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노조 “다른 농·축협과 수준을 맞추기 위해” 해명

 

순천농협 농민 조합원과 순천시 농민회는 1월 30일 순천농협 본점(파머스마켓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원 연봉 인상 철회', '농협 개혁' 등을 촉구하고 있다. ⓒ순천광장신문
순천농협 농민 조합원과 순천시 농민회는 1월 30일 순천농협 본점(파머스마켓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원 연봉 인상 철회', '농협 개혁' 등을 촉구하고 있다. ⓒ순천광장신문

지난달 29일 순천농협이 결산(대의원) 총회를 열어 임원 연봉 인상 건을 처리해 조합원을 비롯한 농민들이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농민들과 조합원들은 냉해와 수해, 유례없는 긴 장마에 따른 수확량 감소, 코로나19 펜데믹 영향으로 급식과 음식점 영업 제한 등에 따른 농산물 소비 감소 등 이중고를 겪고 있는데, 코로나19 재난지원금에서 농민이 배제된 가운데 조합장, 상임이사 2명, 감사 등 4명 임원 4명 연봉 인상분만 6천여만 원에 이르는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순천시농민회와 농협 조합원들은 결산 총회 다음날인 30일 순천농협 본점(파머스마켓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봉 인상 철회 등을 촉구했다.

이에 순천농협 측은 “다른 농·축협 등과 임원 연봉 수준을 맞추기 위해 인상했다”고 밝히면서 ‘절차상 하자는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농민회와 조합원들은 “통상적으로 11월 예산 총회에서 예산을 미리 확보해서 조합원과 대의원 의견을 반영해서 상정시켜야 하는데 비상임이사진 독단으로 (결산 총회에) 상정했다”며 반발했다. 뿐만 아니라 임직원 350여 명은 14억 원 특별상여금을, 비상임이사진에게 1인당 1백만 원씩 지급했는데, 1만8천여 명 조합원에게는 9억여 원으로 1인당 5만1천 원 영농자재 구입권 지급 예정이라고 항의했다.

순천농협노조 측은 이런 농민회와 조합원 주장에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최상진 위원장은 “열심히 일해서 수익을 남겨 상여금을 받았다”며 “다른 농·축협과 비교하면 상여금 또한 적은 편”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결산 총회에 참여한 대의원 가운데 일부는 “절차와 안건 상정 자체는 하자가 없지만, 농민과 조합원들이 출자한 농협이 어려운 농민들과 조합원들은 제쳐두고 ‘연봉 인상’을 무리하게 결정하는 것은 조합원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순천농협 대의원은 180여 명 규모. 순천농협 측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상황에서 한꺼번에 모이는 것 자체는 어렵다는 판단해 지점별로 대의원을 분산시켜 총회를 진행했다. 당시 총회에서는 연봉 인상과 관련해 1년 유예 등 여러 문제 제기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농민회와 조합원 기자회견 뒤 순천농협 측과 조합원 사이에 이견을 좁혀가기 위한 움직임도 있다. 몇 차례 간담회 등에서 ‘임원 연봉 인상분 기부’, ‘추경 예산 편성을 통한 조합원 후생복지’ 등 여러 가지 안이 나와서 막바지 조율 중이라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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