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4일부터 양일간 순천시에서 열린 전라남도 패시브하우스 대회의 마지막 일정으로 시공현장과 현존 패시브하우스 투어가 있었다. 그 현장에 동행했다. <편집자 주>

순천시 패시브하우스 투어 일정은 순천대 평생교육원 앞에서 참가자들이 모이는 것으로 시작됐다. 45인승 버스에 탑승한 인원은 30명. 박병열 ‘패시브하우스 전남포럼’ 대표와 포럼 관계자 몇 명이 포함됐다. 참가자들 가운데는 부부도 있었고, 건축업에 종사하는 이들과 건축학도들도 있었다. 대부분은 중년의 수요자들이었다. 그들은 카메라로 무장한 채 ‘패시브하우스’나 ‘저에너지 하우스’에 도착하면 집 외부와 실내를 샅샅이 렌즈 속으로 빨아들였다.

첫 번째 도착 지점은 박 대표가 일하고 있는 건축 디자인 사무실. 포럼 사무실이기도 하다. 처음 사무실 앞에 내릴 때는 의아했지만, 곧 궁금증이 풀렸다.

사무실 안에는 패시브하우스 시공에 사용되는 자재들이 있었다. 사무실에 직접 설치해 놓은 열회수기, 기밀테이프, 단열재, 3중 유리 등. 박 대표는 이런 자재들을 직접 보여주며 투어 참가자들에게 ‘패시브하우스투어 개론’을 펼쳤다.

▲ 박병열 대표가 자신의 건축사무소이자 포럼 사무실에서 패시브하우스 요소에 대해 설명중이다.


개론강의 후 투어단이 첫 번째로 도착한 곳은 생목동. 이곳에는 완성된 후 만 1년 째 신혼부부가 생활하고 있는 저에너지 하우스가 있다. 에너지 사용량이 2.8L라고 한다. 이 집에 사는 사람들은 김만중 씨 부부다. 30대 중반인 김 씨는 여수 산업단지로 출퇴근한다. 순천시에서 패시브하우스 건축주에게 제공하는 2천만 원의 지원금과 박병열 대표의 열정이 낳은 지원금 아닌 지원금 때문에 이곳에 정착했다.

▲ 생목동저에너지 하우스 외관

“서울에 살다 이곳에 이사왔다”는 그는 자신의 집에 만족했다. 만족할 뿐 아니라 전도사와 같은 적극성으로 자신의 저에너지 하우스가 얼마나 쓸만한 지에 대해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살아보니 습도는 45도 정도가 적당한데, 이 집은 그게 계속 유지돼요.” “난방은 처음에는 집안 온도를 올리는데 한참 걸려요. 그래서 ‘속았다’는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한번 ‘힛업(hit up)되면 별다른 난방을 하지 않아도 그 온도가 유지돼요. 1년 살았는데 난방비가 총 49만 원 들었어요. 전기요금은 한달에 6만 5천원 정도 드는데 곧 태양광판을 설치하면 그것도 안들 거예요.”

그는 전문용어를 섞어가며 이런 설명들을 쏟아냈다. 그의 이야기를 듣던 탐방객들 입에서 “전문가 수준이야.” 하는 감탄이 나올 정도였다. 김 씨는 이 집을 짓기 전에 1년 정도 공부를 했단다. 용인, 경주, 상주 등 저에너지 주택이 있는 곳은 어디든 가보았다고 했다. 그렇게 ‘학습비’를 들인 그가 박 대표와 인연을 맺어 현재의 집을 짓게 됐다. 박대표가 실험적으로 지은 프로젝트였던 것이다. 그 덕에 싸게 지을 수 있었고 그는 박대표의 답사단에게 집을 기꺼이 보여 준다. “박대표가 잘 됐으면 좋겠다”는 그다.

▲ 생목동 실내에서 집주인의 설명을 듣고 있다.

생목동을 나온 탐방객들은 풍덕동 한신 아파트와 저에너지 주택단지 공사현장, 연향동 선향다원 1.2L 패시브하우스, 연향동 명말 마을 등을 돌아보았다. 생목동을 돌아 본 탐방객들에게 나머지 집들은 개성을 갖춘 또 다른 생목동 저에너지 하우스였을 뿐이었다. 다만 집을 옮겨갈수록 탐방객들은 패시브하우스 시공에 대해서는 ‘반풍수’가 되어가고 있었다.

▲ 풍덕동 한신아파트. 리모델링의 예. 열회수기가 공간절약을 위해 납작하다.

특히 저에너지 주택단지에서는 시공단계별로 공사현장을 볼 수 있어 공사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최고의 경험을 할 수 있었다.
 

▲ 저에너지 주택단지 시공 현장. 내부를 살피고 있다.
▲ 저에너지 주택단지 시공 현장. 외벽 단열 설명중이다.

겨울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오후 다섯 시 탐방객들의 패시브하우스 학습은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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