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명평화결사 10주년 생명평화 대회

11월 16일(토) 오후 3시부터 17일(일) 오전 12시까지 부산 구덕청소년수련관에서 생명평화결사 10주년 행사가 있다. 생명평화 어울림 삶을 살고자 하는 전국 각지의 등불들 200여 명이 함께 한다.

“단순 소박하게 사는 내가 세상의 평화입니다” 라는 주제로 십년의 발걸음을 새기고, 십년의 새 걸음을 다지는 내용으로 진행된다. 함께하는 숲 명상, 생명평화무늬찍기, 100대 절 명상, 지난 10년 동안의 생명평화 운동을 자료영상과 좌담회로 새기고 앞으로 10년 새 걸음을 나서는 선언문을 채택하게 된다. 좌담회는 도법스님과 김민해운영위원장 등이 ‘생명평화결사 10년이 미친 영향과 나아갈 길’을 주제로 나눈다.

▲ 생명평화를 염원하며 제주 강정마을에서 걷기순례를 하고 있다.
생명평화결사는 2003년 11월 15일 지리산에서 천일기도 회향 천도제와 창립식을 하고 지리산 살리기 운동을 통해 생명평화의 패러다임으로 자연과 인간, 사람과 사람, 지역과 지역의 문제를 바라볼 수 있게 되었음을 고백하며 지리산의 눈, 지리산의 가르침으로 세상의 평화를 일구자며 걸음을 나섰다.


인 ┃ 터 ┃ 뷰-생명평화결사 김민해 운영위원장

“길을 모색하는데 … 정성을 다해 기도합니다 ”

▶ 생명평화 10주년 대회를 준비하며 40일 기도를 한다고 들었습니다.
일이 있을 때만이라도 하늘땅(天地)에 뜻을 묻고 가려는 것이죠. 하늘과 땅은 우리들의 바탕 아닙니까. 기도는 별스러운 게 아닙니다. 기도는 우리 선조들의 간절함, 간곡함, 지극한 정성이 담긴 삶의 지혜입니다. 그런 간절함이 있다 해도 일이 될까 말까 하는데 요즘 무얼 한다는 사람들의 자세는 그걸 찾아보기 힘들어요. 그리고 기도는 사람이 하늘·땅과 감응하는 것이잖아요. 뜻을 묻고 서로 교감하는 것이죠. 하늘과 땅이 없이는 내가 존재할 수 없잖아요. 그래서 무엇보다 먼저 기도해야겠다 싶어서… 이제라도 옛 어른들의 삶의 자세를 따라해보는 겁니다.  

▲ 생명평화결사 김민해 운영위원장
▶ 행사를 준비하면서 기도모임을 한다는 것이 새로운데요.
기도는 사람으로서 “마음을 모으고, 정성을 다 하는 몸짓”이죠. 10년을 돌아보는 대회와 잔치를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하나 보인 것이 있다면 그것은 기도입니다. 그것이 보였어요. 이 시대가 그런 옛 지혜를 찾고 있다고 봅니다. 우리나라의 전통만 봐도 그래요. 나라가 어지럽거나 비가 내리지 않을 때 마땅히 하늘에 고하는 고천제를 올렸잖아요. 기도는 종교인만 하는 행위가 아니에요. 새로운 천년을 맞으면서 생명평화결사도 한 사람의 천일기도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대개 사람들은 그 생각을 안하더라구요. 하루 이틀도 아니고, 천일동안 문밖을 나서지 않고, 기도를 드렸던 겁니다. 10년 전 그 시대에 천일기도는 도법스님 한 사람의 고뇌의 흔적일 수만은 없죠… 그런 지혜, 보이지 않는 그 모습을 배워야 할 것 같아요. 그것이 후학들이 가야할 자세가 아닐까 싶습니다.

 
▶ 어떤 기도인가요?
새로운 천년을 맞으며 온 인류가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했잖아요. 새로운 가치,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신, 새로운 철학을 이야기 했습니다. 그런데 십년이 지난 지금도 그것을 찾아 헤매고 있어요. 새로운 시대,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때, 사람들이 변화하지 않으면서 20세기 삶의 방식으로 21세기 새로운 가치를 찾으려하니 오리무중이에요. 왜 이렇게 안 풀리는 걸까? 묻고 물었습니다. 그래서 얻은 답이 그겁니다. 아, 내가 낡은 생각으로 살고 있구나! 어리석구나!

▶ 교육문제만 봐도 그렇습니다. 모두다 한국사회 교육이 문제라고 말하면서도 바뀌지 않습니다. 길을 못 찾고 있는 이유는 뭘까요?
모든 사람이 길을 모색하는데, 지혜를 찾고 있는데, 못 찾는 것은 뭔가?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무얼까 기도해보자, 거기서부터 시작해보자 하는 마음이 들어 기도하고 있어요. 이때야말로 생각을 하지 말고 침묵하자…

▶ 기도를 하면서 보인 것이 있었다면요.
21세기를 살면서 20세기 사람들이 19세기 사유의 방식과 안목으로 살고 있구나 하는 것이 보였어요, 어렴풋이 10년을 이야기 하지만 단순히 숫자 10년이 아니더라구요. 그 10년이 존재하기 위해 수백 년 수천 년의 세월이 있었어요. 그동안의 수없는 세월, 이 한없는 과정을 거쳐 오늘의 내가 있다는 것이 어렴풋하게 보였습니다. ‘父母未生前本來面目(부모미생전 본래면목)’이라고 하잖아요? 나를 낳아준 부모로부터 태어나기 전 나를 보라는 절집이야기인데… 그래서 “나는 누구인가?”를 다시 묻지 않을 수 없었어요. 그러다보니 지금·여기, 오늘 하루, 찰나를 사는 것일 뿐이구나 싶어 그렇게 살고 있지요. 하루를 천년같이 천년을 하루처럼 이라는 말이 빈말이 아니데요.

▶ 네…
‘10년이 있기까지 백 년, 수천 년, 수만 년의 세월이 있었다’ 이 얼마나 고귀하고, 숭고하고 아름답습니까? 이 경이롭고 숭고한 아름다움을 알기 위해서, 10년을 지탱해온 삶의 역사를 물어야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까워온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나라가 부자가 되기 위해 다른 나라를 무찌르는 것이 20세기였다면 상대를 살리기 위해 내가 먼저 죽겠다는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10년 되니까 당연하게 대회를 치르는 것이 아니라 함께 기도하고 서로 질문을 던지며 생명평화를 생각하고 싶습니다.

▶ 생명평화교육은 어떤 교육을 말할까요?
내가 누구인지를 질문하게 하는 교육, 존재의 실상에 눈뜨게 하는 교육이 아닐까요? 내가 어떤 존재인가를 물으며 저마다의 길을 가는 것. 지금 우리의 교육은 내가 누구인지 전혀 관심이 없잖아요. 그러니 함께 어울려 사는 배움이 일어날 수 없죠. 자기가 누구인지 스스로 눈을 뜨면 모든 것이 잘 될까? 나는 그럴 거라고 봐요. 나라는 존재가 너 없이 다른 무엇으로 존재할 수 없는 것을 아는데, 어떻게 싸움질하고 경쟁을 일삼으며 살 수 있겠어요. 그걸 알면 절로 내 길을 잘 갈 수 있을 것입니다.

▶ 생명평화 선언이 뭔가요?
어떤 물리력 앞에서도 비폭력으로, 진리의 정신으로 살아가겠다는 선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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