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처음으로 실시되는 3월 11일 전국동시 조합장선거가 2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순천농협 조합장 선거에서는 이광하 현 조합장과 강성채 전 조합장이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지난 2010년 선거에서도 양자대결을 펼쳤는데, 당시에는 강성채 조합장의 재선 시도에 이광하 상임이사가 도전했다. 선거결과 전체 조합원 1만 7460명 가운데 1만 2242명(70.11%)이 투표해 이광하 후보가 6189표를 얻어 50.66%의 지지율로 당선됐다. 강성채 후보는 5822표를 얻어 47.56%의 득표에 그쳤다. 

이번 선거는 이광하 현 조합장의 재선 시도에 강성채 전 조합장이 도전장을 내민 형국이다. 위탁선거법의 개정으로 이번 선거는 선거운동 방식이 과거와 달라졌다. 또 농산물 가격 폭락과 정부의 농산물 시장 개방, 농업 인구의 고령화 등 농촌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위기감에 휩싸여 있어 농협이 제 역할을 해줘야한다는 요구와 기대가 조합원들 사이에 팽배하다.

순천농협은 통합이후 지역농협 중 조합원 수로는 전국 최대 규모이다. 지역적으로도 순천시에서 별량면을 제외한 모든 지역을 포괄하고 있어 순천시장 선거에 버금가는 선거로 의미가 부여된다.  

농업과 농촌이 유래 없는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치러질 순천농협 조합장선거. 순천농협 1만 8000여명 조합원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 순천농협 조합장 선거 입후보 예정자 인터뷰는 두차례로 나눠 게재합니다.
    1월 21일자 신문에 2회 분이 게재됩니다.


■ 입지자 인터뷰 (가나다순)----------------------------------

농협 본연의 역할 강화로 농업위기 타파할 터”

▲ 강 성 채
전 조합장 (65세)
강성채 전 조합장은 순천시 해룡면 출신으로 순천중학교와 순천농림고등전문학교를 졸업하고, 고려대 대학원 원예과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유통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는 강 전 조합장은 농협중앙회에서 성남유통센터 개설 준비단장을 거쳐 농협유통 청과사업 본부장을 지낸 뒤 2000년 순천농협 상임이사로 영입되어 2006년~2010년까지 순천농협 조합장을 지냈다. 

 

▶ 출마를 결심한 이유?


농업과 농촌이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 농민들이 개인적으로 대처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조합의 발전을 통해 얻어진 편익을 공유함으로써 삶의 질이 나아질 수 있다고 믿는다. 그것이 협동조합으로서 농협 본연의 역할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 순천농협은 본래 농협의 역할에서 멀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순천지역 농업과 농촌의 발전을 위해 열정을 불살랐던 지난 10년의 세월이 아깝기도 하고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이번 선거에 출마를 결심했고, 준비하고 있다.
 

▶ 현재의 순천농협에 대해 평가한다면? 그리고 순천농협이 직면한 과제는 무엇인가?

현재 순천농협은 비전이나 전략이 없고 전술만 횡횡하고 있다. 한마디로 경영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경제사업 분야에서 100억 원이 넘는 거액의 손실이 발생했다. 재작년에는 양파와 감자에서 20억 원, 작년에는 미곡종합처리장에서 25억 원이 넘는 거액의 손실을 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순천농협의 예대마진율이 전국 지역농협 평균 마진율 보다 높다. 이는 구조적인 문제로 전국 평균수준으로 낮출 경우 손익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순천은 도농복합 도시로 협동조합을 하기에 좋은 토대를 가지고 있다. 통합의 시너지, 복합의 시너지가 경영에 반영돼 편익을 창출하고, 이를 조합원과 공유해야 한다. 
 

▶ 이번 선거에서 주요 공약은 무엇인가?

조합원들이 애써 가꾼 농산물을 제값 받고 팔아주는 일을 최우선으로 삼겠다. 최근 매실, 고추, 콩 등을 판매하는 과정에 많은 문제를 안고 있었다고 들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누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서 높은 값을 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가지고 있는 인적, 물적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우리 조합원의 농산물을 제 값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

그리고 조합원이 순천농협을 믿고 의지할 수 있게 만들겠다. 소통을 강화하고, 특히 원로 조합원들 때문에 순천농협이 존재하는 만큼 그들의 가치를 인정하고 걸맞게 대우해야 한다.  지난 선거 때 선심성 공약이 남발되었다. ‘무상 의료복지센터를 만들겠다’거나 ‘택배비를 2500원으로 인하시켜 주겠다’고도 했다. 또 ‘조합원 우대금리 적용하겠다’고 했지만 지켜진 게 없다.

공약을 지키겠다는 강력한 의지와 추진력이 있어야 한다. 조합원과의 약속은 지도자의 신뢰와 직결되는 문제이다. 
 
 

조합원·고객 섬기는 농협으로 재도약 할 터”

▲ 이 광 하
현 조합장 (66세)


이광하 현 조합장은 순천시 상사면 출신으로 순천중학교와 순천실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순천대학교에서 행정학을 전공했다. 농협행정 전문가로 평가받는 이광하 현 조합장은 1973년 순천농협에 입사한 뒤 순천농협 전무로 재직할 당시 순천농협 통합작업을 주도했다. 이후 서면지점장과 해룡지점장을 거쳐 순천농협에서 상임이사를 역임했으며, 2010년 조합장 선거에서 조합장으로 선출되어 활동하고 있다. 

 

▶ 출마를 결심한 이유?

조합장의 임기가 단절되는 것은 조합과 조합원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시간이나 여건 때문에 임기 중에 마무리하지 못하는 사업이 있는데, 로컬푸드형 파머스마켓과 주유소 건립, 장래식장 이전을 마무리하지 못한 만큼 재선되어 마무리 할 계획이다. 그리고 조합과 조합원의 소통을 강화하고, 경영에 있어서도 내실을 다져야 한다.  

순천농협이 합병된 이후 순천농협 선거에서 조합장은 모두 임기 한 번에 그쳤다. 그 이유를 보니 조합장에 당선된 후 조합원과 접촉이 부족해 조합원이 실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저는 전임 조합장과 달리 초선의 한계를 넘어 조합원과 직접 만나며 농협과 조합원의 발전을 노력할 계획이다. 
 

▶ 현재의 순천농협에 대해 평가한다면? 그리고 순천농협이 직면한 과제는 무엇인가?

우리 농협은 작년에 62억 원 정도 순이익을 냈다. 각종 조합원 지원비를 순이익으로 계산하면 순이익이 약 120억 원이나 된다. 농협은 순이익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예금금리 이상을 조합원에게 배당할 수 있을 정도면 적절하다. 50~60억 원이 적절하다고 본다.

우리 농협은 ‘조합원과 고객을 섬기는 농협’을 슬로건으로, 중앙농업회로부터 CS평가에서 90점 이상을 받았고, 자산 건전성평가도 지난 7년간 연속 우수농협 인증을 받았다. 

직면한 문제로는 쌀시장 개방에 대비해 쌀 가격을 유지하는 것이다. 농협 판매품목 중 제일 큰 비중도 쌀이다. 정부 수매량을 빼면 모두 농협이 사들인다. 농협이 정부에서 해야 할 쌀 가격 보존까지 떠안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 이번 선거에서 주요 공약은 무엇인가?

조합원의 농산물을 제 값에 팔수 있도록 유통분야를 활성화하겠다. 손실을 줄이면서도 관내 농산물을 제 가격에 잘 팔 수 있도록 공매시장 등 농산물 유통시장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한발 먼저 대응할 계획이다.    

또 농협 주유소와 로컬푸드 매장을 포함한 제2의 파머스마켓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매디팜병원 지하를 임대해 쓰고 있는 장례식장도 접근성과 편의성을 고려해 이전할 계획이다.

농촌 복지에도 힘쓸 계획이다. 현재 400개가 넘는 경로당에 유류대와 쌀을 지원하고, 1년에 100명에게 백내장 시술, 게이트볼 대회 등 여가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조합원 자녀에 대한 장학사업과 갈수록 고령화되는 조합원을 위한 복지에도 힘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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