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자정

향자정
신선한 재료가 요리의 핵심
냉동고는 아예 구비 안하고 운영

순천시 조례동 왕조초등학교 정문에서 봉화그린빌아파트 쪽으로 가면 왼쪽에 식당이 몇 개 있다. 그 중 노란색 바탕의 식당 간판이 하는 있는데, ‘향자정’이라는 식당이다.
 

▲ ‘향자정’ 주방장 최명도 씨

주방장을 겸한 이 식당의 사장은 40대 후반에 접어선 남자 요리사이다. 운동을 잘할 것처럼 생긴 47세의 남자 요리사가 요리를 척척 해내는 것도 신기한데, 맛도 보통이 아니다. 김치가 맛이 있어 ‘김치는 누군가 담가 주었겠지?’ 하는 생각에 직접 물어보았다. 뜻밖에도 깊은 김치 맛 또한 그의 솜씨란다. 식당 한 켠에는 김치를 적당히 숙성시키기 위해 온도를 맞춘다며 신문으로 쌓아둔 것이 보였다.

“어머니가 요리를 잘하셨나요?”

음식 맛을 보며 주방장에게 물어보았다.

“아, 그건 아니고요. 어머니가 아프신데, 누나는 시집가고, 형은 사업을 하고, 엄마를 수발할 사람이 없어서 제가 어머니 수발하며 요리하다 보니 늘었다”고 답한다.

그렇지. 간병이나 요리는 여자만 하는 게 아니다. 이런 아들은 어떻게 키웠을까 궁금하다.

그는 자기 앞길을 개척하는 것이 중요한 시절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엄마를 돌보는 일을 선택했다. 그리하여 그의 인생은 완전히 다른 길로 접어들었다. 처음에는 어머니가 알려준 대로 요리를 하다가 한계를 느껴 학원에 등록했다. 지인의 소개로 한복려 선생으로부터 궁중요리를 배우고, 요리에 재미를 느껴 다른 나라 요리까지 도전했다. 프랑스 친구와의 연줄로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요리공부를 더 할 수 있었다고 한다.

‘향자정’의 주방장 이름은 최명도이다. 한자로 풀면 ‘밝은 길’이라고 한다. 이름 그대로 주어진 상황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에 자신을 던져 길을 찾아 살아왔다.

최명도 씨가 식당을 운영하는 규칙도 재미있다. 옻닭, 옻백숙, 오리요리 등 향자정의 주 요리가 정해져 있다. 그런데 손님들은 메뉴판에 없는 요리를 아무거나 시킨다. 어떤 요리든지 ‘미리’ 주문만 하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요리를 하는 일이 번거로울 것 같은데, 즐겁단다. 매일 손님들이 좋아할만한 재료를 사러 시장을 돌아다니는 것이 그의 중요한 일과이자, 취미이다.

‘향자정’ 요리의 핵심은 재료의 신선함을 유지하는 데 있다. 그래서 향자정에는 냉동고가 없다. 냉동고에 얼렸다가 녹는 순간 음식 맛은 떨어지기 때문에 아예 냉동고를 사지 않았다고 한다. 미리 제철 음식을 주문하실 분을 위해 연락처를 남긴다.

향자정 연락처: 010-2614-8812

아래는 '향자정'에서 제공 가능한 요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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