사일은 무슨 일이든 너무 힘듭니다. 오전 내내 논에 물길을 내느라 삽질을 하고 점심을 먹었는데, 메뉴는 두루치기 백반, 그야말로 꿀맛! 삽질하고 먹는 점심은 미슐렝 가이드에 나온 식당도 못이겨요 ㅎㅎㅎ

11. 지난 1년간 가장 행복했던 시간은 언제였나요?

작년 12월 31일 순천만국가정원 노동자 집단해고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연말연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 했는데, 3일 동안 해고 노동자들과 함께 시의회 회의실에서 철야농성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가족들과 함께하지 못한 안타까움도 있었지만 3일만에 전격적으로 순천시와 해고자 복직 합의를 이끌어냈습니다. 해고자 분들이 너무 기뻐하시고 “도와줘서 고맙다”고 말씀해주셔서 마음 속 깊이 ‘내가 이 일을 하기를 잘했구나’ 하고 보람되고 행복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12. 기억하고 있는 좋은 글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통혁당 장기수이신 고 신영복 선생님 책에서 본 글입니다.

머리 좋은 것이 마음 좋은 것만 못하고/ 마음 좋은 것이 손 좋은 것만 못하고/ 손 좋은 것이 발 좋은 것만 못합니다./ 관찰보다는 애정이,/ 애정보다는 실천이,/ 실천보다는 입장이 더욱 중요합니다./ 입장의 동일함,/ 그것은 관계의 최고 형태입니다.

13. 시민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신가요?

지난 26년 약자들의 편에서 기득권에 맞서 뜨겁게 살아왔습니다. 그 과정에 상처도 많이 입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포기하지 않고 ‘땀흘려 일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겠다’는 소신과 의리를 굳건히 지켜왔습니다. 저는 자신 있습니다. 기득권 정치를 깨고 새로운 정치의 문을 활짝 열겠습니다. 저에게 기회를 한 번 주십시오. 항상 시민의 편에서 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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