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리공생' 행사 후기

[편집자 주] '상리공생'프로그램은 지난 7일부터 15일까지 순천만생태문화교육원에서 진행되었다. 지구와 함께 숨 쉬는 모든 사람들을 초대하여 다양한 전시를 펼쳤으며, 11일 '그건 쓰레기가 아니라고요'의 저자 홍수열 쓰레기 박사의 에코콘서트, 12일 이필렬, 박병열, 양진아, 장성해 씨가 진행한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순천환경운동연합 '극단 에코'의 환경 인형극, 퓨전 우리음악그룹 '오감도'의 공연, '6.15통일합창단'의 노래 등을 함께 공연하였다.

‘생태’라는 단어는 너무 거대합니다. 상상으을 초월한 크기의 쓰레기 산을 보면 개인의 실천이 티끌 같이 느껴져서 힘을 잃을 때가 많습니다. 기후위기가 원인인 재난들을 접할 때면 이대로 모두 죽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합니다. 이런 고민을 하던 때에 한 어린이에게서 답을 찾았습니다. 그 친구가 그러더라고요. ‘생태? 생명에 대한 태도!’라고요. 본질은 생명에 대한 태도였습니다. 생태감수성이라고도 하지요. 길가의 들꽃 한 송이도 한 벌레의 안식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면, 자연을 ‘자원’이 아닌 ‘생명’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내가 어떤 생명과 연결되어 있는가, 나는 어떤 도움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돌아보게 됩니다. 혼자서 살아가는 것은 정말 쉽지 않아요. 우리 모두는 우리를 둘러싼 환경 속에서 숨쉬고, 먹고, 자며 다양한 생명과 상호작용하고 있습니다. 나 또한 자연의 일부이기에 내 행동 하나가 생태계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번 행사 주제인 상리공생은 “서로 이로움을 주며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라는 뜻입니다. 나의 이익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이로움, 나아가 지구의 모든 생명의 이로움을 위해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방식으로 전환하자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생각은 크게하고, 작은 실천을 모으고 연결하여 다시 크게 만들자는 움직임에 딱 어울리는 제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7일부터 15일까지 순천만생태교육문화교육원에서 지구를 되살리는 꿈, 생태문화 공감전시회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작가의 삶과 고민의 흔적에 초점이 더 맞춰져 있습니다. 그렇게 모인 개인 또는 단체가 20팀이 넘습니다. 환경관련 단체들의 메시지, 자연과 생태를 주제로 한 그림, 사진, 도자기, 업사이클링 제품, 노플라스틱라이프를 위한 친환경 생활용품, 탄소중립 건축 작품 등 전시부터 재활용품, 재생용지를 활용한 비전력 놀이마당, 튼튼먹거리 차량에서 채식으로 지구 구하기 체험, 생태관찰 꾸러미를 통한 우리 주변 생태관찰 및 탐구, 수생식물 ‘마름’의 한 살이를 알아보는 관찰통만들기, 지구 생태그물에 희망을 던지는 종이비행기 참여 예술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풍부하게 진행됐습니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토크콘서트였던 것 같아요. 4인4색 교수님, 건축가, 활동가, 청년의 이야기는 서로를 북돋아주는 유쾌한 무대였습니다. 양진아 활동가님의 생생한 밀크로드 경험에서 희망을 엿보았고, 이필렬 교수님의 이야기에서 ‘순환’과 ‘균형’, 자본중심에서 시민중심으로 변화의 방향성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장르를 넘나드는 오감도의 퓨전 우리음악 공연은 예술로서 서로가 경계 없이 하나 되는 뭉클한 경험을 선사해주었습니다. 6.15합창단의 환경과 평화의 노래와 순천환경운동연합 극단 에코의 인형극이 다양한 세대가 한 자리에서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여러분의 흔쾌한 참여로 짧으면 짧다고 할 수 있는 시간 안에 이런 다양하고 풍부한 전시가 이루어졌다는 점이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토크콘서트 '생태가 팔딱팔딱'과 함께 진행한 '6.15통일합창단'의 환경과 평화의 노래에 많은 박수가 터졌다.
토크콘서트 '생태가 팔딱팔딱'과 함께 진행한 '6.15통일합창단'의 환경과 평화의 노래에 많은 박수가 터졌다.

이번 행사에서 정말 좋았던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행사를 준비하는 많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만큼 할 수 있었다’는 점이에요. 할 수 있는 만큼 할 수 있다는 것은 사실 굉장히 어렵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손해보길 싫어하지요. 시간, 체력, 돈, 지식 등의 자원을 내가 더 많이 내놓는 것을 꺼리곤 합니다. 자원봉사라 하더라도, 나는 봉사를 더 많이 하고 있는데 저 사람은 놀기만 하면 화가 나기도 하니까요. 저 사람이 할 수 있는 만큼이라고 이야기 할 때 그 말이 진실인지 의심을 하게 되지요. ‘할 수 있는 만큼’은 서로가 신뢰할 때 가능합니다. 신뢰받는 경험은 감사를 데려옵니다. 그래서 준비하는 내내 서로 고맙다는 말을 참 많이 했어요.

두 번째는 배려에요. 참여는 하고 싶은데 행사장으로 이동하는 길에 발생하는 탄소를 걱정하는 사람들을 위해 온라인 전시와 온라인 체험프로그램도 준비하는 배려가 있는 행사였어요. 과정 자체가 따뜻했던 행사였습니다. 

한 어린이 친구가 그러더라고요. ‘생태? 생명에 대한 태도!’라고요. 본질은 생명에 대한 태도였습니다.
한 어린이 친구가 그러더라고요. ‘생태? 생명에 대한 태도!’라고요. 본질은 생명에 대한 태도였습니다.

“계급투쟁 없는 환경운동은 그저 정원가꾸기에 불과하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묵묵히 정원을 가꾸는 사람들을 비난하지는 말아주세요. 생태계에 다양한 생명과 역할이 존재하듯이 각자 신념을 펼쳐나가는 방법도 다양하니까요. 계급투쟁은 결국 ‘사회적 배경’을 발판으로 삼아야 성공할 수 있고, 정원사들이 지치지 않고 환경운동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정원사분들에게 부탁드립니다. 지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더 많은 이웃에게 이야기를 퍼트려주세요. 그리고 아직 기권표에 대한 의견수렴 장치가 없으니 꼭, 투표합시다!

저작권자 © 순천광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