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한국은 국내외의 정치적 사건이 많은 한 해였다. 전대미문의 대통령 탄핵이 현실화 되고 조기 대선으로 19대 대통령이 탄생했다. 밖으로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실험을 계속하는 가운데 새로 출범한 미국 정부와 강하게 충돌했다. 강진으로 ‘지진 안전지대’라는 믿음이 무너졌다. 이 밖에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등 경제 분야에서의 진화도 계속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3월
3월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탄핵됐다. 8인의 재판관 전원이 국회가 제출한 탄핵소추안을 인용했다. 이로써 2016년 늦가을에 시작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촛불집회는 정리수순에 접어들었다.

▲ 지난 1월 7일(토) 연향동 국민은행 옆에서 열린 새해 첫 촛불집회. 박근혜 구속과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태 부역자 처벌을 위한 순천시민의 촛불이 새해에도 꺼지지 않고 타올랐다.
▲ 지난 3월 4일(토) 오후 6시. 연향동 국민은행 앞에서 제22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날 촛불집회에 참가한 500여 명의 시민은 “박근혜 없는 3월이 진정한 봄이다”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순천시민의 촛불집회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 박동춘 시민기자
▲ 사진제공: 박동춘 시민기자


문재인 대통령 당선 5월
더불어 민주당의 문재인 대통령 후보가 5월 9일 치러진 제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당초 예상됐던 것 보다 7개월 여 앞당겨진 선거였다. 5월 선거는 계절의 특성을 빗대 ‘장미대선’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문 대통령은 이 선거에서 유효투표자 41.1%의 지지를 받았다. 2위를 기록한 홍준표 후보의 득표율은 24.0%였다. 문대통령은 당선 후 줄곧 70%내외의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 제19대 대통령으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었다. 사진은 지난 4월 29일, 순천에서 열린 집중유세장을 찾은 문재인 후보가 내년에 대통령 자격으로 순천을 찾겠다며 순천시민의 환호에 호응하고 있다. (사진제공: 이종철)


북한 핵, 미사일 위협과 한반도 위기 고조
9월 3일 북한은 6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이로 인한 충격파의 강도는 국가별로 차이가 있었지만, 최대 리히터 진도 6.4(러시아)에 달했다. TNT로 환산해 1백 킬로 톤 이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후로 핵실험장 주변에서 핵실험의 여파라고 분석되고 있는 자연 지진이 이어지고 있을 정도다. 북한은 미사일 실험도 병행하고 있어 북핵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와 공포감을 강화했다. 11월 29일에도 사거리 1만 3천 km로 평가되는 화성 15형의 발사실험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 실험은 정권출범 후 북한과의 대화를 추진하던 문재인 정부를 난처하게 만들었다. 동시에 미국의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 수위도 높아지며 ‘한반도 전쟁 위기설’이 이어졌다.

포항지진 11월
수능을 하루 앞둔 11월 15일 포항에 리히터규모 5.4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됐고, 수능도 처음으로 연기됐다. 정부는 5일 뒤인 11월 20일 포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이 지진으로 인한 여진이 아직도 간헐적으로 계속되고 있다.

▲ 지난 11월 15일 포항에 리히터규모 5.4의 강진이 발생했다. (사진제공: 포항북부소방서 예방안전과 최고봉 소방사)
▲ 지난 11월 15일 포항에 리히터규모 5.4의 강진이 발생했다. (사진제공: 포항북부소방서 예방안전과 최고봉 소방사)


국정교과서 폐지 5월
2015년 10월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화 한다는 방침을 교육부가 확정하면서 국정교과서 논쟁이 시작됐다. 국정교과서 논쟁은 교육계를 넘어 역사학계로 그리고 정계로 까지 확산됐다. 보혁이념대결로까지 이어진 이 논쟁은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운동의 한 이유가 됐고, 박 전 대통령의 탄핵 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달에 신정부 아래서 마침표를 찍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5월12일 국정교과서 폐지 지시를 내리고, 그 달 말일 교육부는 역사교과서의 국정·검정 혼용을 검정으로 전환한다는 고시를 관보에 게재했다.

부산여중생사건-소년법 폐지 논쟁 촉발 9월
부산광역시의 여중생들이 후배 여학생을 집단 폭행한 후 SNS 상에 이 사실을 공개하면서 전국적인 파장이 일었다. 여학생들의 폭력이 ‘상식범위’를 넘어서는 데서 비롯한 공분은 소년법 폐지논쟁으로 번졌다. 미성년자들의 처벌을 성년에 대한 것 보다 완화한 것에 대한 논란이었다. 이와 함께 사건과 관련한 신상정보가 SNS 등에서 노출된 점이 또 하나의 문제점으로 부각되기도 했다.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 4월
국내 1호 인터넷 전문은행이 4월에 출범했다. 인터넷만을 이용해 각종 은행업무를 볼 수 있는 은행이 인터넷 전문은행이다. 미국과 유럽에는 1990년대부터 존재했고, 이웃 일본에서도 2000년대에 도입된 제도다.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을 결합을 막으려는 금산분리원칙으로 그동안 봉인되어 있던 영역이었다. 산업자본이 은행을 사금고화 하는 것을 막으려는 취지가 디지털시대의 확장 앞에서 무력화 됐다. 정부는 30대 대기업 등 일부 대재벌을 제외한 기업이 금융업에 진출하는 것을 허용함으로써 인터넷 전문 은행 시대의 문호를 열어주었다. 4월 케이뱅크가 영업을 시작한 데 이어 7월에는 두 번째로 카카오뱅크가 출범했다.

살충제 계란 8월
유럽에서 발생한 살충제 계란 파동이 한국으로까지 번졌다. 유럽에서 피프로닐이라는 물질에 계란이 오염된 사실이 알려진 후 한국에서도 같은 오염 계란이 발견됐다. 이 사건으로 계란에 대한 소비가 급감해 계란 가격도 급락하면서 양계농가가 큰 충격을 받았다. 반작용으로 친환경 계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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