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화 민주노총 공공연대 순천만잡월드지회장의 협상 일지

순천시청 앞에는 지난 7일부터 민주노총 공공연대노동조합 순천만잡월드지회 노동자들이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순천시는 '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카드뉴스를 만들어 지난 11일 일요일 각 읍면동사무소장, 주민자치회, 이통장단 등을 통해 시민에게 전달했다.(관련 기사 바로가기) 16일 신정화 순천만잡월드지회장은 표면에 드러나지 않은 노조, 위탁기관, 수탁기관의 협상 과정을 이야기했다. 시 의견이 전파되는 경로와 아래 협상 과정에서 보이는 행정의 움직임이 놀랍다. [기자의 말]

5일 14시 @순천시정원지원센터

노동조합 : 박진홍 민주노총 공공연대노동조합 전남본부 부본부장, 신정화 민주노총 공공연대노동조합 순천만잡월드지회장

위탁기관 : 조태훈 순천시 일자리경제국장, 류승민 미래산업과장, 잡월드운영팀장, 주무관

수탁기관 : 정형태 ㈜드림잡스쿨 대표

조 국장이 정 대표에게 “회계 감사 결과 적자 아니고 흑자면 어쩔 거야”라며 언성을 높였다. 협의가 아니라 분쟁의 장이었다. 주말에 회계감사 결과 나오면 다시 얘기하자며 일단 12월 9일에 만나기로 하고 12일을 2차 협상일로 최종 확정.

8일 8시 30분 

신 지회장, 박 부본부장, 조 국장, 최미희 순천시의원 모이기로 했으나 조 국장은 나오지 않았다. 조 국장한테 전화했더니 일이 있어서 밖에 나왔다고. 과장도 팀장도 전화를 안 받아서 결국 무산됨.

9일

정 대표 개인사정으로 협상일이 12일로 미뤄짐.

12일 @순천시정원지원센터

아무도 안 나왔다. 조 국장이 민주노총 공공연대 전남본부 제외하고 정 대표, 순천만잡월드지회 셋이서만 만나자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다.

신 지회장은 "잡월드 노조는 민주노총 공공연대 소속인데 이를 배제하자는 것은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지회장은 "잡월드 노조는 민주노총 공공연대 소속인데 이를 배제하자는 것은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13일 16시 @순천시정원지원센터

노동조합 : 신 지회장, 잡월드지회 조합원 2명

위탁기관 : 류 과장

수탁기관 : 정 대표

노동조합에도 조직 체계가 있고 운영 룰이 있다.  조직 룰까지 깨가면서 나갔는데 조 국장 대신 류 과장이 나와서 사측 얘기를 받아 반복적으로 말했다. 또한 류 과장은 “시는 협상의 당사자가 아니며 책임이 없다, 노사 간에 해결하라”고 발을 빼더라. 아무런 협상도 이루어지지 않음.

잡월드 노조는 민주노총 공공연대 소속인데 이를 배제하자는 것은 노조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14일 9시 30분 @순천시의회 문화경제위원회 위원장실

노동조합 : 신 지회장

위탁기관 : 조 국장

순천시의회 : 김영진 문경위 상임위원장, 최미희 의원

김 위원장이 협상 진행과정을 물었다. 조 국장은 “순천시는 시 일만 하면 된다”라고 답했다. 나는 “노조 요구안은 부당해고 상황의 원상회복, 협약서에 명시된 임금, 상여금 지급”이라고 밝혔다. 조율 안 됨. 오후 4시에 다시 만나기로 함.

오후 4시 @순천시정원지원센터

아무도 안 나왔다. 정 대표 개인 사정이 있어서 안 나왔다는데 미리 알리지도 않았다. 저녁 7시 반 이후 정 대표가 전화를 걸어와 "내일 보는 거 맞죠? 내일 10시 맞죠?" 하더라.

대체 그 시간은 누가 정한 것이고 누가 만든 자리입니까?

15일 오전 11시 30분 @순천시정원지원센터

노동조합 : 신 지회장, 문화현 공공연대 전남본부장

위탁기관 : 잡월드운영팀장, 주무관

수탁기관 : 정 대표

여태까지는 노조, 위탁기관, 수탁기관이 한 테이블에서 이야기했다. 이날은 노조와 수탁기관이 한 테이블에, 위탁기관은 다른 테이블에 따로 앉았다. 위탁기관은 노사 협상 과정을 아무 말 없이 그냥 지켜보기만 했다.

정 대표가 "노조가 원하는 건 직고용 아니에요?"라고 말해 나는 "직고용 요구는 전국 비정규직 단시간 근로자들의 공통적 외침과 구호이다. 우리는 한 번도 시에 직고용을 요구한 적이 없다"라고 분명하게 밝혔다. 팀장과 주무관에게도 이 내용을 조 국장과 노관규 순천시장에게 반드시 보고하라고 주문했다.

노조는 지난 7일부터 천막에서 추위에 떨고 있다. 어떤 협상이든 이루려면, 우리는 언제든지 환영할 터이니, 천막으로 오라.
노조는 지난 7일부터 천막에서 추위에 떨고 있다. "어떤 협상이든 이루려면, 우리는 언제든지 환영할 터이니, 천막으로 오라."

16일 @천막

시에서 아무 연락이 없고, 아무도 만나지 않았다. 오늘 아침 조 국장이 출근길에 나를 보더니 다른 길로 돌아서 갔다. 부를 수 있었지만, 그냥 말았다. 국장님도 힘드시겠다.

지금까지 시는 정 대표 개인 사정만을 배려하며 일정 조율 등을 해왔다. 노조는 지난 7일부터 천막에서 추위에 떨고 있다. 어떤 협상이든 이루려면, 우리는 언제든지 환영할 터이니, 천막으로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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