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마을 ‘오늘도파밍’ 김근수 대표 인터뷰
김근수 씨 “청년들의 연고지가 되어 주고 싶다”

순천시 별량면에 청년마을이 만들어진다. 청년이 필요한 시골에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 눈길을 끈다. 이전까지 순천에 만들어진 청년마을 2곳은 모두 도심에 자리 잡고 있다.

청년마을 대표를 맡은 청순농부 김근수 씨는 많은 것들이 빠르게 변하는 도시보다는 여유로운 시골이 자신과 맞는다고 생각했다. 김근수 씨는 농업을 지원하는 정부 정책이 많다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농촌에 나만의 터전을 일궈 놓으면 지속가능한 삶을 누릴 수 있겠다는 판단하에 귀농을 택했다. 김근수 씨는 광주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할아버지 때부터 살았던 별량은 매우 친숙한 곳이었다.

오늘도파밍 대표 김근수 씨는 청년마을을 통해 청년들의 연고지를 만들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오늘도파밍 대표 김근수 씨는 청년마을을 통해 청년들의 연고지를 만들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청순농부 팀원들은 키우는 작물도 귀농한 이유도 다 다르다. 무엇 하나 같은 것이 없어 보이는 그들에게도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는데 바로, 이 지역에 연이 있다는 점이다. 옛날부터 아는 동네거나 친구 따라 귀농하러 온 사람, 부모님이 이미 이곳에 귀농하여 농사를 짓고 있는 등 이 지역과 조금이나마 연결되어 있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다 그런 것은 아니잖아요. 도시가 아닌 다른 대안을 찾고 싶은 청년들이 있을 텐데 시골에 연이 없으면 도전하기가 어렵죠. 그래서 저희 청순농부는 그런 청년들에게 연고지가 되어주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청순농부가 운영할 청년마을의 이름은 오늘도파밍이다. 오늘도파밍은 오늘도 farming’이라는 말과 오늘 dopamine’이라는 말의 중의적인 단어로 하루하루 농촌에서 지내면서 행복을 누리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름처럼 오늘도파밍은 농촌을 즐겁게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기획하고 있다.

이들이 준비하는 사업은 청년 농업인을 육성하는 성격이 강하게 느껴진다. 풀타임 반인 장기체류형, 길게는 34일로 운영하는 파트타임 반, 그리고 앞으로 청년이 될 청소년들이 장기체류형 청년들과 만나 농업에 대한 직업관을 함께 고민해 보는 방과후 반 구성되어 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청년들은 사전에 조사한 관심 품목을 통해 관련 업종들의 농장과 연결하여 활동하고 지역을 탐방해 보는 체험을 한다. 또한 청년들이 지역 커뮤니티에 녹아들 수 있게 마을에서 주민들과 함께하는 문화 행사를 열어 서로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자리도 계획 중이다.

청년마을을 운영하는 청순농부 팀원들은 키우는 작물도 귀농 이유도 다르지만 같은 연고지로 모였다
청년마을을 운영하는 청순농부 팀원들은 키우는 작물도 귀농 이유도 다르지만 같은 연고지로 모였다

그렇다고 찾아오는 청년들에게 농업을 강요하는 것은 아니다. 김근수 씨는 농업이라는 키워드로 파생될 수 있는 다양한 사업들이 있다농업은 음식과 떼려야 뗄 수 없고 농업으로 사람이 모이면 이를 통해 생기는 지역 비즈니스가 있다고 말했다. 사람이 모임으로써 지역에 살아나는 여러 일들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미다.

농업에 종사한다는 것은 진입장벽이 높다고 생각해 청년들이 단신으로 도전하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농업과 연결된 간접산업들이 많거든요. 청년들이 모르기 때문에 못 하는 거로 생각해요. 우리가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청년들이 시골에서도 살만하다는 것을 느끼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김근수 씨는 청년마을이 그저 소중한 경험을 제공하는 곳이 아닌 청년들의 자립을 도울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특산물을 이용해 상품을 만든다거나 지역 맛집을 홍보하는 등 수익구조를 만드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이를 통해 외지에서 오는 청년들이 정착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하루하루 주어진 일들을 해나가 보면 어느새 무언가 만들어져 있다는 김근수 씨의 말처럼 오늘도파밍은 시작 단계에 불과하지만 조금씩 무언갈 만들고 사람들이 모이다 보면 누구나 찾아오고 싶어 할 청년들의 마을이 만들어질 거라고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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