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연구팀 해체에 이어 연구소도 기능 상실

순천만자연생태연구소가 기능을 잃고 표류하고 있어 생태수도를 내세운 순천시 행정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순천시는 지난 1월 조직개편에서 순천만보전과 생태연구팀을 해체했다. 시는 이어 연구소 건물마저 연구 목적이 아닌 다른 용도로 사용하겠다고 지난 11일 발표했다. 이는 연구소 기능으로 순천만 자연생태 조사 및 연구개발, 국내외 자연생태 연구에 관한 세미나 개최 등이 명시된 순천만습지 운영 조례에 위배된다.

또한 연구에 대한 순천시의 의지도 불투명한 실정이다. 이복남 순천시의회 의원은 지난 2020년부터 연구소 활성화를 시에 꾸준히 주문했으나 결국 연구소가 기능을 상실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지난해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이 의원이 연구소 인력을 충원하고, 추진 사업 등을 목록화하여 공개하도록 순천만보전과에 당부했으나 올해 담당 팀이 해체돼버린 것이다.

최근 연구소를 방문한 한 이 모 시의원은 “연구 장비가 고스란히 새것이었다”라며 “연구소가 무용지물이 되도록 지금껏 장비가 방치됐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시는 연구팀을 해체한 이유로 “순천만보전팀과 생태연구팀이 순천만 갯벌보전, 생태조사 연구 등 유사 업무를 일관되고 체계적으로 추진되도록 요구되었다”라고 설명했다. 시는 또 “연구팀이 없어진 것이지 업무가 없어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시민 이 모 씨는 “연구소가 연구소답게 성장해야 제대로 된 교육 시설과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생태수도’가 유명무실해질 것을 우려했다. “시가 생태를 내세우지만 정작 중요한 연구는 등한시하고 전시 등 보여주기에만 급급하다”라며 허울 좋은 행정이라고 한 시민도 있었다.

연구소는 순천만 습지의 자연 생태를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36억 원(국비 10억, 도비 2억, 시비 24억)을 들여 지난 2016년 설립됐다.

올해 1월 조직개편에서 순천만자연생태연구소 담당부서인 생태연구팀이 해체됐다. 현재 연구소 건물은 정원박람회 조직위 사무실, 정원박람회 파견경찰 사무실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제공=순천만자연생태연구소)
올해 1월 조직개편에서 순천만자연생태연구소 담당부서인 생태연구팀이 해체됐다. 현재 연구소 건물은 정원박람회 조직위 사무실, 정원박람회 파견경찰 사무실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제공=순천만자연생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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