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와룡 산지습지 30번째 국가 내륙습지보호지역 지정

순천시 와룡동 산지습지에서 자주땅귀개, 삵, 하늘다람쥐 등 멸종위기종이 살고 보전 가치가 높다는 판단에 따라, 환경부는 지난 12월 30일 자로 30번째 국가 내륙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했다. 보호지역은 와룡동 산277번지 0.9㎢이다. 환경부는 생물다양성이 풍부하고, 멸종위기종이 서식하며, 지형 경관의 학술 가치가 우수하다는 근거에 따라 보호지역으로 지정했다.

와룡 산지습지는 자주땅귀개, 꼬마잠자리, 팔색조, 새매, 담비, 삵, 하늘다람쥐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7종을 포함해 총 593종의 생물종이 서식하는 등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지역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7년 환경부가 5년마다 실시하는 전국 내륙습지 정밀 조사 결과이다.

자주땅귀개군락_나혜련 촬영, 제공 순천시
자주땅귀개군락_나혜련 촬영, 제공 순천시

자주땅귀개는 전라남도 내륙에서는 와룡 습지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자주땅귀개는 통발과 속하며, 한국에서 자라는 식충식물 12종 중 가장 작다. 벌레잡이주머니가 1mm쯤으로 매우 작고 뿌리 부분에 있다. 꽃이 피지 않을 때는 땅속줄기에서 올라온 1cm 이하의 잎만 있을 뿐이어서 발견하기 어렵다. 꽃줄기가 올라오더라도 높이는 5-10cm에 불과하며, 꽃이 매우 작기에 찾기 어렵다. 자주땅귀개는 제주도, 경주, 거제도 등지에도 분포하지만, 부산, 양산, 울산에 집중적으로 생육하며, 몇몇 자생지는 생육지 파괴로 인해 완전히 소멸하고 말았다. 전남 유일의 자생지였던 진도 첨찰산의 계곡 주변 자생지는 2009년까지 관찰된 후 홍수에 의해 소멸한 것으로 알려졌다.

와룡 산지습지는 우리나라 고유종 18종이 서식하고 있다. 고유종은 서식지가 한정되고 분포 범위가 작아서, 환경이 극단적으로 변화하면 그 대처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특히 외래종과  경쟁하면 열성인 경우가 대부분이며, 유전적인 변화에도 취약해서 꾸준한 보호 관리가 필요하다.

와룡 습지에서 확인된 고유종은 육상 곤충 8종(방아깨비, 고추좀잠자리 등),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8종(산골조개, 가는무늬하루살이 등), 양서‧파충류 2종(꼬마도롱뇽, 한국산개구리)이다. 꼬마잠자리의 경우 성충과 유충이 모두 발견되어 안정적인 서식지를 제공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저서무척추동물_꼬마잠자리 수컷_권순직 촬영, 제공 순천시
저서무척추동물_꼬마잠자리 수컷_권순직 촬영, 제공 순천시

또한, 와룡 산지습지는 팔색조, 새매 등 멸종위기종 조류와 산새의 주요 서식처로서 보전 가치가 매우 높다.

와룡 산지습지는 해발고도 약 500m에 자리 잡고 있는 산지형 저층 습원이다. 작은 면적이지만, 산 중턱에 10년 이상 경작하지 않고 내버려 둔 농경지가 자연적인 천이에 의해 습지 원형으로 복원된 사례라 생태적‧학술적으로 보전 가치가 높다.

와룡 산지습지 하류부에는 동천하구 습지보호지역과 순천만 연안 습지보호지역이 위치한다. ‘산지습지-하천습지-연안습지’로 이어지는 내륙과 연안 생태계를 연결하는 생태축을 완성해 보전한다는 의미가 있다. 순천만은 2003년에 해양수산부가, 동천하구는 2015년에 환경부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했다.

한편, 환경부는 와룡 산지습지를 체계적으로 보전하고, 현명하게 이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담은 ‘순천 와룡 산지습지 습지보호지역 보전계획’을 5년 주기로 2023년부터 수립하여 시행할 계획이다. 습지 면적 전체의 99.9%를 차지하는 사유지를 조속히 매입하고, 육지화가 진행되고 있는 지역 등 훼손지를 단계적으로 복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습지 생태 체험 및 교육 과정 운영, 생태관광 등 와룡 산지습지의 현명한 이용 방안을 만들고, 탐방로, 탐방센터 등 다양한 탐방 기반시설 지원 방안도 마련한다.

순천시는 “이번 와룡 산지습지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순천은 연안습지(순천만), 하구습지(동천하구), 산지습지를 동시에 보유한 대한민국 최초 도시가 됐다. 앞으로 환경부와 협력해 습지 가치가 잘 보전될 수 있도록 복원사업을 추진하고, 3대 습지를 활용한 생태학습, 생태관광 등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제공=환경부
제공=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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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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