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본지는  기획시리즈 ‘순천 청년들이 사는 진솔한 이야기’(청사진)를 연재한다. 순천에 사는  청년, 순천을 떠난 청년, 순천으로 온 청년들을 만나 살아가는 이야기를 싣는다. 세 번째로 전주에서 온 대학생 조현강(24) 씨를 지난 11일 순천YMCA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11일 순천YMCA에서 대학생 조현강 씨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순천광장신문
지난 11일 순천YMCA에서 대학생 조현강 씨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순천광장신문

대학생 조현강 씨는 고향 전주에서 순천으로 삶터를 옮겼다. 대학교에 다니기 위해서다. 그는 지난해 봄, 군 복무를 마치고 기계공학과에 복학하며 순천으로 왔다. 하지만 다시 돌아온 대학에서의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코로나 19 감염증 유행으로 모든 수업이 비대면 수업으로 바뀌면서다. 그는 지난해를 떠올리며 “비대면 수업은 지금까지 들은 수업 가운데 최악”이었다면서 고개를 저었다. 온라인 강의 동영상 질이 형편없었기 때문이다.

학사지원과에 건의하기도 했지만 크게 나아지는 건 없었다. 그는 ‘대학생활이란 게 대체 뭘까’라는 회의감이 들기도 했다며 회상했다. 그는 한 학기를 다니고 다시 휴학했다.

고교 때 이과를 전공해서 기계공학과에 진학한 이유를 묻자 그는 “취업률이 높은 학과를 골라 대학에 진학해, 졸업까지 버티다 취업하면 될 거라고 생각했다”라고 답했다. 그는 공부 자체가 재미없는 게 아니라 재미없도록 교육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휴학 이후, 그는 진로에 대해 고민하다 올해 경영학과로 전과했다. 그는 경영학이 실용적인 학문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이와 함께 그는 대외 활동으로 눈을 돌렸다. ‘사이버 대학 생활’ 대신 그동안 해보지 못 한 일에 도전해보자는 생각에서다. 직접 찍은 영상으로 짧은 영화를 만드는 30초 영화제, 아파트 로고디자인 공모, 한국장학재단 멘토·멘티 프로그램 등에 도전했다.

봉사활동에도 뛰어들었다. 대학교 졸업에 필요한 봉사시간을 채우기 위해 가입한 YMCA 동아리에서 올해 회장까지 맡았다. 그는 사회단체인 순천YMCA와 연계활동을 진행해오다 몇 달 전 숙소를 소개받아 현재 거주지를 옮겼다.

그에게 하고 싶은 일에 대해 물었을 때 돌아온 답은 “진학에서 취업으로 이어지는 획일화된 구조를 바꾸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는 “코로나19 유행으로 어떤 일에도 변하지 않을 것 같던 세상이 멈추기도 한다”라고 하면서 “바뀌지 않는 것은 없다. 나도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떤 일이든 남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스스로 원하는 걸 선택해야 한다”라고 말하며, 같은 고민을 하는 청년에게 스스로 원하는 길을 선택하도록 도와주는 ‘멘토’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하지만 “도와주는 방법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라고 하면서 “지금 내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공부와 봉사활동을 열심히 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순천살이에 대해 묻자 그는 “시민으로서 살기 좋은 곳”이라고 답했다. 다만 전주에서도 살기 좋은 곳이라고 느꼈다는 것이 그의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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