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초(福壽草)는 얼음을 뚫고 나와 가장 일찍 봄을 알리는 꽃으로 얼음새꽃이라도 부른다.

꽃 이름에 복을 누리고 오래 살라는 기원이 들어있어 꽃말은 영원한 행복이다.


복 수 초

 

                                 이윤숙

 

답답하고 기나긴 어둠 속에서

차가운 얼음벽을 향하여

간절하게 노크하던 어느 날

따스한 햇살 한 조금 만나고

 

황금 잔에 황금물결의 꿈을 꾸며

고생 끝 행복 시작이라고

만세 부르며 기지개 켰지만

 

찬바람에 뺨을 맞고 하얀 눈에 오들오들

차라리 낙엽이불 속이 좋았구나.

다시 얼음이 되었다가도

 

황금 잔에 숨어있던 뜨거운 가슴은

눈을 녹이며 서서히

복에 겨워 견뎌야할 황금물결로 출렁인다.

 

나뭇가지에 움트는 새싹이 들썩이고

구름그림자 넘어가는 저산도 들썩인다.

내 가슴에서 환한 것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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