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요...

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대학에 떨어져서 재수를 하고 있어요. 저는 사는 것에 희망이 없어요. 내가 하는 일은 뭐 하나 제대로 되는 것이 없거든요. 하나님은 인간에게 공평하게 이것이 부족하면 다른 것을 주신다는데 난 안 그런가 봐요.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얼굴이 예쁜 것도 아니에요. 정말 내 인생이 한심하고 초라하게 보여요. 저하고 동갑인 사촌은 공부를 잘해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친구들은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성형 수술하고 여행도 다니며 대학 생활을 즐기는데…. 전 솔직히 재수를 한다고 해서 내년에 대학에 갈지도 의문이에요. 지금 같은 기분으로 공부를 한다는 것도 쉽지 않구요. 또 한다고 해도 제가 원하는 곳에 들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에요. 이러다 정말 평생 이렇게 살다 죽을까 봐 너무 겁나요. 그 생각에 요즘 정말 우울해요.


이러면 어떨까요

많이 힘드신 것 같아요. 친구들은 여행도 다니고 대학 생활을 즐겁게 보내고 있는데 재수를 해야 하니 맘고생, 몸 고생이 심하겠어요. 게다가 동갑인 사촌은 벌써 대학에 들어갔는데 말이에요.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여러 가지 일들을 겪게 되죠. 흐린 날도 있으면 갠 날도 있으려니 생각해야 할 것 같아요.

지금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답니다. 대학 실패에서 오는 좌절감과 내년 입시에 대한 부담감, 현재 자신의 상황에 대한 비관과 주변 다른 사람과 비교에서 오는 상대적인 박탈감 등등이 얼마나 심리적인 고통을 안겨 주는지 말이에요.

하지만 언제까지 그런 우울한 감정에 사로잡혀 있을 수만은 없을 것 같아요. 계속 그렇게 무기력감이나 자기 비하 같은 비관적인 생각만을 한다면 마지막 남은 의욕마저 상실하게 만들어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어 버릴 수 있을 거예요. 결국, 다시 좌절을 겪게 될지도 모르죠. 그것은 자신의 인생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요.

무기력감이나 불안, 우울 같은 부정적인 정서는 사람들의 활동을 저하시키고 소외감을 느끼게 하며, 해결 능력을 상실하게 만들 수도 있죠. 그리고 그런 부정적인 생각이나 부적응적인 정서는 대인 관계에도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칠 수가 있을 것 같아요. 안정이 안 된 상태이니 다른 사람들에게 적개심을 나타내거나 공격적이 되기도 하고, 아예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기피하게 될 수도 있을 거예요.

계속해서 ‘난 공부도 못하고 얼굴도 별로고 돈도 없고 능력도 없고…’ 등등 자신에게 부족한 것만 선택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당연히 자신의 인생은 보잘것없이 초라해 보이고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질 수 있을 거예요. 물론 이것은 상대적인 생각이지 절대적인 것은 아니죠.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마음에는 차지 않을 수도 있고, 또 다른 많은 장점은 돌아볼 생각도 하지 않고 부족하고 나쁜 점에만 연연해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실제로 사람들의 왜곡된 인지가 부정적인 정서를 만든다고 해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어떤 상황에 대한 인식이나 해석하는 방법도 왜곡되게 되죠. 그러니 당연히 모든 것이 부정적이고 비관적으로 느껴지기가 쉬울 거예요. 그렇게 되면 정서도 긴장이나 불안, 분노, 우울과 같은 부적응적인 상태가 되죠. 심리적인 안정이 되지 않으면 부정적인 것만 선택적으로 인식하기 쉽다고 해요. 부정적인 정서는 빠져들면 들수록 점점 더 깊어져서 빠져나오기 힘들게 되죠.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생각을 하도록 노력해 보세요.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생각만 하는 사람은 지금 현실이 다소 힘들다 해도 행복해 할 것이고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하고 실제로 그렇게 될 수 있을 거예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밤에 잠자리에 들기 전에 가장 좋은 생각, 긍정적인 생각을 해 보세요. 그리고 다섯 번씩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행복하다'라고 자신에게 주문을 걸어 보세요.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느냐에 따라 삶의 질도 달라질 수 있을 거예요.

 지금 제일 시급한 것은 대학 입학이지요. 지금 비관적인 생각으로 모든 의욕을 상실해 버리면 입시 준비에도 어려움이 많을 것 같아요. 마음을 안정시키고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입시 준비에 몰두해 보세요. 지금 남들보다 힘들어도 조금만 고생한다면 곧 좋아질 수도 있을 텐데 마음을 못 잡고 계속 우울해 있다면 결코 상황은 좋아질 수 없을 거예요. 잘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의욕을 가지고 공부에 몰두해 보세요.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았잖아요. 비 온 뒤에 땅이 굳고, 세상은 더 밝고 깨끗해지죠. 지금 힘들어도 이 시기를 잘 넘긴다면 분명 좋은 날이 올 거예요. 

 조연용 순천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소장
순천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 (국번없이) 1388/www.scyouth1388.or.kr / (061)749-4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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