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최정민 순천만보전과 생태연구팀장

순천만자연생태연구소 전경. 생태연구소의 인력이 현재 2명으로 다양한 연구 인력이 부족하며, 행정 업무에 치중되어 있다. (제공=순천만자연생태연구소)
순천만자연생태연구소 전경. 생태연구소의 인력이 현재 2명으로 다양한 연구 인력이 부족하며, 행정 업무에 치중되어 있다. (제공=순천만자연생태연구소)

해양환경공단에서 작성한 순천만 장산지구 갯벌 복원사업 사후모니터링 1년차 조사보고서(이하 보고서)에서 순천만 수질이 나쁘다고 나왔다. 원인과 대책은?

보고서는 순천만 갯벌 수질을 WQI(Water Quality Index)로 평가했다. WQI는 투명도, 광합성 색소 엽록소-a, 용존 무기질소(DIN), 용존무기인(DIP), 저층 산소 포화도로 수질을 평가한다. 순천만 갯벌은 매우 고운 입자로 이루어져 WQI에 대입하기에 다소 불리하다. 또한 담수와 해수는 조성비가 다르다. 하천(담수)하구역에 위치한 순천만 갯벌은 질소와 인이 높을 수밖에 없다.

우스갯소리로 ‘순천 시민들이 갈대를 키웠다’는 말이 있다. 시민들이 씻고 배변한 물이 어디로 가겠나? 맑은물센터가 법정 기준에 맞춰 하수를 처리, 방류하지만 그 양이 하루 10만t이 넘는다.

보고서의 핵심은 폐염전, 새우양식장이었던 갯벌을 복원하여 생물다양성이 회복되고 있고, 저서생태 환경이 호전되고 있다는 것이다.

순천만 갯벌 수질이 나쁘지 않다는 말인가?

순천만이 살아있다고 말할 수 있는 까닭은 바닷물이 동천과 이사천을 따라서 올라가고, 반대로 하천물이 바다로 내려오기 때문이다. 강 하구에 둑을 설치해 해수와 담수가 소통이 안 되는 곳은 썩는다.

또한 갯지렁이, 칠게 등 저서동물이 갯벌에 구멍을 파면서 저층에 산소를 공급한다. 그래서 순천만 갯벌은 썩지 않는다.

갯벌 육상화 문제는 어떤가?

하천 하구역에서는 어느 정도 퇴적되는 게 정상적이다.

제가 처음 순천만보전과에 온 2014년에도 갯벌 육상화가 문제가 됐다. 그래서 동천 하구의 신보(홍태 228천)를 허물어서 육상화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그런데 농민들은 보를 막아서 물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보를 없앨 수는 없겠더라. 조사를 통해 화포해역에 있는 거대한 굴초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굴초는 이물질에 부착한 굴 종패가 과다 번식하여 거대 군락을 이뤄 암초처럼 된 것이다. 굴초가 점점 확장되어 조수로 폭이 좁아져서 수로구에 강한 유속으로 인한 침식이 발생한다. 이 때 재부유된 퇴적물이 순천만 조수로 주변 해역에 재퇴적되거나 창조(바닷물이 밀려와서 해면이 높아지는 현상)시 강한 유속으로 순천만 북측 연안에 퇴적이 가속화되는 경향이 발견됐다. 또한 갯벌의 개활면적이 줄어 조류 소통과 해수 순환이 감소하고 순천만 전반적 생태환경이 변화하고 있다.

조사, 연구를 통해 굴초 군락이 물을 정화하는 효과는 없고, 굴초를 제거해서 순천만 저서퇴적환경을 개선하는 게 훨씬 이익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2020년도 갯벌복원사업으로 해양수산부에 건의하여 해수부로부터 예산을 확보했다. 현재 실시계획을 수립 중이고 생태계 사전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최정민 순천만보전과 생태연구팀장 ⓒ순천광장신문
최정민 순천만보전과 생태연구팀장 ⓒ순천광장신문

생태연구소의 어려움은?

연구소에 연구할 인력이 부족하다. 연구 주제를 정하는 것부터 조사 구역 선정, 시료 채취, 분석 등의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현재 인원(박사 1명, 석사 1명)으로는 사실상 어렵다. 다양한 분야 연구 인력이 있어야 조사하고 토의하며 심도 있는 연구를 할 수 있다. 또한 순천만자연생태연구소는 순천만관리센터 순천만보전과 생태 연구팀으로 행정 조직 내 연구소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행정 업무를 해야 한다. 연구는 그다음 일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단편적으로나마 조사를 하고 있어서 국가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는 것이다.

순천만은 해룡면, 별량면, 도사동이 물려 있다. 그런데 순천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면 어느 면사무소, 동사무소도 책임을 안 지려고 한다. 심지어 상사면 수계에 무슨 문제가 생기면 수계관리팀조차 ‘순천만으로 가는 물’이라며 순천만보전과에 떠넘긴다. 시민들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순천만보전과에 순천만을 전체적으로 관리할 권한이 있는 것은 아니다. 직제상 순천만보전과가, 거기에서도 생태연구소가 제일 꼴등이다.

순천만이 제대로 보존, 보전되기 위해 시급한 사안은?

외부에서 순천만을 바라보는 관점은 유네스코 수준인데 순천만을 실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사람들, 어민들은 이해관계가 다르다. 상사댐에 관해서만도 어민과 농민의 입장 차이가 있다.

순천만보전과는 어민, 농민, 도시민, 관광객 등 모두를 고려하여 각각에 피해가 적도록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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