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본지는 기획시리즈 ‘순천 청년들이 사는 진솔한 이야기’(청사진)을 연재한다. 순천에 사는 청년, 순천을 떠난 청년, 순천으로 온 청년들을 만나 살아가는 이야기를 싣는다. 여섯 번째로 청년사업가인 박유진(38) 씨를 지난 11일 로컬앤컴퍼니 사무실에서 만났다.

순천을 좋아하세요?

많은 이들이 순천을 살기 좋은 도시라고 말한다. 그런데 왜 살기 좋은지, 무엇이 좋은지를 물으면 말문이 막힌다. 좋은 데 이유가 있어?

있다.

청년사업가 박유진씨
청년사업가 박유진씨

로컬앤컴퍼니 대표 박유진 씨는 순천에서 태어나고 살아온 순천사람이다. 사업을 하기 전에는 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했다. 학교와 지역의 공방이 연계하여 다양한 체험 교육을 제공하고, 지역 문화를 교육 소재로 이용하기 위해 순천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박 대표는 순천을 공부하면서 순천이 자연환경뿐 아니라 역사, 문화 등 매력이 많은 도시임을 새삼 알게 됐다. 이를 브랜딩하고 콘텐츠화하면 재미있겠다 싶어서 2020년에 문화기획사 로컬앤컴퍼니를 설립했다. 당해 열린 ‘2020 전국사회혁신가 대회에서 에코백챌린지로 대상을 탔다. 박 대표는 로컬앤컴퍼니는 지구와 순천을 사랑하는 회사라고 소개했다.

전국 대학교에 사진학과가 세 곳밖에 없었을 때 그중 한 곳이 순천대학교였다. 순천대학교에 사진예술학과, 만화애니메이션과, 영상디자인학과 등의 전공이 있어 순천은 문화예술 관련 산업 기반이 탄탄하다. 순천글로벌웹툰센터, 영상미디어센터 등은 이런 인적 자원을 잘 활용하고 있는 좋은 사례다. 순천은 창작하기에 좋은 곳이다라고 말하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또한 박 대표는 농업회사법인()순천만갈대나라에서 청년기획가로도 활동한다. 전 국민이 사랑하는 순천만 갈대밭은 관리를 위해 매년 묵은 갈대를 베야 하는데 박 대표는 베어낸 갈대로 퇴비, 건축자재, 반려동물용품, 포장재 등으로 상품화하는 것을 제안하고 기획한다. 이를 위해 논문과 같은 학술 자료를 찾아보는 것은 기본, 집 마당에서 갈대를 직접 말려보고 막걸리도 손수 담가 보는 등 대상을 다각도에서 탐구한다.

체계적인 회사 경영을 위해 사이버대학원에도 다닌다. “경영학을 공부하면서 사고 체계가 확 달라졌다. 사업의 기본 이해 없이 창업했기 때문에 공부가 사업에 엄청나게 도움이 된다. 석사과정을 마치면 박사과정에 진학할 계획이다라고 말하며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자기 계발과 더불어 국가나 지자체의 지원사업을 활용하는 것도 사업 운영에 필요한 지혜다. 박 대표는 지원사업을 통해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 자본이 많지 않은 사업가와 창작자의 위험부담을 덜어 준다. 지원사업은 경험을 쌓는 기회이지 수익사업이 아니다. 이런 접근은 제대로 하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라고 하며 지원사업의 부정적 인식을 꼬집었다. “사업이 목적에 맞게 수행되도록 진행 과정 모니터링 및 멘토링을 함께 지원하면 좋겠다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사업 초기에 받은 멘토링, 컨설팅을 통해 알게 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만남을 일회성으로 넘기지 않고 관계를 이어나가는 것도 사업의 내실을 다지고 확장하는 데 필요하다라고 하며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야 사업이 더 잘 된다. 승자만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경쟁을 통해 함께 성장하고 상생하는 사업을 하고 싶다라는 소망을 나타냈다.

박 대표는 다른 지역에서 오히려 순천의 매력에 주목하고 있다. 서울에 가야 성공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면 지역에도 사업 거리와 함께할 인재가 많다. 순천은 사업하기 좋은 도시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취재 내내 긍정적 기운을 발산하는 박 대표는 원래도 순천을 좋아했지만 알고 나니 사랑하게 됐다고 한다. 스스로 순천뽕에 취해 있다고 말하는 그녀에게서 순천 이야기를 듣고 취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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