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진짜 행복합니다"

지난 7월 28일 대법원이 포스코 광양제철소 사내하청 노동자 59명이 포스코를 상대로 낸 2건의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정년이 지난 4명을 제외한 원고들에 대해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양동운 전국금속노동조합 포스코사내하청노동지회 법률국장은 “판결 이후 날마다 현장 노동자들이 가입하러 오고 있어 행복하다. 판결 후 가입자가 광양에서만 700명이다. 한데 1만8400 명이나 되는 하청업체 직원들이 가입한다고 줄 서 있어야 하는데 아직 줄이 안 서 있다. 번호표 주고 기다리라고 하면서 가입 받아야 하는데”라고 말하며 웃었다.

양동운 전국금속노동조합 포스코사내하청노동지회 법률국장은 “판결 이후 날마다 현장 노동자들이 가입하러 오고 있어 행복하다. 판결 후 가입자가 광양에서만 700명이다. 1만8400 명이나 되는 하청업체 직원들이 가입한다고 줄 서 있어야 하는데 아직 줄이 안 서 있다. 번호표 주고 기다리라고 하면서 가입 받아야 하는데”라고 말하며 웃었다. ⓒ순천광장신문
양동운 전국금속노동조합 포스코사내하청노동지회 법률국장은 “판결 이후 날마다 현장 노동자들이 가입하러 오고 있어 행복하다. 판결 후 가입자가 광양에서만 700명이다. 1만8400 명이나 되는 하청업체 직원들이 가입한다고 줄 서 있어야 하는데 아직 줄이 안 서 있다. 번호표 주고 기다리라고 하면서 가입 받아야 하는데”라고 말하며 웃었다. ⓒ순천광장신문

포스코는 판결 당일 승소한 원고들에게 즉시 인사 명령을 내렸다. 사원번호와 사원증을 발급하고, 지난 16일부터 3개월간 연수를 지시했다.

양 국장은 1989년부터 지금까지 지회를 지켜왔다. 1998년, 2001년, 2015년에 노조활동으로 세 번 해고됐다. 네 번 지회장을 맡았고, 현재 법률국장으로 소송 지원을 맡고 있다. 양 국장을 포함한 15명이 2011년 5월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을 처음 제기했다.

판결 이후 현장 노동자의 반응은 어떤가?

현장이 상당히 뜨겁다. 그동안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정규직 전환이 가능할까는 의구심을 갖는 것 같다. 포스코가 각 하청사를 통합 관리하면서, 회사 노무팀을 비롯 협력사 등이 노조가 포스코를 절대 이길 수 없다는 인식을 노동자들에게 심어놨던 것이다. 각 회사에서도 ‘대법원에서 다시 파기환송될 거다’라고 현장에 홍보했었다. 그러다보니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이 조그만 곳이 어떻게 거대 포스코를 이기냐는 생각이 지배하고 있었던 것 같다.

승소 판결에 대한 소감은?

소송 준비부터 판결까지 최선과 열정을 다했던 지난 12년 그 과정이 참 좋았다. 순천지원에서 1, 2, 3심을 패소했을 때 충격이 커서 포기해야 하나 할 정도였다. 현장이 흔들릴 때마다 조합원 사기를 북돋고, 소송에서 미흡한 부분을 재정비하는 등 판결 직전까지 열정을 다했다.

1차 판결자 15명 중 노조 활동으로 해고된 노동자가 8명이 있었다. 이들이 노조 활동이 정당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던 게 몹시 고맙고 한편으로 미안하다.

판결 이후 여러 언론사 인터뷰 요청에 응하고 있다. 우리 소식을 사회에 알리고, 포스코 사내하청업체 노동자에게 ‘권리를 주장하라’ ‘8차 소송 모집’을 알리기 위해서다. 현재 9월 중순에 접수할 계획으로 8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벌써 1000여 명이 모집됐다. “법은 권리 위에 잠자는 자를 보호하지 않는다.”

포스코는 지난 7월 28일 판결 당일 승소한 원고 55명에게 즉시 인사 명령을 내렸다. 사원번호와 사원증을 발급하고, 지난 16일부터 3개월간 연수를 지시했다. (제공=전국금속노동조합 포스코사내하청노동지회)
포스코는 지난 7월 28일 판결 당일 승소한 원고 55명에게 즉시 인사 명령을 내렸다. 사원번호와 사원증을 발급하고, 지난 16일부터 3개월간 연수를 지시했다. (제공=전국금속노동조합 포스코사내하청노동지회)

노조 가입과 소송 신청이 기대보다 저조한 원인은?

노조에 가입하면 불이익을 받을까는 우려가 제일 큰 것 같다. 하청사 사장이나 중간 관리 감독자들이 민주노총 가입자들에게 승진에 불리한 처분, 작업이 힘든 곳으로 인사 발령 내는 탄압을 지켜본 사원들은 두려울 것이다.

실제 불이익이 많나?

포스코와 협력사들이 출연한 공동근로복지기금이 이번 소송에 참여한 사내하청 노동자 374명에게 자녀 학자금 지급을 중단했다. 지난해 11월 국가인권위원회에 차별시정 진정을 신청했다. 인권위가 지난 7월 말에 판결하겠다 했으나 9월로 연기됐다.

당장 받을 학자금은 큰데, 소송을 거쳐 돌려받는 것은 오랜 시간이 걸리고 결과도 불확실하다. 가족이 “누구는 100만 원 받아오는데 왜 당신은 못 받아와?” 하면 당사자들이 버티기가 어렵다. 소장을 접수한 지 5년 넘은 사람들 중에서도 상당수가 소를 취하했다.

포스코는 노조 인원이 늘어나면 하청노동자에게 일시적으로 많은 돈을 풀어서 하청 노동자를 다독이는 전략을 쓴다. 2016년 8월 광주고등법원에서 승소했을 때 포스코가 사상 최대 돈을 풀었다. 2017부터 3년 동안 매년 두 자릿수 퍼센트 임금 인상이 있었다.

이에 더해 민주노총 노조가 만들어지는 하청사에는 포스코가 주도하여 기업노조 또는 한국노총을 만들어서 민주노총이 교섭권을 갖지 못하도록 한다. 현재 12개 사업장 전체에 기업노조 또는 한국노총이 설립됐다.

이런 것에 노조의 대응은?

실제 교섭권을 상실하게 될 경우 공정대표의무 위반 시정 신청 또는 포스코가 노조 활동에 개입한 증거를 확보해 부당노동행위로 고소하지만, 하청사를 통해 하청직원을 관리하므로 원청이 직접 개입한 증거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가족분들도 고생 많으셨겠다.

노조를 시작하고 지금까지 가정의 특별한 애경사 아니면 노조가 1순위였다. 꿈을 접지 못하니까 가족들도 못하게 잡지는 않았던 것 같다.

어떤 꿈을 꾸시는지? 꿈을 접지 못하는 이유는?

포스코만이라도 비정규직 없는 제철소로 만들고 싶다. 포스코 노동자 중 비정규직이 54%, 정규직이 46%다. 비정규직 없이는 단 하나 제품도 생산할 수 없음에도 차별받는 비정규직을 언젠가는 반드시 없애야 한다. 제가 당한 부당함을 시정하기 위해서 노조 활동을 해왔다. 포스코에 그동안 차별받았던 것에 대해서 사과 받고 싶은 마음이 제일 크다.

남은 소송의 전망은?

이후 소송은 더 쉽다고 본다. 1, 2차는 증거 자료가 좀 적었다. 이후 소송에는 참여 회사와 인원이 늘면서 포스코가 실질적으로 개입한 자료들이 많이 입수됐다.

현 집행부 또한 의지를 명확히 하고 있다. 포스코가 비정규직 없는 회사가 되면 비정규직이 만연한 사회 전반에 연쇄 효과가 발생할 것이다.

지역사회에 바라는 점은?

노조원들이 대부분 광양, 순천 시민이다. 그 가족까지 합치면 많은 인원이 노조에 가입이 돼 있는데 일반적으로 노조를 시민과는 별개 조직인 것처럼 여기는 점이 아쉽다. 노조는 자신들만의 권리, 임금만을 위해 투쟁한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퍼져 있다.

앞으로는 노조가 사회봉사 등 지역사회를 돌아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조합원 가입 시에 지역에서 올곧은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는 서약서를 받는다. 자신의 권리를 찾는 동시에 주변을 돌아보는 책임과 의무를 강조하고 있다.

지회는 광양, 포항제철소 출근로에서 포스코에 하청노동자 직고용을 요구하는 아침 선전전과 동시에 포항 포스코 본사 앞, 광양제철소 일대에서 정규직 전환 요구 시위를 하고 있다. (제공=전국금속노동조합 포스코사내하청노동지회)
지회는 광양, 포항제철소 출근로에서 포스코에 하청노동자 직고용을 요구하는 아침 선전전과 동시에 포항 포스코 본사 앞, 광양제철소 일대에서 정규직 전환 요구 시위를 하고 있다. (제공=전국금속노동조합 포스코사내하청노동지회)

이번 소송에서 포스코가 하청노동자 직고용 시 부담 비용, 경제에 파급효과, 원가 상승 등을 주장하기 위해 법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광양과 포항의 포스코 1차 하청노동자 인원만 1만8400여 명에 이른다. 이에 따라 1차 하청노동자에게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면 1년에 1조 원 가까이 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얼마나 부당하게 임금을 지급했는지 포스코가 직접 증명한 셈이다.

제철에서 사내하청을 사용하는 게 불법이라는 판결에도 포스코는 최종 확정 판결자에게만 해당될 뿐 나머지는 합법적 도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법원 확정 판결되면 정규적으로 전환’이 포스코의 기조다.

지회는 광양, 포항제철소 출근로에서 포스코에 하청노동자 직고용을 요구하는 아침 선전전과 동시에 포항 포스코 본사 앞, 광양제철소 일대에서 정규직 전환 요구 시위를 하고 있다.

저작권자 © 순천광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