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순천대학교 박물관 '세계유산 선암사' 특별전시회 열어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순천 선암사의 불교문화재 120여 점이 국립순천대학교 박물관(관장 강성호 교수)으로 우여곡절 끝에 사상 처음 나들이를 나왔다. 지난 23일 오후 2시 박물관 1층에서 내외빈이 참석한 가운데 '세계유산 선암사' 특별전시회가 시작되었다. 이번 전시회는 선암사 분규의 두 당사자인 한국불교 태고종과 대한불교 조계종이 공동 주최자로 참여하여 ‘화쟁’의 의미를 더했다. 화쟁은 ‘화해하고 회통하는 것’으로 불교에서 중시하는 갈등 해법 사상이다.

특별전시회를 기획 총괄한 직전 순천대 박물관장 이종수 교수(순천대 사학과)는 “조계종 태고종 선암사 양측에서 합의를 해서 문화재들을 다 내올 수 있었다는 점이 가장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많은 문화재들이 선암사 내 성보박물관에 있지만, 안으로 들어가려면 조계종 열쇠와 태고종 열쇠 모두 열고 들어가야 한다. 두 종단의 분규로 선암사 성보박물관은 10년 가까이 휴관 상태다.

특별전시회는 선암사 성보박물관이 폐쇄되고 시민의 관람이 제한된 상황에서, 문화재의 보존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이종수 교수는  “선조들이 남긴 불교문화재는 불교인만의 것도 아니고 순천 시민만의 것도 아닙니다. 이제부터라도 잘 보존하여 후세에게 물려주어야 합니다”고 강조했다. 정선유 학예사는 “선암사 수장고를 들어가 보았는데 많이 열악한 상황이었습니다. ‘33조사도’는 보물이에요. 불화 연구자 입장에서는 관리가 잘 돼야 되는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조금 허술하게 관리되는 것 같았습니다”라며 안타까워 했다. 선암사 성보박물관 관장 도산 스님은 선암사 소장 문화재가 ‘훼손이라고 말할 정도는 아니다’라면서도 “문을 잠가 놓고 한달에 한두 번 여니 상태가 좋지 않다. 개관한지 20년이 넘었으니 신축을 생각하고 있다”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강성호 박물관장은 “세계유산 선암사는 불교문화재들을 소장하고 있음에도 오랫동안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이번에 선암사를 대표하는 보물들을 특별히 엄선하여 대중들이 선암사의 문화재를 관람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선암사의 역사와 불교문화에 대한 대중들의 이해도를 높이고, 순천의 불교문화를 살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라고 전시 의의를 밝혔다.

◎ 전시일정 : 2023. 3. 23 ~ 10. 27

◎ 전시장소 : 국립순천대학교박물관 2층 전시실

◎ 전시유물 : <선각국사 도선 진영>, <대각국사 의천 진영>, <33조사도>, <선암사 동종>, <삼층석탑 사리장엄구> 등 보물 5점과 <금동관음보살좌상>, <금동은입사향로>, <선암사중수비(탁본)> 등 전남 유형문화재 3점 등 총 127점

금동관음보살좌상. 아래에서 올려볼 때 은은한 미소가 더욱 돋보이는 선암사 금동관음보살좌상 (제공=국립순천대학교박물관)
금동관음보살좌상. 아래에서 올려볼 때 은은한 미소가 더욱 돋보이는 선암사 금동관음보살좌상 (제공=국립순천대학교박물관)
중창건도기. '대각국사중창건도'는 조선 후기에 그려진 사찰도로, 선암사의 고려시대 가람 배치와 형태를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제공=국립순천대학교박물관)
중창건도기. '대각국사중창건도'는 조선 후기에 그려진 사찰도로, 선암사의 고려시대 가람 배치와 형태를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제공=국립순천대학교박물관)
선암사 전경.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산사(山寺), 한국의 산지승원' 일곱 사찰 중 하나인 선암사는 통일신라시대에 건립된 3층 석탑과 30여 동의 전각, 산내 암자등을 포함한다. (제공=국립순천대학교박물관)
선암사 전경.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산사(山寺), 한국의 산지승원' 일곱 사찰 중 하나인 선암사는 통일신라시대에 건립된 3층 석탑과 30여 동의 전각, 산내 암자등을 포함한다. (제공=국립순천대학교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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