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이사회 등 인상 건의, 결산총회 가결” 해명

순천원예농협·순천광양축협, 임원 억대 연봉 인상

 

순천시농민회는 지난달 30일 순천농협 본점(파머스마켓)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농협개혁’을 촉구하며, ▲임원 연봉 인상안 철회 및 11월 예산총회에 예산 수립과 안건 상정 ▲농민조합원 생계자립 종합대책 수립 ▲조합장 대변인 노릇을 하는 비상임이사진 사퇴 등을 요구하고 있다. ⓒ순천광장신문
순천시농민회는 지난달 30일 순천농협 본점(파머스마켓)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농협개혁’을 촉구하며, ▲임원 연봉 인상안 철회 및 11월 예산총회에 예산 수립과 안건 상정 ▲농민조합원 생계자립 종합대책 수립 ▲조합장 대변인 노릇을 하는 비상임이사진 사퇴 등을 요구하고 있다. ⓒ순천광장신문

순천농협이 지난 29일 결산총회에 조합장 등 임원 4명 연봉 인상안을 기습적으로 처리해 농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순천시농민회는 지난달 30일 순천농협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연봉) 인상안을 비상임이사진 주도로 1월 29일 결산총회에 기습적으로 안건을 상정시켰다”며 “통상적으로 11월 예산 총회에서 예산을 미리 확보해 조합원과 대의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서 상정시켜야 함에도 비상임이사진 독단으로 발생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농민들은 ‘농협개혁’을 촉구하며, ▲임원 연봉 인상안 철회 및 11월 예산총회에 예산 수립과 안건 상정 ▲농민조합원 생계자립 종합대책 수립 ▲조합장 대변인 노릇을 하는 비상임이사진 사퇴 등을 요구했다.

농민회와 농협 측에 따르면, 조합장 연봉은 9,520만 원에서 1억 1,200만 원, 상임이사 2명은 9,180만 원에서 1억 560만 원, 상임감사는 8,280만 원에서 9,600만 원으로 인상했다. 게다가 350여 명 임직원에게 14억 원 특별상여금 지급, 비상임이사진(17명)에 1인당 100만 원씩 지급했지만, 조합원들에게는 영농자재구입권으로 1인당 5만 1천 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농민들이 반발하자 같은 날 순천농협 측은 일부 언론을 통해 임원 보수 책정 과정 등을 해명했다. 언론 보도와 순천농협 측에 따르면, 2013년 이후 임원 연봉을 인상하지 않았고, 주변 농·축협에 비해 낮은 수준이어서 운영평가자문위원회, 대의원협의회, 이사회 등에서 인상 건의가 있었고, 지난 29일 결산총회에서 대의원 투표로 가결됐다.

하지만 순천농협 측 해명에도 농민회는 조합장 연봉 인상 사유 등이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순천원예농협, 순천광양축협도 이미 처리했거나 2일 할 예정인데, 순천원예농협과 순천광양축협 조합장은 각각 연봉으로 1억 500만 원을 받거나 받게 돼 순천농협 측이 주장하는 내용과 차이가 있다.

또한 예산총회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연봉 인상 건을 가결하면서 예비비로 쓰는 건 정상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농민회에 따르면, 이는 농민조합원에게 환원되는 교육지원사업비는 ‘예산을 세우지 않으면 예산이 없어서 못 한다’고 발뺌했던 농협 측 태도와 비교된다.

윤일권 농민회장은 “조합장은 연봉과 관계없이 4년 봉사직으로 조합원들에게 봉사하는 일”이라며 “차량, 기사, 차량 유지비, 업무추진비 등을 더하면 임금 외에도 1억 원 정도를 더 쓰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광양농협 같은 곳도 직원과 조합원 격차가 있지만, 순천농협보다는 조합원을 더 대우해줬다”며 “사업 성과가 좋다면 조합원에게도 고루 돌아가야 한다. 그것이 조합원이 주인인 농협”이라고 강조했다.

박필수 조합원은 “직원들은 정기 상여금 400%에, 지점 실적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나지만 변동성 상여금 300%를 받고 있는데, 또 특별상여금 100%를 더 받아 갔다”며 “대한민국에 상여금 800% 받는 곳이 순천농협 말고 또 어디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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