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지방자치 선거가 채 1년이 남지 않았다. 지난 3년을 돌아보며 향후 차기 시장은 분야별로 어떤 정책과 전망을 가져야 하는지를 이야기 나눴다. 본지는 각 분야별 전문가 1명씩을 선정해 이와 관련해 대담으로 꾸몄다. 첫 번째로는 생태와 교육으로 정해, 박성훈 순천대 환경공학과 교수, 임경환 순천풀뿌리교육자치협력센터 소장을 초대했다. 정경호 순천언론협동조합 상임이사가 대담을 진행했다.

1-2. 교육 / 임경환 순천풀뿌리교육자치협력센터 소장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순천'을 고민하는 시장

임경환 순천풀뿌리교육자치협력센터 소장 ⓒ순천광장신문
임경환 순천풀뿌리교육자치협력센터 소장 ⓒ순천광장신문

1. 순천풀뿌리교육자치협력센터는 어떤 곳이고,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마을학교 관련 중간지원조직이 세워졌을 때 이름은 마을학교지원센터였고, 현재는 순천풀뿌리교육자치협력센터로 이름이 바뀌었다. 민선 7기 선거공약에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가 있었고, 그 공약에 근거해 생겨났다. 교육부 풀뿌리교육자치협력체계 구축사업에 공모해 선정돼 2018년 10월 19일에 설립됐다. 2019년 4월 1일에 시 평생교육과에서 지역사회단체 협동조합에 민간위탁했다. 이 점이 다른 지역과 다르다. 운영을 관이 아니라 활동가들이 하고 있다.

마을학교지원센터는 지자체와 교육지원청이 분리되어 있었는데, 그걸 연결하고 마을과 학교가 연결돼 주고받는 역할을 하고 있다. 교육은 교육지원청이나 학교의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지역이 교육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지역의 교육이 어떤 방향으로 나갈 것인지에 대해 시민들이 참여하고 이야기하고 담론을 만들어가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학교 교육은 학교가 담당할 수 있는 학생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학교 안에서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있다. 학교생활이 힘든 친구들에 대한 정책이 있었으나 그 아이들이 지역에서 잘 지낼 수 있도록 센터가 역할을 하고 있다. 지역의 마을교육자치회, 마을학교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순천 곳곳이 배움터가 되고 누구나 스승이 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목표다.

 

2. 마을학교가 잘 운영되고 있는데, 시민들이 참여나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은?

순천에는 마을학교가 마을교육자치회를 포함해 30~40개 정도 된다.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은 편이다. 그만큼 지역의 아이들 교육에 관심이 많다고 볼 수 있다. 
잘 되고 있는 건 시간을 내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려는 시민들이 많기 때문이다. 잘 되려면 시민들이 활동을 하면서도 자기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이 필요하다. 

마을학교는 2019년에는 시 예산을 받았는데, 최근에는 교육지원청에서 마을학교 사업을 통해 예산을 받는다. 그런데 예산은 강사비와 재료비로 나가서, 강사는 금전적 보상을 받을 수 있지만, 마을학교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지원받지 못 하고 있어서 일에 집중할 수 있게 지원이 되면 좋겠다. 중간지원조직은 시에서 민간위탁 사업비를 받아 운영하며 한 달 활동비를 받기 때문에 일에 집중할 수 있다. 광역 단위에서는 몇 명이라도 활동비를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읍·면·동에서 그 일을 하나의 직업으로 삼을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면 좋겠다. 

읍·면·동 단위의 마을교육 배움터가 만들어지고, 활동가들이 활동비를 받을 수 있는 구조가 되었으면 한다. 지역의 청년들이 아이들을 돌보는 일로 지역에 남아서 일할 수 있는 정책이 나왔으면 한다.

정담회라는 걸 30여 차례 했다. 매달 한 차례씩 모여 지역 교육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공론장이다. 시민들이 그런 자리를 통해서 지역교육과 관련된 자기 의견을 말할 수 있는 건강한 공론장이 형성되고 잘 유지되면 좋겠다. 이 정담회를 통해 이야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지역의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지 논의하는 모임을 해보고 싶다. 

마을학교가 지역에서 공적 활동으로  인정돼야 한다. 나라에서 세금으로 학교를 짓고 교사에게 월급을 주는 건 공적 활동이기 때문이다. 지역에서 이뤄지는 마을공동체 활동도 아이들을 학교 외 마을에서 돌보겠다고 하는 것이니 공적인 활동 아닌가. 지속가능하게 하기 위해선 세금이 투입돼 적정한 활동비를 받으며 운영돼야 한다.

곳곳에서 다함께돌봄센터가 세워지고 있는데, 인건비가 지원된다. 지역 곳곳에서 공적인 시스템이 생겨나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각지대는 존재한다. 특히, 주암면은 다함께돌봄센터를 하기로 했던 주체가 잘 안 돼 20~30여 명의 지역 아이들이 돌봄 공백에 놓였다. 지역사회에서 돌봐야 한다. 주민자치회와 우리 센터가 같이 보살피고 있지만 일시적이다. 프로그램 끝난 뒤 밥 먹는 것도 어렵다. 그런 사정이 드러나진 않지만 몇 군데 있을 것이다. 시 정책 차원에서 돌봄이 이뤄져야 한다.

 

3. 순천이 교육도시 면모를 갖추기 위해 필요한 시장의 자질은?

명문고, 명문대에 많이 보내서 교육도시라고 했는데 여전히 그런 게 교육도시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최근에 순천에서 교육도시가 어떤 도시냐 했을 때 '지역의 인재를 기르는 지방자치 교육도시'라는 개념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그런 비전에 대해 동의하는, 미래의 교육에 대한 방향, 혁신 교육에 대한 방향에 대해 비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전남 도교육감과 서로 균형감을 맞춰야 할 필요도 있고, 앞으로 순천이 나아가야 할 모습이 아닐까 한다. 전남지역은 혁신교육이 살아숨쉬고 있다. 앞으로 계속해서 견인해나갈 수 있는 시장을 바란다.

또 하나, 지자체도 교육을 책임져야 하는데, 그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그동안 지자체가 아동·청소년의 문제를 복지의 관점으로만 바라봤다. 학교만이 아이들의 교육을 책임질 수 있는 구조는 이제 어려워질 것 같고, 지자체도 교육의 책임 주체 중 하나로 우뚝 설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시장을 바란다.

도교육청의 캐치프레이즈가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전남교육’인데 순천도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순천’이었으면 좋겠다. 사각지대 아이들은 여전히 지역에서 방황하고 있다. 아이 한 사람 한 사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을 고민하는 시장을 기대한다.

청소년이 지역에 남아 지역을 사랑하고 민주시민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는 인물을 바란다. 민주시민 교육이 자기가 살아야 할 곳에서 이루어져야 하는데, 평생교육 분야나 시에서 아이들이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었으면 한다.별량에서 청소년 정책마켓이 열렸다. 세 학교의 학생들이 마을의 어르신과 이야기를 나누며, 자기가 마을의 정책을 내고, 4개 정도 주민자치회에 상정했다. 그 중 일부는 문화도시센터에서 자기 사업으로 하겠다고 했다. 주민자치회의 하나의 사업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시장이면 좋겠다.

모든 도시가 서울대에 몇 명이 갔다고 이야기할 때, 오히려 ‘우리 지역의 아이들이 몇 퍼센트가 지역에 남아서 잘 자라고 있다’라고 말할 수 있는 도시가 되길 바란다.

 

본지는 지난달 8일 지방선거 1년을 앞두고 특별기획 대담을 기획연재한다. 첫 번째 순서로 생태, 교육 분야에서 '우리는 이런 시장을 원한다'에 박성훈 순천대 환경공학과 교수와 임경환 순천풀뿌리교육자치협력센터 소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순천광장신문
본지는 지난달 8일 지방선거 1년을 앞두고 특별기획 대담을 기획연재한다. 첫 번째 순서로 생태, 교육 분야에서 '우리는 이런 시장을 원한다'에 박성훈 순천대 환경공학과 교수와 임경환 순천풀뿌리교육자치협력센터 소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순천광장신문

4. 어릴 때 가정교육이 성장에 압도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걸 느꼈다. 마을학교가 부모교육의 장으로 활용될 수 있을까?

부모를 교육해야 한다는 데는 부정적이다. 교육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바꾸려고 하는 것보다 마을학교를 하면서 부모가 자연스럽게 바뀐다. 내 아이의 문제뿐 아니라 마을의 아이를 어떻게 할 건지 고민하게 되는 과정을 통해서 사회적 부모가 되는 경험이 가능하다. 혹은 마을학교를 통해 구성원끼리 모여  공부하다 보면 공동체나 혁신교육을 공부할 수밖에 없다. 그런 과정을 통해 기존에 생각했던 교육에 대한 시각을 성찰하고 바꿔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 하나, 부모교육이 필요하다는 건 아이를 키우기 힘든 가정이 있다는 거다. 그 부모를 바꾸는 과정은 지난하다. 지역에 그 부모를 대신할 새로운 부모가 얼마나 많이 있느냐가 중요하다. 마을학교가 그게 가능해질 수 있는 토대가 되지 않을까 싶다. 

화요일 정담회에서 '온 마을이 필요한 아이들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했는데, 어떤 분이 ‘부모를 대신할 새로운 부모를 연결시켜 주자’는 제안을 했다. 아이를 새로운 부모가 지역에서 돌보자는 이야기도 나왔다. 자기 아이를 다 키워서 여유가 있는 부모나 아직 아이가 없는 청년이 멘토가 되는 방식으로 엮어주는 게 맞지 않나. 다른 부모를 보며 ‘내가 이렇게 해야 했구나’ 하며 바뀔 수 있지 않나. 이런 측면에서 마을학교가 하나의 가능성이 되지 않을까. 예전에는 부모의 영향력이 절대시 되지 않은 사회였다. 다른 사람이 돌볼 수도 있는 구조였다. 그러나 지금은 부모 잘못 만나면 아이 인생이 망하는 세상이 됐다. 부모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그런 사회 구조를 바꾸는 게 현실적인 대안이다.

 

5. 고향이 전북 완주로 알고 있는데 순천에 정착한 이유가 있나.

완주에서 태어나 부산, 수원, 서울, 파주, 제천, 장수까지 살다가 순천에 왔다. 연고는 없고, 아내가 우연히 직장을 순천에 얻어 순천에 왔는데, 지금까지 계속 살고 있다. 

초기에 순천에 정착하는 데 순천언론협동조합이 지역사람을 만나게 되는 통로가 돼 많은 도움이 됐다. 순천이 제2의 고향이다.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건 지역사회에서 지지해주고 응원해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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