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국가정원을 가꾸는 데에 올해에만도 2천억 원이 넘는 돈이 들어갔다고 한다. 아름다운 국가정원과는 대조적으로 국가정원에서 오랫동안 일해 온 이들의 노동조건은 비참하고 안타깝기만 하다.

순천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박람회 기간 동안 지난해 국가정원노동자의 고용을 승계·유지한다고 했다. 그러나 채용 서류 심사에 경력 점수를 10%, 자기소개서 점수를 80%로 책정했다. 자기소개서 비중이 높으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된다. 이것을 고용 승계·유지라고 말할 수 있을까?

보통의 고용 승계·유지는 업무대행 업체가 바뀌어도 근로계약서만 새로 쓴다. 신규 채용 방식으로 고용하지 않는다.

 심지어 채용 공고문에 불법적인 조항이 등장했다. 결격 사유에 '불법 노사분규로 해고된 자'가 포함 돼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조합이 악의적으로 표현됐다. 우리나라 어느 채용 공고에서도 이런 문구를 본 적이 없다.

최근 새로운 사실도 밝혀졌다. 순천시가 국가정원 스카이큐브 기술직은 고용을 승계·유지한 것이다. 순천시 예산으로 임금까지 지급됐다.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부터 지금까지 국가정원을 가꾸고 지켜온 것은 바로 노동자들이다. 이 노동자들은 국가정원에서 일하는 10년 동안 매년 고용불안에 시달렸다.

더욱이 순천시는 꼼수 계약 '나쁜 일자리'를 시민에게 나눠주겠다고 한다.

순천시는 이제라도 정부 지침을 지켜 스카이큐브 노동자들처럼 국가정원 노동자의 고용을 승계·유지해 주기를 바란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전국 떼(잔디)란 떼를 다 쓰겠다고 했는데 그만큼 떼를 부렸으니 이제 충분하지 않은지.

바야흐로 꽃이 피는 지금은 노동자들과 소통할 때다.

박진홍 민주노총 공공연대 전남본부 부본부장
박진홍 민주노총 공공연대 전남본부 부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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