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연합 생태모니터링 동행취재

추석연휴가 끝나고 맞는 첫 번째 토요일이었던 10월14일. 환경운동연합(상임의장 김효승)은‘습지에서 만나는 야생화’라는 주제로 순천만 식생 모니터링 행사를 가졌다. 그 현장을 동행 취재했다. <편집자 주>                   

참가자는 9명으로 조촐했다. 주최 측인 환경련에서 김효승 상임의장과 김태성 사무국장, 황성하 조직분과장이 참가했다. 숲 해설가인 송미경 씨가 그녀의 고1 아들과 함께 했고, 중학생과 고등학생 각 1인, 그리고 취재진이 동행했다. 야생화 화가로 유명한 모정 이윤숙 선생이 안내를 맡았다.

예정된 일정대로 오후 2시에 시작된 모니터링은 3시간 10분 동안 진행됐다. ‘순천맑은물관리센터’에서 시작해 PRT 문학관 종점까지, 이사천변과 동천변 갈대숲 사이로 난 오솔길을 걷는 순환 경로였다. 맑은물센터 정문에서 시작된 모니터링은 이사천을 횡단하는 보행 교량을 건너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화가이자 생태 해설가인 모정 이윤숙(60) 선생이 야생화에 대해 소개했다. 환경연합의 김효승 상임의장은 가끔 보충 설명으로 추임새를 넣기도 하고, 현재 환경정책의 맹점을 지적하기도 하며 순천만 생태 보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PRT와 고속도로는 순천만의 경관도 해치지만, 그 곳에서 나오는 소음으로 동물들에게 스트레스를 줍니다.”

오솔길 양 옆은 한 길이 넘는 억새로 빼빽했다. 김 의장은 이를 가리켜 “순천만의 속살을 걷는 것”이라고 했다. 그 길 곳곳에서 미역취, 서나물, 소리쟁이, 쓰레기풀, 망초, 돌콩 등 낯설고도 재미있는 이름을 가진 야생화가 차례로 모니터링에 참가한 이들을 맞아주었다. 그때 마다 모정 선생은 재미있는 사연과 해석을 섞어가며 모니터링 참가자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해주었다.  풀들의 이름은 물론이고, 그 풀에 얽힌 사연들을 재미있는 입담으로 풀어내었다. 미역처럼 미끈거리는 미역취, 자꾸 고개를 숙여서 “제발 서 있으라!”고 서나물 등.
 

 

참가자들 가운데 숲해설가 모자는 개인 일정으로 구간의 3분의 2 지점에서 먼저 돌아갔지만, 나머지 일행은 순천만 생태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추억으로 담아갔다.

 

순천환경운동연합은 앞으로도 이날과 같은 행사를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김태성 사무국장은 “지난해에는 순천 환경련이 지리산 둘레길 순례 사업에 집중했지만, 올해부터는 순천시의 생태자원을 더 알리는 방향으로 눈을 돌렸다”며 시민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현장인터뷰] 생명을 안내하는 야생화 화가 모정 이윤숙
“꽃들이 나를 집중하게 한다”

모정 이윤숙은 한국화가다. 문인화를 그린다. 초대전과 개인전을 합해 16회의 전시회를 가진 역량 있는 미술인이다.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에서도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전라남도 미술대전, 순천미술대전 등 여러 미술대전에서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30여 년간 야생화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꽃을 관찰해왔다. 그리고 꽃에 대한 사랑을 꽃그림으로 승화시켰다. 야생화를 소재로 한 개인전만도 서울 인사동 등지에서 수차례 가졌다. 올해 6월 말, 7월 초에도 일주일에 걸쳐 인사동의 ‘갤러리 마루’에서 “달에 피다”라는 제호 아래 개인전을 가졌다.
 

 

6월의 그 전시회에서는 화폭에 수많은 국화가 피어났다. 작가는 국화꽃을 분해하여 꽃을 이루는 이파리 하나하나를 표현했다. 이파리들이 밝게 빛나고 화면 밖을 향해 터지 듯 비산한다. 자유를 향해 터져나가는 듯하다. 작가의 자유분방한 의식이 느껴진다. 그런 자유로운 영혼을 모니터링 현장에서도 만날 수 있었다.

그곳에서 그는 생명을 안내한다. 모니터링 내내 한 번도 활력을 잃지 않은 채 야생화의 생명력과 자연의 강인함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꽃들이 나를 집중하게 한다.”며 꽃이 자신의 인생을 가꾸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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