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은 허울뿐인 도시재생, 생태수도인가

선월하이파크단지(이하 선월지구)의 개발을 위한 절차 중 하나로 열린 환경영향평가 설명회가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로 무산되었다. 

이번 사업과 관련된 주체로는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이하 광양경제청), 사업 시행사인 중흥건설, 선월지구에 땅을 가진 지주들, 그 외 순천시민과 순천시이다. 이들의 생각은 비슷하지만 같을 수는 없기 때문에 사업 진행은 여러모로 피곤할 것 같다.

광양경제청은 “선월지구가 배후단지로서 입지적 여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개발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사업신청자도 중흥건설뿐인데, 광양의 일부 지역처럼 사업 시행사를 찾지 못해 무산되면 안 된다”며 중흥건설을 시행사로 내정해 놓았다. 

중흥건설은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바로 옆 신대지구를 통해서 천억 원의 이익을 거두었고, 선월지구의 예상 조감도를 보면 반절 가까이 아파트를 건설해 적잖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지주들의 입장은 중흥건설이 신대지구를 부실시공하고 엄청난 이익을 거두어 놓고도 선월지구마저 낮은 보상비를 주며 자신들을 무시하고 개발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외 순천주민이나 순천시의 입장은 조금 더 복잡하다. 우선 광양경제청과 중흥건설을 신뢰할 수가 없다. 실제로 이 둘은 신대지구 부실의 공동정범으로서 순천시에 수많은 해악을 끼쳤다. 그에 대한 사과도 재발 방지 약속도 없다. 그런 상태에서 또다시 바로 옆 단지 개발사로 중흥건설을 선택한 것부터 이해를 못하고 있다. 그리고 순천에 건설 중이거나 건설 예정 아파트가 넘쳐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원도심과 연향동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광양경제청과 중흥건설이 개발을 포기하리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지주들도 개발 자체를 문제시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보상비가 적절하다면 대부분 보상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신뢰를 저버린 채 자신들의 실적과 이익을 위해서 개발을 밀어붙일 것으로 보이는 광양경제청과 중흥건설이다. 이로 인해 순천시와 시민들은 도시재생과 생태수도를 부르짖으면서도 콘크리트 개발을 손 놓고 바라보아야 한다.

이 개발에 대한 순천시민의 여론은 곱지 않다. 한 시민은 “신대와 오천지구의 아파트가 공급되면서 빈 아파트들이 많은데 시 전체를 보았을 때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인구유입 효과도 풍선효과에 불과하다. 도시재생을 하겠다면서 아파트는 계속 짓고 있다. 이게 맞는 일인가? 건설업체와 업자들 입장에선 좋겠지만 순천시 미래를 보아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개발을 원하는 사람과 제대로 된 보상을 원하는 사람, 개발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 간의 힘겨루기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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