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15명으로 구성된 순천의 독립극단

해마다 3·1절이 되면 낙안읍성 앞에서는 이를 기념하기 위한 행사가 열린다. 이 행사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실화를 바탕으로 행해지는 3·1운동 재현극이다. 이 극을 무대에 올리는 극단「지피지기」를 소개한다.

 

 

 

「지피지기」는 청소년들로 구성된 극단이다. 이정미(54) 대표가 이끄는 이 극단에는 중·고등학생을 주축으로 15명의 단원이 소속되어 있다.

2016년 이 극단을 설립한 이 대표는 순천시립극단에서 연극배우로 활동했던 정통 연극인이다. 안톤 체홉의 「벚꽃동산」, 셰익스피어의 「맥베스」 등 묵직한 고전들 뿐 아니라 「사운드 오브 뮤직」 같은 뮤지컬 무대에도 올랐었다.

“대략 30년 경력이 된다.”는 그는 10여 년 전 시립극단에서 나와 독립적인 연극활동을 해오고 있다. 그 중 한 가지가 순천시에서 열고 있는 ‘청소년 연극교실’에서 청소년들을 지도하는 일이다. 극단 「지피지기」의 창단은 이 인연에서 비롯됐다.

이 대표는 “청소년 극단을 통해서 아이들에게 연극에서 무언가 얻을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며 설립취지를 설명했다. 이에 덧붙여서 “극에 참가하는 아이들은 연극을 통해 다양한 인물을 만나고 그 연기를 하면서 성장해 간다. 부수적으로 리더십이 생기기도 한다.”고 연극의 장점을 ‘홍보’하기도 했다. 극단 이름이 「지피지기」인 것도 그런 이유에서란다.

극단의 설립취지 대로 이 극단에서 3·1절 재현극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은 “연극을 통해 3·1절의 뜻을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됐다.”고 말한다.
 

▲ 「지피지기」 단원들이 올해 공연 할 재현극 대본을 살펴보고 있다.

고3이었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재현극에 참가한 박성민(19) 군은 “재현극에 참가하기 전에는 3·1운동에 대해 책이나 미디어를 통해서만 접했었다. 재현극에 참가한 뒤로는 그렇게 해서 느꼈던 것과는 다른 무엇인가를 느끼게 됐다.”며 연극의 효과에 대해 소개했다.

고1 때부터 학교 연극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나지연(18) 양은 소년소녀 합창단 출신이다. 나 양도 극단 활동을 하면서 전에 느꼈던 것과 다른 즐거움을 발견하고 있다. “어릴때부터 합창단을 할 만큼 무대에 서는 것을 좋아한다. 고등학교에 진학할 때는 뮤지컬에 관심이 있었는데, 연극부 활동을 하면서 연극의 재미를 알게 됐다. 그래서 이 극단에 합류해 본격적으로 연극공부를 하는 중이다. 정기공연과 이번 3·1운동 재현극에 참여하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

박 군이나 나 양 외에도 이제 중학교 3학년이 되는 하성연(15) 양이나 인터넷에서 배우모집 공고를 보고 “취미삼아 입단하게 됐다.”는 장시준(18) 군 등 다양한 청소년들이 극단에서 연극의 맛을 알아가고 있다.

극단 「지피지기」는 3·1 운동 재현극 뿐 아니라 1년에 한 번 정기공연을 한다. 올해도 지난 2월 5일 순천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정기공연으로 『맥베스』를 무대에 올렸다.

올해로 5년 째 3·1운동 재현극 연출을 맡고 있는 이정미 대표는 “벌교에서도 공연 요청이 올만큼 재현극이 자리를 잡았다.”며 “실화를 소재로 한 재현극의 속성상 요청에 응할 수 없는 점이 아쉽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특히, 올해 공연의 경우는 다른 해와 달리 관련기관에서 의뢰가 늦게 와 의상준비 등에서 약간의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이 대표의 경험과 단원들의 노력으로 공연준비는 순항 중이었다.
 

저작권자 © 순천광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