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학기제 활성화를 위해 순천시민 전체가 머리를 맞대고 협의해야”

지난 18일(목) 순천광장신문사 주관 ‘자유학기제 활성화를 위한 지역사회의 역할’을 주제로 좌담회가 진행되었다. 올해 하반기 순천지역에 전면 실시된 자유학기제가 잘 정착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그동안 자유학기제의 진행상황을 보도해 왔고 지역사회에서 어떤 역할이 필요한지 검토하기 위함이다.
순천동산여자중학교에서 진행된 좌담회에서는 교사와 학부모, 지역사회진로후원단이 한 자리에서 만나 서로의 경험을 나누며 문제점과 개선방향을 나누었다. 순천여고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김재만 교사는 “고등학교에서 진로지도를 하다보면 정시, 수시를 막론하고 막판까지도 어떤 과를 갈지 결정을 못한다.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 하는 것을 보며 고등학교 때 진로를 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았다.”며 참석하기도 했다.
 

▲ 지난 18일 순천광장신문사 주관‘자유학기제 활성화를 위한 지역사회의 역할’을 주제로 좌담회가 진행되었다.


자유학기제를 진행하며 만들어진 변화

그동안 13회에 걸쳐 보도한 바와 같이 학생들은 시험이라는 굴레를 벗어나 학생참여형 수업으로 토론도 하고 자유롭게 탐색하며 보냈다. 학생들마다 차이는 있었지만 나름대로 진로를 모색하며 계획을 정한 학생도 있었고 스스로 삶에 도움이 되는 교육을 받은 것 같다는 입장이었다. 오전에는 진도에 따라 공부하고 오후에는 다양한 체험과 자율 활동을 하게 돼 학생들은 학교에 다니는 것이 즐거워졌다고 한다. 자유학기제 기간 동안 시험은 없었지만 평가는 있었다. 그러나 학생들의 머릿속에서는 평가로 느껴지지 않았다고 한다.

 

 

학부모 “발견되는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파악해서 개선방향을 잡아주세요.”
고등학교 교사 “중학교 시기 진로탐색 충분해야 고등학교 때 고생 안한다.”
중학교 교사
“현 실정으로는 충분한 진로교육 불가능하다”
지역사회 진로후원단 “진로체험 시간 너무 짧고 1회성이어서 아쉽다.”

 



자유학기제 시행 시기의 문제


1학년 2학기에 진로탐색하는 것이 절절한가? 자유학기제 진행 시기가 어느 때가 적절한가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학부모 강수정 씨는 “초등학생 엄마 입장에서는 초등학교에서 안하고 왜 중학교에서 탐색하는지 모르겠다. 요즘은 초등학교 때부터 공부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집에서 중학교 1학년은 놀고 있는데, 초등학생은 시험공부 하느라 힘들었다. 차라리 5-6학년 때 하면 좋겠다.” 고 문제제기 했다.

반면 소방관으로 진로교육을 실시한 이웅래 씨는 “중학교 1학년 때 하다 보니 학생들이 목표도 없고 비전도 없어 귀 담아 듣지 않더라. 중학교 3학년 때나 고등학교 때 하면 진로가 정해져서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인지 진지하게 모색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중학교 교사 입장에서는 “현재 입시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3학년 2학기가 내실 있게 운영되지 못하고 있어 3학년 2학기에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유학기제가 아니더라도 중학생 시기에 교육과정 중에 적절하게 진로 탐색을 만들어내고 3학년 2학기에 집중적으로 진로탐색을 한다면 오히려 좀 더 성숙해진 상태라 진지하게 탐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순천교육공동체시민회의 박소정 씨는 “중학교 때 진로를 확정할 수 없다. 사고의 지평을 확장시키고 다양한 경험을 갖도록 하는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진로를 체험하기 위해  직업군과 만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중학교 차원에서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고 다양한 사람의 삶을 만나도록 하면 좋겠다. 그래야 자기 주도적으로 삶을 만들어간다” 고 지적했다.
 

보람은 있지만 힘겨운 교사들

이번 좌담회를 준비하며 교사들에게 참여를 청했을 때 대부분의 교사들은 “밤 늦도록 일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어려워했다. 참석한 교사도 “저희는 상당히 힘들다. 연말에 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학교마다 체험활동을 다른 학년의 중간, 기말고사에 해야 하는 까닭에 순천시 학생이 다 움직이는 상황에서 다양한 체험을 누리기란 애초에 불가능했다. 소수로 학생들을 인솔할 인력이 없었고 단체로 조를 편성해 이동했다. 학생들의 개인적인 의사를 존중할 수 없는 것은 당연했다. 게다가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은 겨우 중학교에 적응하는 상태에서 자유학기제를 맞이해 진로에 대해 무엇이 되고 싶은지 별 생각이 없다. 교사들은 “능력이 다양하지 못해 한계를 느낀다.”며 “학생들끼리 상호작용을 통해 경험할 수 있는 동아리, 선택프로그램이 많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실정으로는 교사가 담당할 학생 수가 줄어들지 않고는 현실적으로 발생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대부분 교사들의 지적이다.

한편 순천신흥중학교의 경우 학부모와 영양사의 도움으로 동아리를 13 종류나 운영했고 순천삼산중학교의 경우 진로체험 시 학부모들이 인솔해 소수의 학생들로 구성해 다양한 분야에서 진로체험을 할 수 있었다. 순천팔마중학교의 경우 학부모를 중심으로 진로멘토링단을 운영하기도 했다.
 

해결될 기미가 안 보이는 문제들

자유학기제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생각은 좋지만 대한민국의 입시제도라는 제도가 수정되지 않고는 제대로 될 것인가 의문이 든다는 한 교사는 “자유학기제 이후 부모님들은 안심하고 내신 부담 없이 선수학습, 고급 과외를 시켰다.”고 꼬집었다. “학교를 믿고 맡길 수 있도록 교육제도가 바뀌어야한다.”는 주장이다.

다른 교사는 “자유학기제 기간 동안 만족스럽기는 했지만 입시에 대한 부담감이 여전한 학생들은 공부하는 데는 문제가 된다며 여전히 불안해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교사는 “설령 자유학기제를 거쳐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해도 대한민국 상황에서 백수 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취업을 못하는 것이 개인 문제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며 답답해하기도 했다.

한편 순천고등학교에 근무하는 김종훈 교사는 “현재 고등학생들은 고민이 많고, 무엇을 할지도 모르고, 무얼 할 수도 없을 것 같다. 자유학기제가 학생들의 이런 부분에 뭔가 긍정적으로 도움이 되어 자기 주도적으로 삶을 꾸려갈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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