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순천광장신문 행의정모니터연대 선정 우수 시의원 좌담회
○ 시간 & 장소 : 2016년 4월 24일(일) 오후 3시, 순천시립연향도서관 세미나실

광장신문 기획위원회는 살기 좋은 순천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시의원 네 사람을 만났다. 개인적인 이야기부터 시정과 나라에 대한 생각까지 많은 얘기를 나눴고, 솔직하고 수준 높은 의견이 오고갔다. 공자는‘정치는 바르게 하는 것’이라 했다. 자신의 위치에 맞게 바른 역할을 하는 시의원을 격려하여, 보다 건강한 지역 정치판을 만드는 것이 우리 순천을 아름답게 만드는 지름길임을 다시 생각한다.


대학 때, 내 인생에서 가장 찬란했던 시기

▶ 인생 중 가장 찬란했던 때는 언제인가?

◆ 임종기 의원(이하 임): 꿈을 안고 공부할 때가 가장 좋았다. 특히 대학 입시를 위해 재수까지 가장 피곤하고 힘들 때였지만 꿈이 있어 힘든 것도 몰랐다.

◆ 이복남 의원(이하 이): 학창 시절이 좋았다. 나는 국악동아리에서 활동도 하고 한복도 입고 다니면서 남 눈치 안 보고 꿈을 안고 살았다.

◆ 박계수 의원(이하 박): 나는 지금이 가장 찬란한 시기다. 2014년에 시의원 당선되고 지금까지가 행복하고 찬란한 인생이다.

◆ 허유인 의원(이하 허): 노는 것으로는 대학 때가 찬란했던 것 같다. 인생의 의미로는 2010년부터 지금까지가 가장 찬란한 것 같다.

 

▶ 지난 1년을 돌아보면, 시의원으로서 가장 많이 한 활동은 무엇이며, 하고 싶은데 하지 못한 활동은 어떤 것인가?

◆ 임:  이미 벌어진 일은 수정하고 싶어도 못한다. 예를 들어 대광로제비앙 아파트신축 당시 지구단위계획상 15층 이하로 지어야 하지만 18층으로 완공됐다. 이처럼 돌이킬 수 없는 경우, 결국 순천 시민들의 짐이 된다.

◆ 이: 시의원이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생각보다 적다. 용역과제 관련 조례를 시민들이 알 수 있도록 인터넷에 올리도록 개정했다. 문화경제위원회에서 행정자치위원회로 오면서 아동주치의제도를 해보고 싶었다.

◆ 박: 초선이다 보니 많은 일은 못했다. 대신 현장을 많이 다닌 편이다. 관광진흥과, 자원순환과, 낙안읍성 관련 행정부분에서 잘못된 점을 많이 지적했다.

◆ 허: 신도심 재생사업에 관심이 많은데, 그 이유는 환경을 파괴하는 저밀도 도시개발보다 있는 그대로의 도시를 발전시키는 고밀도 도시개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이복남 시의원, 임종기 시의원, 이정우 기획위원, 허유인 시의원, 박계수 시의원(좌측부터)이 좌담회를 하고 있다.


소신을 가로막는 방해요소는 다수결의 원칙, 무력감 느껴

▶ 의정활동 중 자기 생각을 거침없이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편인가? 그런 사례를 하나 들어주고, 자신의 소신을 펼치는 데 가장 방해가 되는 요소가 있다면 무엇인가?

◆ 허: 솔직하게 얘기하는 편이다. 하지만 방해요소가 많다. 왜냐면 민주주의의 다수결의 원칙에 의해서, 관점의 차이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 박: 거침없이 얘기하는 편이다. 지역사회다 보니까 이런저런 관계 때문에 부딪치는 경우가 많지만 그런 것에 개의치 않으려 한다. 초선이기 때문에 (웃음)

◆ 이: 거침없이 말하기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가 할 말에 대해 사전에 자세히 살펴본 뒤 발언하려고 노력한다. 더 심사숙고해볼 걸 하는 후회도 한다.

◆ 임: 자기 생각을 거침없이 얘기하는 편이다. 그 방법으로 시정 질문을 이용한다. 소신을 펼치는 데 방해되는 요소는 다수결의 원칙 때문에 소수의 의견이 무시되고 무력감을 느낄 때다.

 

“아빠는 시의원이 되고 나서 사람 됐다”

▶ 시의원이 되기 전과 그 후를 돌아볼 때 가장 달라진 부분은 무엇인가?

◆ 박: 말과 행동이다. 말과 행동에 조심스럽다.

◆ 허: 많은 분이 결단력은 따지고 자제력은 따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 자동차에 브레이크가 없다면 흉기와 같듯이 시의원이 되면서 자제력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우스갯소리로 내 딸이 하는 말이, 아빠는 시의원이 되고 나서 사람 됐다고 했다.

◆ 임: 대인관계가 가장 많이 바뀌었다. 시의원이 되기 전에는 가족, 친구들에게 관심을 가졌다면, 시의원이 된 후에는 시민들에게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시민들과 만나면서 스스로가 굉장히 성숙해진 것 같다.

◆ 이: 세 의원님과 비슷하다. 시의원이 되고 나니까 말과 행동에 조심스러워진다. 또 사람 관계에 대한 우선순위가 바뀌었다. 자연스럽게 가족, 친구들에게 소홀해졌고, 시의원이 되고 난 후에는 길을 걸어가도 쓰레기 하나 떨어져 있어도 그냥 못 지나간다.
 

시의원이 해야 할 역할을 찾아서 하면 이 사회가 좋아진다.

▶ 의원직을 수행하면서 가장 보람 있던 때와 좌절했던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
◆ 임: 경전선, 전라선 복선 전철화 사업이 있었다. 그 당시에 어떻게 설계가 됐냐면 전라선은 지상으로,  경전선이 고가로 갔다. 상삼에서 월전으로 가는 도로는 그 위를 타고 3층으로 설계가 되어있었다. ‘어떻게 이럴 수 있나’싶었다. 그 근처에 제일 교회가 있다. 당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박정식 목사님을 만났다. 주민들과 함께 철도시설공단을 찾아가 “네 목이 두 개냐? 목 두 개면 이 일 하고, 목 하나면 중단해라” 말했다. 그래서 정리됐다. 그리고 전주~광양 간 고속도로가 순천~완주 간 고속도로로 바뀌었다. 동순천 IC가 없었다. 이 도로를 이용하려면 서면IC까지 가서 이용해야 했다. 그리고 순천 여수 간 자동차전용도로에 해룡 IC가 없었다. 당시 없던 IC를 내가 이건 안 된다고 주장해서 서갑원 국회의원이 만들어 놓은 거다. 이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렇게 시의원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
내가 좌절했던 순간은 소형무인궤도열차(PRT)를 의회 동의 없이 잘못됐다고 행정사무조사권 발동해보자고 그렇게 목소리를 냈지만 3번 부결됐다. 그래서 시민단체에서 감사원에 감사 청구했다고 감사원에서 의회 동의가 없으니 잘못됐다라고 결정했다. 시의원이 자기 본분을 잃지 않고 정말 자기가 해야 할 역할을 찾아서 하면 이 사회가 좋아진다. 이 작은 사회가 좋아지면 중앙정부사회도 금방 좋아진다. 이것이 풀뿌리민주주의다.
 

500억의 신대지구로 가는 터널 저 꼴인 이유는

시의원 정당공천제를 폐지해야

▶ 시의회가 부활한 지 25년이 지났다. 사반세기나 지난 현재 지방자치를 해서 좋아진 게 무엇인가? 진정한 지방자치가 실현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무엇인가?

◆ 임: 지방자치가 시작된 후 시민들이 예산편성 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진정한 지방자치 실현을 위해서는 재정으로부터 독립되어야 한다. 우리가 어떤 사업을 행함에서 사업에 맞는 예산이 편성되어야 하는데, 예산에 맞게 사업을 편성하는 경우가 많다. 실례로 지금 팔마체육관에서 신대지구로 가는 터널을 뚫고 있다. 이 사업 비용이 500억이 넘어가면 국가의 감사를 받아야 한다. 이걸 피하려고 일부러 500억 넘지 않도록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서 저 꼴이다.

◆ 이: 진정한 지방자치를 위해서는 중앙과 지역의 관계 개선이 아닐까 싶다. 현재 중앙에서 여러 법률을 통해 지역을 제어하고 있다. 이건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다. 또한 지역 공동체 활성화를 통해 진정한 지방자치를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허: 진정한 지방자치 실현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정치적인 독립부터 이뤄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시의원 정당공천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지방자치라는 것은 행정과 의회가 수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은 수레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구체적으로 의회의 사무국 직원 인사권은 의회에 주어야 한다.

◆ 박: 오히려 지방재정 부분은 지방자치 전보다 더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선심성 예산이 문제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주민을 위한 예산 관련해서는 좋아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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