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 조합원이 500여 조합원으로 늘어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사내하청지회에 노동자들의 가입이 쇄도하고 있다. 지난 6월 포스코 자회사 포스코엠텍(광양제철) 노동자들의 금속노조 가입 이후, 8월에는 포스코 정규직에서 아웃소싱되었던 포트엘(광양제철) 노동자들이 금속노조에 가입했다.

또한 포항제철소 하청업체 중 세 업체(화인텍, 이지포텍, 롤앤롤)가 금속노조 포스코 사내하청지회에 가입함에 따라, 포항지역에서도 처음으로 하청노동자들의 노동조합 조직화의 물꼬가 터졌다.
 

▲ 8월 14일, 광양 청소년문화센터에서 진행한 금속노조 포스코사내하청지회 포트엘분회 설립보고대회 ⓒ 포스코사내하청노조

2016년 ‘포스코 사내하청 불법파견’ 판결

2016년 40여 조합원이었던 포스코사내하청지회가 500여 조합원으로 확대된 배경의 중심에는, 지난해 8월 17일 광주고등법원이 내린 불법파견 판결이 있다. 광주고등법원은 양동운 전 지회장 등 조합원 15명이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1심을 뒤집고, 포스코의 불법파견을 인정했다. 법원은 “조합원들이 포스코로부터 직간접적으로 업무에 관한 지휘·명령을 받았고, 포스코의 사업조직에 편입됐다고 볼 수 있다”고 판결했다.

이를 계기로 포스코 협력업체 사내하청노동자들의 노동조합 가입이 이어지고 있고, 불법파견 정규직화 집단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 2011년 5월, 포스코사내하청노동자 불법파견 정규직화 집단소송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그 후 5년만에 불법파견 소송에서 승소한 것이다.ⓒ 포스코사내하청노조

민주노조 사수와 故 양우권 열사의 투쟁

포스코사내하청노동자들의 조직화의 중심에는 민주노조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싸워온 사내하청노동조합과 2015년 양우권 열사의 투쟁이 있었다. 포스코는 무노조경영을 강력하게 추진하면서 포스코사내하청노조 파괴 계획에 따라 노동조합을 지속적으로 탄압해왔다. 그 과정에 2008년 177명이었던 조합원 수는 2년 후 40여 명으로 줄었다.

포스코는 이 과정에서 관리자들을 대거 동원해 회유와 협박을 일삼았으며, 금속노조 탈퇴를 거부하는 조합원을 월 급여가 70만 원 적은 근무에 배치하기도 했다.
 

▲ 2015년 5월15일 조합원들이 포스코 센터 앞에서 시민들에게 양우권 열사의 억울한 죽음을 알리고 있다.ⓒ 금속노동자 강정주

2015년 양우권 열사(포스코사내하청업체지회 EG테크분회)는 포스코의 가혹한 노조탄압에 죽음으로 항거했다. 그 과정에서 양동운(전 지회장)과 과거 해고됐다 복직한 이택근 조합원이 해고되었지만, ‘노조를 지키고 정규직화 투쟁을 이겨 달라’는 양우권 열사의 유언은 노동조합을 다시 일으켜 세운 힘이 되었다.
 

▲ 광양체절 담벼락에 붙은 포스코사내하청노동자들의 노동조합 가입 소식을 알리는 프랑 ⓒ 포스코사내하청노조

1만8천여 사내하청노동자들을 위해 싸울 터

정용식 포스코사내하청지회장(1987년 입사)은 “포스코를 상대로 30여 년째 긴 싸움을 하면서 때로는 울기도 했고, 때로는 정말 아까운 동지를 잃기도 했지만 노동조합으로 조직되는 동지들을 보니 이 기나긴 싸움에서 드디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한 “모두가 포스코의 거대한 힘 앞에 꼼짝 못 하는 상황에서 해고자 10여 명, 현장 조합원 40여 명이 포스코를 상대로 싸웠다는 자부심이 있다”며, “불법파견 소송은 하청노동자들의 권익 향상을 위한 투쟁 방식 중 하나일 뿐 목표는 아니며, 1만8천 포스코 하청노동자과 함께 포스코 현장에서 비정규직을 없애는 투쟁을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포스코사내하청지회는 정규직화 4차 소송단 참여를 조직하고 있으며, 노동조합 사무실에는 매일 정규직화 소송을 비롯한 금속노조 가입 문의로 하청노동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노동조합 상담 가입 문의 : 금속노조 포스코사내하청지회 / 061-762-2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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