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요...

저는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입니다. 저는 한번 화가 나면 정신을 못 차립니다. 고등학교 들어오면서 키도 큰 편이라 친구들이 약간 두려워하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저도 제가 어떤 짓을 저지르지 않을까 두려울 정도입니다. 화를 안 내려고 노력은 했지만 한번 화가 나면 아무 생각이 안 납니다. 친구들도 ‘화나면 정말 무섭다’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처음에는 그 말이 좀 으쓱하는 기분을 들게 했지만, 나중에는 친구들조차 저를 피하는 것 같아 지금은 그것도 걱정입니다. 사실 평소에는 저도 순하고 좋은 성격을 가졌다고 생각하는데 화가 날 때만 그렇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도 저 자신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러면 어떨까요

화가 나면 자신도 어떻게 할 수 없을 정도가 되어서 걱정이군요. 처음에는 친구들이 자신을 두려워하는 것이 좋았지만, 지금은 친구들이 피하는 것이 힘들어졌군요. 친구들과 함께 잘 지내고 싶은데 그렇지 못하다니 힘들겠군요. 게다가 자신이 화가 나면 자신도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것이 두려워지기까지 한다고요. 화가 난다는 것은 오히려 감정이 살아있고, 자기의 감정에 솔직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나쁜 것은 아닙니다. 화를 공격적으로 표현하느냐 그렇지 않으면 솔직하면서도 건설적으로 표현하느냐의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화를 솔직하면서도 건설적으로 표현하지 못하면 지금과 같은 어려움을 겪거나 고민을 하게 되겠죠. 그러나 이렇게 자신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이 정말 중요합니다.

첫째, 자신이 화를 내게 되는 상황들의 공통점을 찾아봅니다. 그리고 꼭 화를 내게 되는 상황이 있다면 어떤 상황인지, 어떤 이유에서 인지 한번 생각해 보고 정리해 보세요. 그리고 나서는 될 수 있는 한 그런 상황을 피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그러나 살다 보면 피하기만 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 닥쳤을 때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화가 나는 상황에서 화를 잘 내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것은 자기가 화났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고, 또한 왜 자기가 화났는지를 잘 이해한 상태에서 자기의 감정을 솔직하게, 그러나 공격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표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화나는 감정은 그 자신이 느끼는 좌절감의 다른 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좌절하게 되는 것은 기대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떠한 기대라도 그 기대가 충족되지 않을 때는 좌절을 경험하게 되고 그것을 화로 표현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자신이 어떠한 기대를 하고 있으며, 어떠한 좌절감을 느끼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셋째, 어떻게 하면 솔직하면서도 건설적으로 화를 표현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 봅시다. 화가 나는 상황에 상대방에게 자신의 현재 감정을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 지금 화났어” 또는 “나 지금 화가 나려고 해”라는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아 보세요. 상대방에게 자신의 감정을 배려할 기회를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말을 함으로써 자신의 감정을 객관화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이미 화가 난 상황이라면 자신의 화난 감정을 “나”를 주어로 해서 표현하도록 해 보세요. “내 물건인데 물어보지도 않고 막 갖다가 쓰니까 기분이 좀 상했어. 다음부터는 나한테 먼저 물어보고 쓸 수 있겠니?” 어때요? 이렇게 말하면 왜 내가 기분이 나쁜지, 그리고 무엇을 바꿔주기를 바라는지를 다 표현하면서도 상대방을 비난하는 느낌은 주지 않을 수가 있습니다. 어떤 일로 기분이 상하고 화가 났다면 그 기분을 말로 표현할 때에는 “나”를 주어로 해서 표현하도록 하세요. 이것은 많은 연습을 통해서 자신의 습관처럼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의도적인 연습과 노력이 꼭 필요합니다.

넷째, “나”를 주어로 해서 이야기하는 연습과 함께 평소에 화를 잘 통제할 수 있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면, 화가 나는 순간에는 “참자”라는 말을 스스로 합니다. 또는 화가 나면 예전에 즐거웠던 일을 떠올리는 것과 같이 자신에게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보세요. 그리고 평소에 연습을 자주 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섯째, 다른 친구들은 어떻게 화가 나는 상황에서 화를 내지 않는지를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보세요. 지금 친구들이 의식적으로 피하는 것 같아 불편감을 느꼈다면 이런 기회를 통해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음으로써 자신의 다른 모습을 친구들에게 보여줄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친구들은 어떻게 화난 감정을 처리하고 있는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처음에는 쑥스럽고 힘들겠지만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용기를 내보세요. 먼저 다가선다면 친구들도 도움을 줄 것입니다.

 화를 낸다는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그러나 자신이 통제하지 못해 문제를 일으킨다면 그것은 나쁜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고 잘 다스릴 수 있도록 평소에 연습을 많이 하는 것이 좋습니다. 

 
조연용 순천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소장
순천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 (국번없이) 1388/www.scyouth1388.or.kr / (061)749-4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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