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포항에서 현장 도장 작업중인 말뚝강관들 (제공=환경연)
화포항에서 현장 도장 작업중인 말뚝강관들 (제공=환경연)

순천시에서 진행 중인 화포항 어부십리길 조성사업에 사용된 강관도장이 엉터리로 진행되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현재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순천만 갯벌에 엉터리로 도장된 강관 말뚝을 설치할 경우 언제 부식되어 생태계를 파괴할지 모른다는 주장이다.

순천환경연합(이하 환경연)에 따르면, “공사시방서를 무시하고 제멋대로 작업했다”라며 부실시공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총 4차례의 도장작업 중 3차례는 공장에서 하게 되어 있으나 현장에서 진행한 점 ▲공사 중 철근콘크리트 등의 폐기물이 바다에 유기된 점 ▲도막의 두께에 대한 품질검사서 존재 유무 등에 관해 부실시공이라고 의혹을 제시했다.

환경연은 “실제 시방서 상에는 3회 공장도장을 마친후 강관을 현장으로 운반하여 마지막 작업만 진행하게 되어있으나 4차례 모두 현장에서 도장작업이 이루어졌다. 더불어 5℃이하에는 도장을 하지 않아야 한다라고 되어있으나 겨울철에 진행하여 제대로 도장이 되었는지도 의문이다”라고 밝혔다. 

갯벌쪽으로 버려진 폐콘크리트 더미(제공=환경연)
갯벌쪽으로 버려진 폐콘크리트 더미(제공=환경연)

또한 “도장에 대한 전문가가 입회하여 절차에 대한 감리서, 품질검사서 등이 작성되어야 했으나 없는 것으로 안다. 폐콘크리트도 처리 비용이 책정되어 있으나 갯벌쪽으로 유기되어 있었다”라며 순천시의 관리·감독 부재에 대해 강도 있게 비판했다. 

 

이에 순천시 관계자는 “스프레이 방식이 아닌 롤러 방식으로 도장을 진행했다. 롤러의 경우 현장에서 도장해도 된다. 비산먼지 흡입기, 가림막 등을 설치하여 위법 사항은 없다. 도장 품질검사서는 신청해 놓은 상태이다. 감리서는 찾아보겠다”라고 말했다. 또 “관리·감독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못한점은 다소 인정한다. 폐콘크리트 처리 는 바로 시정조치를 취했다”라고 밝혔다

허나 페인트 제조사 기술팀에 따르면 “사용된 페인트는 세라믹계 도료이기 때문에 롤러 작업이 힘들다. 세라믹 입자가 포함되어 있어 롤러로 작업시 균등하게 도포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또한 방청 및 부식방지 효과에 대해서도 “일반적으로 수중에서 사용하는 페인트는 아니다. 교량용이라고 나와 있으나 교량 하부가 아닌 상부에 사용하는 도료이다. 만약 사용한다면 기존보다 두배에서 세배정도 두껍게 사용해야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공사업체인 신양종합건설로부터 하도급을 받아 도장을 진행한 한국콘젝트시스템 대표는 “스프레이로 공장에서 도장하는게 더 편하고 저렴하다. 하지만 당시 강관납품업체 여건이 되지 않아 현장에서 롤러로 도장했다. 시방서는 권장 사항이며 현장 상황에 따라 작업은 변경될 수 있다”라며 “스프레이 도장을 권장하는 것은 도막의 두께가 균일하게 나오기 때문이다. 롤러로 수회에 걸쳐 도장을 진행해 실제 시방서보다 도막이 두껍게 처리되었다. 차후 방식시트까지 작업하면 4배에 달하는 부식방지 효과가 있다”라고 말했다.

또 “10월, 11월, 12월 초까지 작업했기 때문에 5℃이하로 내려간 적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세라믹계 도료 사용에 대해선 “설계사에서 설계해 놓은대로 작업만 진행했을 뿐이다. 아마 땅속에 박혀있는 부분의 경우 부식이 현저히 느려지므로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

공사 시방서 중 말뚝강관의 페인트 작업에 대한 내용 (제공=환경연)
공사 시방서 중 말뚝강관의 페인트 작업에 대한 내용 (제공=환경연)

환경연은 “유네스코로 지정된 순천만 갯벌에 언제 부식될지도 모르는 강관을 박는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어촌 주민들의 수익을 증대하고 어촌 정주환경을 개선하고자 진행된 어촌뉴딜300 사업취지에 무관한 대규모 토목공사는 지금이라도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감사청구까지 했으나 공사를 강행하는 순천시의 배짱이 의심된다”라며 특정업체에 특혜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위법 사항에 대해 경찰 고발도 고려중이다”라고 밝혀 당분간 어부십리길에 대한 갈등은 지속될 예정이다.

순천환경운동연합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2일까지 ‘순천만 갯벌 어부십리길 조성사업에 대한 시민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첫 번째 문항 결과. (제공=순천환경운동연합)
순천환경운동연합이 지난해 실시한 ‘순천만 갯벌 어부십리길 조성사업에 대한 시민 설문조사’결과 (제공=환경연)

한편 지난해 9월 순천환경운동연합에서 실시한 어부십리길 조성과 관련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순천시민 90%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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