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24일, 2만여 명이 ‘자본주의 체제 전환, 기후 불평등 해소, 기후정의’를 외치며 서울로 모여 ‘924기후정의행진’을 한다. 그에 앞서, 9월 23일 금요일에는, 청소년 기후행동도 “#우리도 위기가 보여” 923기후파업 슬로건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위기를 정의하고 마주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 타인에 의해 대변되는 것이 아닌, 청소년 스스로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주체성을 드러내며 용산역부터 대통령 집무실까지 행진하며 기후파업을 한다.

924기후행동 참여선언 기자회견(전남동부지역본부 앞)
924기후행동 참여선언 기자회견(전남동부지역본부 앞)

2019년부터 9월이면 세계 각지에서 기후 행동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어왔다. 글로벌 기후 파업, 혹은 ‘세계 기후정의를 위한 행동의 날’이라 불린다. 기후행동은 스웨덴의 그레타 툰베리가 2018년부터 매주 금요일에 진행한 ‘기후를 위한 결석 시위’에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면서 시작됐다.

한국에서도 2019년 전국에서 7,000여 명의 시민들이 ‘기후위기 비상행동’을 촉구하며 국회와 정부, 대기업에게 기후위기 대응 대전환을 요구했다. 그결과 2020년 국회는 기후위기 비상상황을 선언하고 대응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후 정부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2021년 5월 ‘2050탄소중립위원회(이하 탄중위)’를 설립하고, 8월 말에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이하 기본법)’이 제정되었고 이 법에 따라 탄소중위는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가 되었다. 이 기본법은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기준 35% 이상’으로 규정하고 구체적인 것은 시행령으로 미루었다.

정부는 기후위기의 현실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대응하기보다는 자본의 이익을 대변하며 ‘녹색성장’ 등 ‘성장의 계기’로만 기후위기를 이야기한다. 전 세계 곳곳은 기후재난이 벌어지고 있는데 정작 대규모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기업들은 새로운 시장, 새로운 돈벌이 기회로 삼고 있다. 924기후정의행진은 지금까지 정부와 기업이 이끌어왔던 ‘기후위기 대응’ 논의를 거부한다. 그들의 논의는 ‘그린워싱(Greenwashing)’이며 불평등을 가속화하며 정의롭지 못하다.

정부와 기업이 녹색성장을 말하는 사이 최근 신림동의 반지하에서, 포항의 지하 주차장에서 시민들은 죽음으로 기후재난을 직면하였다. 폭우로 강남 일대 아파트가 잠겨 전기가 공급되지 않자 부유한 사람들은 인근 호텔로 임시 거처를 옮기는 불편함을 감수하거나 고가의 승용차들이 침수되어 경제적 피해를 발생시켰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목숨을 잃는 재난으로 그 피해의 강도는 비교할 수 없다.

지난 정부에서 탄소중립 선언이니 탄소중립위원회 발족이니 하며 담론은 있었는데, 지금 정부에서는 아예 담론조차 실종됐다. 재생에너지 예산은 삭감되고 지난 정부의 태양광 발전사업은 먼지떨이 감사로 억압하고 있다. 심지어 “기후 문제 다루는 정부의 모습은, 지난 호우로 일가족 3명이 숨진 반지하 집 바깥에서 우산을 쓰고 쪼그려 앉아 있는 대통령을 닮았다. 꼭 구경꾼 같다.”라고 조현철 신부님의 오피니언 발언에 수긍이 간다.

온실가스를 다량으로 배출한 부유한 국가와 기업들이 기후 위기를 ‘기술’로 ‘그린뉴딜’로 모면하자면서 탄소 감축을 회피하는 사이 세계 곳곳은 가뭄과 홍수, 산불로 피해를 입고 있으며, 파키스탄은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겼다. 이로 인해 1,500명이 넘는 사망자와 1천600만 명의 어린이들이 피해를 받았으며 50만 명이 넘는 기후난민이 발생했다. 직접적 피해에서 잠시 벗어난 다수의 파키스탄 사람들은 수인성 질병과 영양실조로 오늘도 엄청난 고통 속에서 버티고 있다.

전남녹색연합 우리동네 기후행동 서포터즈 기후선언 띠잇기
전남녹색연합 우리동네 기후행동 서포터즈 기후선언 띠잇기

“기후위기는 본질적으로 불평등하고 부정의하다.”

기업들은 화석연료와 생명파괴를 기반으로 성장한다. 즉 현재의 자본주의 체제는 본질적으로 불평등하고 부정의하다. ‘기후정의’는 현재의 자본주의 체제를 종식하고 기업과 자본·부유층의 이윤 축적과 자원 착취를 강력하게 규제하고 재분배를 강화해서 모든 불평등을 끝내야 한다고 말한다.

‘924기후정의행진’은 환경과 노동, 교육, 종교, 여성계 등 400여 개의 단체와 2,500여 명의 추진위원이 모인 ‘9월 기후정의행동’이 행진을 기획했다. 우리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 모여서 ‘자본주의의 무한 성장체제를 끝내고 탈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요구하며 자본주의 체제의 전환을 촉구하기 위해 서울로 향한다.

하지만 서울시와 경찰은 우리의 입을 틀어막기 위해서 광화문 광장과 도로를 내주지 않고 있다. 무엇이 두려운 것일까? ‘924기후정의행진’은 서울 시청역 인근 일대에서 이루어질 예정이다. 제주를 제외한, 모든 광역시도에서 924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하기 위해 서울로 모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기후위기 전남비상행동’에서도 버스를 임대해서 사람을 모으고 있다. 대전은 무궁화호 한 차량의 전 자석을 빌려 사람을 태워 서울로 모이겠다고 한다. 수도권의 모든 거리, 지하철과 전철역에 ‘924기후정의행진’을 알리는 포스터를 붙여 시민들에게 알리고, 광화문 사거리를 비롯하여 곳곳에서 ‘오픈 마이크’ 거리 연설을 열어서 시민들에게 함께 참여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 시민들과 농부들, 노동자들은 지난 8월 24일(D-30) 부터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기후위기를 인식하고 기후정의 행동을 다짐하는 기후선언 잇기에 동참하거나 풀뿌리 단체와 시민, 학생들이 924기후행진에 참여하겠다고 인증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고 있다. 우리는 전국 곳곳에서, 세계 곳곳에서 기후정의를 외치며 큰 물결을 이뤄내야 한다. 무엇보다도 지금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한 사람의 참여와 사회적 공감 확대’이다. 우리는 기득권 세력이 휘두르는 압력으로부터 서로를 돌보며 유연한 태도로 ‘924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한다.

전남녹색연합 우리동네 기후행동 서포터즈 기후선언 띠잇기

“우리의 목표는 확고하다. ‘기후 불평등 해소, 기후정의’ 사회적 힘을 만드는 것”

우리의 목표는 확고하다. 924기후정의행진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탈석탄법 제정 촉구 등 다양한 입법 운동도 가능하겠지만 924기후정의행진의 확고한 목표는 사회적 힘을 만드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텀블러를 사용하며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우리가 ‘할 일을 다 했다’고, ‘개인의 실천으로 기후위기의 책임을 나누고 있다’고 그 이상의 행동을 실행하기를 주저해서는 안 된다.

자본주의의 편승하여 저들끼리 이익을 나누는 불평등을 만들어 내는 제도정치와 관료주의 사회에 ‘체제 전환’과 ‘기후정의’를 요구하는 사회적 힘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확고한 목표이다. 우리는 최소 2만 명 이상이 서울에 모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또 노력하고 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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