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지역사회연구소 장채열 이사장 취임

노장이 귀환했다. 장채열 전 전남동부지역사회연구소(이하 동사연)소장이 지난 21일에 열린 동사연 총회에서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자칭 ‘셀프 은퇴’ 선언 이후 2년을 채 넘기지 못하고 다시 일선 현장(?)에 복귀한 것이다.

자유로운 동네 사람으로 살겠다는 그의 선언을 두고 사실 주변에서 반신반의했다. 결국, 홀가분한 주변인으로 두기에는 세상이 그의 방임을 허락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총회에서 장채열 이사장의 포부를 들어보았다.

지역에서 시민단체의 필요성과 역할을 강조했다.

중간지원센터와 여기에 복무하는 활동가도 많다. 그래서 이제 시민단체를 용도 폐기해야 하는가? 아니다. 오히려 그 필요성과 역할이 더 절실한 때라고 생각한다. 바로 미래가치를 고민하고 전파하기 위해서다.

미래가치를 고민하게 된 배경은?

조물주의 법칙이 어긋나는 세상이다. 물질이 지배하는 세상이 온전할 수 있을까? 풍년이 들면 가격을 걱정하며 논이나 밭을 갈아엎는다. 결혼도 안 하는 요즘 현실을 보면, 삶의 에너지가 총동원하는 중대사가 거부되는 세상이다. 이유는 자명하다, 물질적인 기반이 없기 때문이다.

모든 가치가 물질로 환원되는 세상은 잘못된 세상이다. 쪼들리면서도 계속 성장해야 한다는 논리 속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불행하고 소외되고 박탈당하는가? 사람을 죽게 만드는 가치에 우리는 치이고 있다.

문화적으로도 불행하다. 어떤 지역이든 문화는 오랜 세월에 걸쳐 그 지역사회의 구성원을 둥글게 아우르는 힘이 있다. 문화의 원심력이다. 그러나 획일화된 산업구조가 불러온 세계화는 공동체의 균열을 가져오고, 마침내 여기서 떨어져 나가는 사람도 생겨나면서 문화의 원심력이 파괴되고 있다.

그래서 대안적인 미래가치를 고민했다. 거듭 말하지만, 이러한 미래가치를 추구하고 실현하는 데 시민사회단체가 복무해야 한다.

지역사회의 담론의 장이었던 '순천포럼'에 대한 계획도 밝혔는데

50여 회의 역사를 가진 순천포럼을 정례화해서 미래가치의 내용을 다듬어 보겠다.

장채열 전 전남동부지역사회연구소 소장이 지난 21일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순천광장신문
장채열 전 전남동부지역사회연구소 소장이 지난 21일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순천광장신문

‘참 생태 도시’를 목표로 지역 경영이라는 포부를 제시했다.

정치인이 지역 경영을 독점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존경받는 집단과 원로의 목소리가 더해질 때, 민주적이고 균형적인 지역 경영이 가능하다. 그래서 우리도 지역 경영에 목소리를 내고 주체로 참여해야 한다.

참 생태 도시는 지역 경영의 방향이자 목표다. 순천시의 관용적인 생태 도시와 구별해서 참이라는 접두어를 썼다. 관광용 생태가 아니라 시민의 삶이 생태화되는 도시, 바로 참 생태 도시다.

그리고 상생의 공동체 문화다. 모든 문화는 공동체로부터 발원했다. 그리고 공동체를 위해 복무해야 한다. 따라서 지역 경영의 또 하나의 축은 지역에 상생의 공동체 문화를 확산하고 정착하는 것이다.

참여자치 위원회를 신설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는데

지역 경영의 중요한 화두다. 지역에 사업과 정책을 펼칠 때 행정의 일방통행이 아니라, 시민도 지역 경영의 한 축이 되어야 한다. 시민이 삶의 터전을 스스로 돌보고 의사 표현할 수 있어야, 자아실현이 잘되는 민주사회다.

진정한 참여자치 시민의식은 궁극적으로 지역의 과제다. 쉽지 않다. 일꾼들이 필요하고 특히 지역 청년 일꾼이 절실하다. 참여자치 위원회를 신설한 이유다. 청년들이 참여해서 일꾼으로 성장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겠다.

큰 그림의 첫걸음으로 봉사활동을 들었다.

시민 활동이 지역사회에서 신뢰를 얻으려면 봉사활동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근래 들어 동사연에도 봉사활동을 하는 분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그렇게 봉사활동이 일상화되고, 지역사회에서 시민단체가 인정받을 때, 미래 가치를 말하는 큰 목소리를 얻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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