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첫날 풍경

 
4월 20일, 마침내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개막됐다. 개막 첫날 이른 아침부터 비가 내려 관람을 계획했던 많은 사람들이 발걸음을 돌리지 않을까 예상됐지만 이날 하루에만 3만 1500명의 관람객이 박람회장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단체관람객이 몰려든 오전에는 박람회장 입구에서부터 다소 혼잡을 겪기도 했으나 오후가 되면서 차츰 여유를 찾아가는 모습이었다. 관람입장이 마감되는 늦은 6시, 개막 하루를 마감하는 갯벌공연장에서 관람객들의 소감을 들어봤다.


“다리가 아파 힘들었지만 좋았다”  - 부산 이경미(41세)

▶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허브를 좋아하는 큰 딸은 허브정원, 작은 딸은 세계정원이고 저는 다양한 튤립을 많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또, 꿈의 다리 이름이 특이하고 예뻤다.

▶ 준비상태나 개선점이 있다면?
준비가 잘 되었다고 보는데 각국의 정원에서 어떤 곳은 부스설치에 그친 것도 있고 이동하는 동선에 있어서 갔던 곳으로 다시 나오게 되는 경우가 있어 힘들고 지치게 했다. 날씨 때문이겠지만 아직 개화하지 않은 장미라든지 다양한 꽃 종류를 볼 수 없어서 아쉬웠다.

▶ 소감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우리나라에 정원박람회라는 것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둘러보면서 입장료가 아깝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아이들과 마지막 내린 결론은 ‘다리가 아파도 좋았다.’였다. 
 

운영 측에는 작품이지만
관람객에게는 단순 볼거리
- 순천 김혜진(33)

▶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주 박람회장 호수언덕이 인상적이고 예뻤다. 또 주차장에서 박람회장으로 연결된 지하통로가 아주 좋았다.

▶ 준비상태나 개선점이 있다면?
중간 중간마다 쉴 공간이 많이 설치되어 있어 좋았지만 좀 더 보충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들어가지 말아야할 곳은 안내표지판을 설치했으면 좋겠다. 자원봉사자들의 안내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 같다. 운영요원 측에서는 하나하나가 작품이고 조심해서 관람해야한다지만 일반인은 잘 인식하지 못한다. 함부로 꽃을 꺾어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안타까웠다.

▶ 타 지역 분들에게 소개한다면 어떻게?
공기 좋고, 음식이 맛있고, 지루하지 않고 볼거리가 풍성한 박람회장이다. 다른 지역 축제가 많은데 굳이 가지 않아도 순천박람회장에서 다 해결될 것이다. 하루는 부족하니 이틀 정도 여유 있게 둘러보면 좋겠다.
 

 미흡한 부분도 있지만 다시 오고싶다 - 천안 조재복(43세)

▶ 둘러본 소감은?
늦게 도착해서 많이 보지는 못했다. 처음 하는 정원박람회라서 미흡한 부분도 보이지만 대체로 준비가 잘 된 것 같다. 오늘 다 보지 못해서 다시 오려고 한다.

▶ 개선점이나 불편했던 점은?
주차장에서 박람회장까지 거리가 멀어 아이들이 힘들어했다. 아이들과 내내 걸어서 관람하기에 쉽지 않은 것 같다.


별 5개 만점에 별 4.5개
- 순천 최미영(37세), 김재숙(59세)
 
▶ 둘러본 소감은?
3년을 계획해 준비했다는데 아주 잘된 것 같다. 여름에 잎이 무성해지면 더 좋을 것 같고 그늘막도 잘해 놓았다. 가족과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는 곳으로 좋다.

▶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습지센터에 생태체험관이 기억에 남는다. 갯벌에서 볼 수 있는 망둥어나 꽃게 종류들을 그대로 입지조건을 갖추어 실내에서 볼 수 있게 해놓아 놀라웠고 좋았다. 풍차가 있는 네덜란드 정원이 가장 신경을 써서 준비한 듯 예뻤다.

▶ 아쉬운 점이나 개선점이 있다면?
동물원이 종류가 많지 않아 별로였고, 아이들을 위한 체험코너가 다양하지 않고 뽀로로동산 외의 지친 아이들을 위한 시설이 별로 없어 아쉽다. 아이들이 놀면서 즐길 수 있는 체험부스가 많으면 좋겠다.

▶ 타 지역 축제와 비교해 본다면?
순천만 갈대밭이 인접해 있어서 호수에 여러 새들이 날아와 있는 자연친화적인 박람회장이라고 생각한다. 타 지역 축제에서 보이는 인위적인 맛이 덜하고 추후 관리가 더 중요하겠지만 자연의 변화하는 모습이 더욱 기대된다.
 

 단체관람객의 여유있는 관람 위한 배려 필요 - 관광버스기사 신수성

▶ 관광버스기사 입장에서 본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네비게이션에서 안내가 안 된다. 순천에 진입해서부터 도로에 박람회장으로 가는 파란색 안내표시가 있어서 좋았다. 보통 네비게이션을 보고 가지만 맞는지 고민하게 되는데 바닥표시가 있어 안도할 수 있었고 운전자입장에서 표지판보다 더 잘 보여서 좋았다.

▶ 단체관람의 불편한 점이나 제안이 있다면?
첫째, 관광에는 보는 재미도 있지만 먹는 재미도 무시할 수 없다. 단체관람에는 항상 식사문제가 고민거리인데 행사장 식당은 분주해서 각자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니 오전에 관람하는 경우 점심식사 때문에 밖으로 나가려다보면 짧은 시간에 대충 둘러보는 관광이 되고 만다. 이런 단시간 관광은 결코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없다. 단체관람객들이 여유 있게 관광할 수 있도록 점심도시락이라도 둘러앉아 먹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면 좋겠다.
둘째, 관광버스로 단체관람을 가는 경우 인솔자가 없으면 버스기사가 안내자가 되기도 하는데 버스기사는 그 곳의 관광 포인트나 내용을 숙지하지 못하고 있다. 인솔자가 없는 단체관람객을 위한 현장에서 함께해 줄 유료관광인솔자가 있으면 좋겠다. 그래야만 좀 더 잘 둘러볼 수 있고 노인분들의 경우 덜 힘들게 일행과 함께 다닐 수 있다.

  많은 관람객 수만큼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에 대한 평가가 다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겨우 시작된 행사이지만 쓴소리에 귀를 기울여 하나하나 개선해가면 6개월이 아닌 10년, 100년을 위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잘된 축제라 해도 시민의식이 밑바탕에 없다면 좋은 축제가 될 수 없다. 하루 지켜본 박람회장은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고, 꽃을 꺾는 모습, 정원의 자갈을 주워가는 모습, 사진을 찍기 위해 꽃과 나무를 밟는 모습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지구의 생태축제로 만들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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